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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충남 부여군 신성교회 예배에 참석한 한 어르신이 환하게 웃으며 박수치고 있다. 신성교회 제공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이는 시골 마을에서 사랑으로 희망을 일궈내고 있는 젊은 목사 부부들이 있다. 인구는 줄고 마을 소멸을 걱정하는 현실 한가운데 꿋꿋하게 서 새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고 있다. 이들은 올해 손수 어르신 밥상을 차리며 지역 사회를 품고 수십 명의 성도를 맞이하는 기적을 맞보고, 아이들이 사라지는 시골교회에 어린이 성도가 찾아오는 기쁨을 경험했다. 이는 단순한 교회 성장의 결실이 아니라, 사랑으 릴게임뜻 로 이웃을 섬기고 작지만 꾸준한 나눔으로 힘을 잃어가던 공동체를 다시 세운 삶의 증언이다.


성도 1명서 38명… 시골교회의 기적







손오공릴게임 주일 예배 후 어르신들이 사모가 준비한 점심을 함께 나누고 있다. 신성교회 제공



충남 부여군에서도 시골 중의 시골로 꼽히는 신성리. 70여 가구가 논밭 사이에 띄엄띄엄 흩어져 있어 해가 지면 금세 암흑으로 변한다. 차로 15분을 달려야 만나는 마트 불빛에도 마음이 설레는 곳 바다이야기온라인 , 고요함이 일상인 이 마을에 신성교회가 있다. 이 교회의 이수현(31) 목사, 김지희(29) 사모는 어르신들과 작지만 단단한 공동체를 세워가고 있다.

젊은 목사 부부는 그동안 작지만 큰일들을 이어왔다. 대표적인 예가 김 사모가 한 달 전부터 직접 준비한 ‘주일 밥상’이다.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 가운데는 밥을 물에 말아 바다이야기사이트 김치만 드시는 경우가 흔했다. 주일 한 끼만큼은 풍성하게 대접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된 점심 밥상은 토요일 장보기부터 요리까지 직접 준비하는 정성이 담겼다. 2년간 식사 봉사를 이어오던 권사가 자리를 비우게 되면서 김 사모가 직접 시작한 일이었다. 그는 준비 과정을 SNS에 공유했다. 이를 보고 각지에서 채소와 쌀, 선교헌금이 도착했다. 무엇보다 어르신 사이다쿨접속방법 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이 가장 큰 기쁨이었다.
이 목사는 결혼 전부터 신성교회에서 사역했다. 2021년 부임 당시 사택은 집 안에서 쥐가 나올 정도로 열악했다. 91세 할머니와 단둘이 1년간 예배를 드렸다. 아무도 없는 예배당에서 막막했지만, 누군가의 발걸음이 교회에 닿기를 바라며 간절히 기도했다. 매일 슬리퍼를 깔아놓고 ‘언젠가 누군가가 신게 해달라’는 마음을 올렸다. 예배에 참석한 이는 단 한 명뿐이었지만, 주보는 언제나 30부씩 비치했다. 당장 열매는 없었지만, 따뜻한 온기는 늘 곁에 있었다. 이 목사는 “돈이 없어 오늘은 굶겠다 싶으면 문 앞에 쌀 20㎏이 놓여 있었고, 얼굴도 모르는 분이 헌금하셔서 한 주간을 살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후 서울 빛가온교회(서길원 목사)의 도움으로 용품을 지원받아 본격적으로 전도를 시작했다. 우연히 교회에 들른 80대 권사가 등록하면서 12명을 전도하는 기록을 세웠다. 장례 비용을 차량 헌금으로 내놓은 성도, 평생 아내의 신앙을 핍박하다가 교회에 발걸음을 옮긴 남편 등 다양한 이야기가 교회를 채워갔다. 출석 성도는 한때 38명까지 늘었다. 지금은 세상을 떠난 이들이 있어 20명 정도로 줄었지만 이미 기적을 경험했다고 이 목사는 말한다. 그는 “시골교회는 예수님이 오셔도 부흥이 안 된다고들 말하지만, 말씀과 기적이 희미한 시대에 부흥을 말할 수 있게 된 것, 아직 마을에 전도할 영혼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 목사가 손이 떨려 담뱃불도 붙이지 못하던 한 어르신 곁을 꿋꿋이 지킨 사연도 상징처럼 남아있다. 이 목사는 1년간 그 할아버지가 필요할 때마다 불을 붙여드렸다. 그 할아버지는 매주 이 목사의 “주여”라는 외침을 따라 인사하며 교회를 출석한다.
주일 풍경은 여느 교회와 다르다. 성도 대부분이 연로해 누운 채 예배를 드리거나, 기침으로 구급차가 오기도 한다. 거동이 힘들어 소변 통을 곁에 두고 예배를 드리는 어르신도 있다. 그러나 이 목사는 “예배당에 단 한 명만 앉아 계시던 시절을 겪었기에 지금의 모든 상황은 은혜이고 행복할 뿐”이라고 했다.
신성교회는 이러한 사역의 결실을 인정받아 지난해 기독교대한감리회 남부연회 전도콘퍼런스에서 1위를 차지했고, 3년간 매달 150만원씩 지원을 받게 됐다.
김 사모는 받은 은혜를 다시 나누고 있다. 성탄절을 앞두고 미자립교회 120여곳에 PPT 디자인을 나누었고, 최근에는 5개 교회의 요청을 받아 주보 디자인을 새롭게 만들어 주었다. 그는 “헬스트레이너 시절 전단과 현수막을 직접 만들던 경험, 초등학교 때 배운 피아노까지 제 삶의 모든 것이 교회에 쓰이고 있다”고 웃었다.
두 사람은 지난 추수감사절엔 들판의 갈대로 강대상을 장식했고, 크리스마스엔 어르신들의 사진을 출력해 교회 한쪽에 걸었다. 이들은 “하나님께 평생 갚아도 갚을 수 없는 구원의 선물을 받은 자들로서 그 사랑을 어르신들에게 흘려보내고 싶다”고 했다.


아이들 웃음 처음 들린 예배당







박지현(왼쪽) 목사와 어린이 성도들이 한 식당에서 짜장면을 먹은 뒤 손으로 브이(V)자를 그리며 사진을 찍고 있다. 신은교회 제공



올해 초까지만 해도 아이의 웃음소리를 듣기 어려웠던 충남 논산의 작은 농촌 교회 신은교회(박지현 목사)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한때 마을의 아이는 박지현(37) 목사, 서유미(36) 사모 가정의 첫째 수호(5)뿐이었는데 지금은 둘째를 포함해 매주 여덟 명의 어린이가 예배당을 생기로 채운다. 박 목사는 “하나님의 예비하심처럼 기적 같은 일이었다”며 올해를 돌아봤다.

귀촌 가정과 농사일을 위해 아이가 있는 가정들이 하나둘 마을에 들어왔고 박 목사는 작은 선물과 인사를 전하며 신뢰를 쌓아갔다. 하지만 어르신 중심의 작은 교회 형편상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할 여력이 되지 않았다. 고민하던 박 목사 부부가 택한 방법은 ‘함께 노는 것’이었다.
통학버스를 기다리는 아이들에게 과자를 건네고, 아들과 함께 마을을 뛰어다니며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냇가에서 물고기를 잡고 시골의 일상을 나누는 시간 속에서 교회와 아이들은 조금씩 가까워졌다.
전환점은 지난 11월이었다. 아이들 생일 파티 장소가 없어 고민하던 학부모들에게 교회 공간을 내어준 게 시작이었다. 이날 교회는 종일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며칠 뒤 한 학부모가 “아이들이 교회에 가고 싶어 한다”고 연락해 왔고, 이후 아이들이 하나둘 교회를 찾기 시작했다. 박 목사는 “교회가 ‘권유받는 곳’이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 가고 싶어 하는 곳’이 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현재는 박 목사의 두 자녀 외에 여섯 명의 어린이가 매주 예배에 참여한다.
기적은 작은 돌봄과 세심한 관심 덕분에 이뤄졌다고 박 목사는 강조한다.
오늘 기분은 어떤지, 지난주 함께 잡은 물고기들은 잘 있는지, 새로 산 운동화가 얼마나 멋진지와 같은 사소한 일상을 나누는 것이 가장 큰 환대였다. “예수님께서는 수많은 군중 가운데서도 삭개오라는 한 사람에게 시선을 멈추시고 그의 이름을 불러주셨다”는 말을 덧붙였다.
아이들이 생기자 교회 전체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 휑하던 예배당이 좀 더 채워졌고, 설교 분위기도 부드러워졌다. 예배 중 아이들의 재잘거림에 고개를 돌리는 할머니 권사들의 모습은 이제 정겨운 풍경이 됐다.
목회자의 일상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주일마다 차량 운행 코스가 늘고 간식과 점심 메뉴는 늘 고민거리다. 박 목사는 “아이들을 위한 준비가 곧 거룩한 봉사이자 예배가 됐다”며 “특히 사모가 돌봄과 식사 준비까지 맡아 몸은 고되지만 기쁨으로 감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신은교회는 아이들을 포함해 20여명이 함께 예배드린다. 어르신들은 아이들의 소란함을 품고, 아이들은 어른들의 경건을 배우며 공동체는 가족 같은 모습으로 변모하고 있다. 매주 주일 광고 시간에는 아이들을 향해 박수를 보내며 “존재 자체로 귀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박 목사는 “작년에는 텅 빈 예배당에서 홀로 트리를 꾸몄는데 올해는 아이들이 함께 준비하며 웃음소리 속에서 깊은 감사를 느꼈다”고 말했다. 시골에 내려오고 2년 정도 눈에 보이는 열매가 없었다. 어르신 전도에 힘썼지만 쉽지 않았고, 교회의 미래에 대한 불안도 적지 않았다. 그는 “하나님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길을 여셨다”며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하나님의 개입이자 선물이었다”고 고백했다.
신은정 김수연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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