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클립아트코리아


추운 겨울, 고슴도치 두마리가 살을 에는 추위에 체온을 나누기 위해 바짝 다가간다. 하지만 날카로운 가시가 살을 찌른다. 놀라 뒷걸음질하면 다시 혹독한 추위가 파고든다. 얼어 죽지 않기 위해 다가가면 가시에 찔리고, 아파서 멀어지면 너무 춥다. 마침내 서로의 가시를 인정하고 찔리지 않으면서도 온기를 나눌 ‘적당한 거리’를 찾아낸다.
쇼펜하우어가 말한 ‘고슴도치 딜레마’다. 인간관계의 본질을 냉철하게 꿰뚫은 비유다. 인간은 누군가의 온기가 그리운 동시에 그들로부터 상처받는 골드몽 것을 두려워한다. 겨울처럼 추운 세상에서는 특히 그렇다.
이 보편적인 진리를 무시하는 사람도 많은데, 시골에 대한 시각에서 유독 그렇다. 도시 아파트에서 윗집과 아랫집이 소음문제로 얼굴을 붉히거나 타인이 내 집 현관문을 함부로 열지 못하게 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자 ‘사생활 보호’로 받아들여진다. 그런데 시골살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카카오야마토 잣대가 달라진다. 많은 이들이 시골은 ‘가시가 없어야 하는 곳’으로 착각한다. 대문은 늘 활짝 열려 있고, 낯선 사람이 불쑥 찾아가도 밥상을 차려주며, 내 땅을 남이 밟고 다녀도 허허 웃어야 한다는 환상을 가지고 있다. 마치 시골 사람은 고슴도치가 아니라 순한 양이라고 믿는 듯하다. 그러다 시골 사람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지극히 정상적인 ‘가시’를 세우 백경게임랜드 면, 그때부터 비난이 쏟아진다. 프라이버시를 주장하면 인심 고약하다고 하고, 마을 질서나 관습을 설명하면 텃세 부린다고 공격한다.
시골과 관련한 글에는 “시골 사람들은 배타적이다” “이장이 왕 노릇한다” “공무원이 안 도와준다” “다시는 가고 싶지 않다”는 댓글이 따라붙는다. 물론 부당하고 비상식적인 사람도 있다. 하지만 상당수는 ‘스스 바다이야기게임장 로 보호하기 위해 가시를 세웠다’는 이유만으로 매도당한다. 이것이야말로 시골에 대한 폭력적인 ‘일반화의 오류’다.
자신들은 도시에서 철저하게 문을 걸어 잠그고 살면서, 시골 사람들에게는 가시 없는 무장해제를 강요한다. 기대가 충족되지 않았을 때 느끼는 실망감을 ‘시골 사람들의 인성 문제’로 치부하는 것이다. ‘시골은 언제나 나를 따뜻하게 릴게임신천지 받아줘야 한다’는 판타지가 깨진 데서 오는 투정일지도 모른다.
시골도 사람 사는 세상이다. 사생활이 있고, 가족과 재산을 지키려는 ‘가시’가 존재한다. 남을 공격하는 흉기가 아니라 자신의 삶을 지탱하는 방어막이다. 귀농·귀촌을 위한 시골살이의 지혜, 도시와 시골이 건전하게 소통하는 방법은 서로에게 가시가 있음을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래야 ‘텃세’라는 오해도 풀리고, 서로 찔리지 않으면서 온기를 나누는 공존이 가능하다. 누구에게나 필요하고 존중해야 할 것은, 따뜻한 속살뿐만 아니라 뾰족한 가시이기도 하다. 추운 세상을 지혜롭게 사는 방법이다.



김경래 OK시골 대표·시인 기자 admin@slotmega.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