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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해준송효
날짜 : 25-06-20
조회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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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를 시작한 이유는 초코파이였다. 경북 경주에서 자라던 초등학생은 “탁구 하면 과자를 준다”는 말에 라켓을 잡았다. 그 뒤 30년. 이제 그 라켓을 내려놓았다. 경기장을 메우던 박수와 중계석 너머 탄식도, 습관처럼 되뇌던 ‘복기’도 접을 시간이다. 한국 여자 탁구계 맏언니 서효원(38)은 지난 6일 열린 프로탁구리그에서 16강에 탈락한 뒤 공식 은퇴를 선언했다. 마지막 경기가 끝나고 또 “그땐 이렇게 했어야 하는데... 왜 그 일본계 랬을까 잠시 또 복기를 했다”면서 “그런데 갑자기 생각 났다. ‘맞아 오늘이 은퇴 경기지. 이젠 이럴 필요 없구나’”라고 웃었다.
한국 탁구계에 서효원은 전면보다는 후방에서 빛난 존재였다. 상대 강공을 흡수하고, 기회를 포착해 역습하는 수비형 선수. 그 조용한 수비 탁구는 그의 외모만큼이나 유명했다. 지금 여자 탁구에서 스타를 꼽자면 단연 세우기 신유빈(21)이지만 그 전엔 서효원이 있었다.
다른 점은 서효원은 ‘신동’이 아닌 ‘대기만성’에 가까웠다. 22세에 상비군, 27세 국가대표, 30세 올림픽(리우) 첫 출전. 소리 없이 오래 준비했고, 천천히 성과를 쌓았다. 중학교 때 밤새 서브 연습을 하다가 손목 뼈가 피로 골절됐다는 일화는 그를 대변한다. 2014~2015년 ITTF 직업군인 세계 랭킹 8위, 아시안게임 단체전 동메달, 월드투어 3회 우승, 그랜드 파이널 준우승. 화려하진 않아도 꾸준했다.
그의 탁구 인생에 전환점은 2008년, 한국마사회 입단과 함께였다. “현정화 감독님을 만나면서 인생이 바뀌었다”고 했다. 승부욕이 남달랐던 현 감독은 그에게 더 높은 목표를 심어주고, 더 강한 훈련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그 상권분석시스템 는 “아 내가 더 잘할 수 있구나.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난 더 좋은 선수구나” 깨달았다. 어떤 지도자를 만나는지에 따라 한 인생은 달라진다.
첫 올림픽(2016 리우)에선 부상을 안고 출전을 강행했지만 단체전 8강에서 싱가포르에 져 탈락했다. 서효원은 당시 단식 선봉으로 나섰는데 2경기를 다 졌다. 그는 “지금도 그 경기 영상을 볼 수가 신한은행 전세자금대출 연장 없다”고 전했다. 반면 2018·2022 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선 동메달을 따내면서 올림픽 상처를 아쉬우나마 씻었다.
수비형 선수들은 끊임없는 랠리를 버텨야 해서 특성상 부상이 잦다. 선수 생활 내내 그는 아픈 손목과 무릎, 허리를 버티며 살았다. “아프지만 않으면 선수 생활을 더 하고 싶지만 이젠 그만하라고 몸에서 신호를 보내더라. 그걸 따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탁구계 흐름은 많이 바뀌었다. 선수촌 훈련 장비는 세계 최고 수준이고, 유튜브를 통해 세계 탁구 전술을 실시간 분석할 수 있다. 유승민 전 탁구협회장 재임 중엔 개인별로 호흡이 맞는 코치를 둘 수 있게 했다. 선수들 의사와 무관하게 지도자를 정하고 무조건 그에 맞추라는 시대는 지났다는 신호다. 젊은 선수들에겐 예민한 대목이다.
탁구에선 중국의 벽은 아직 높기만 하다. 그는“예전엔 (중국) 2군도 이기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최상위 랭커가 아니면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중국만이 아니다. 일본과 유럽도 성장하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한국 여자 탁구의 미래 신유빈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유빈이는 독보적이에요. 다만 고군분투하지 않도록 경쟁자가 많아지면 좋겠어요.” 그러면서 덧붙였다 “젊은 후배들이 헝그리 정신이 부족하다고 많이들 지적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스스로 동기 부여를 하면 어느 누구보다 강한 승부욕과 근성을 보여줄 수 있죠.”
서효원은 이제 지도자의 길을 꿈꾼다. “(현정화) 감독님과 성격은 다르지만, 저도 실력을 믿지 못해 꽃피우지 못하는 선수들을 피워주고 싶어요.” 그러더니 웃으며 덧붙였다. “요즘 후배들이 저더러 현정화 감독님 같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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