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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건강검진에서 콩팥(신장) 기능 이상을 발견한 김정철(가명·52)씨는 만성콩팥병 3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전당뇨단계였던 김씨는 혈당에만 신경을 썼던 터라 콩팥 기능 이상에 크게 당황했다. 김씨는 “콩팥병 관련 내용을 인터넷에서 찾아보고 나서는 너무 충격을 받았다. 나중에 결국 투석을 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두렵다. 뒤늦게 최근 몇 년간 건강검진 자료를 살펴보니, 사구체여과율은 정상 범위이기는 했지만, 점점 악화하는 게 보였다. (검진 기관에서) 여기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게 너무 아쉽다. 미리 알 디딤돌 초등수학 았다면 적극적으로 관리했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국내 콩팥 질환 환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콩팥 기능이 서서히 나빠져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콩팥병으로 진료받은 환자 수는 2022년 기준으로 29만6천 명으로 최근 10년 새 2배로 늘었다. 특히 체내 노폐물과 수분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해 생명 유지를 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른 말기콩 예쁜카드 팥병 환자 수는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 중이다. 대한신장학회에 따르면 2010년 5만8천여 명 수준이던 말기콩팥병 환자가 2023년 약 13만7천 명으로 2.3배 늘었다. 이 단계에서는 신장이 제 기능을 거의 하지 못하므로, 투석이나 신장이식 같은 신대체요법이 필요하다.
콩팥병 확산이 가속화하면서, 적극적인 관심과 관리가 절실하 자연산횟집 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대한신장학회 박형천 이사장(강남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은 “이제 만성콩팥병은 결핵처럼 국가가 나서서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학회에서는 당뇨병, 고혈압, 비만, 고령 인구 증가로 인해 500만 명 이상의 성인이 만성콩팥병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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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콩팥을 단순한 생체 여과기로만 알고 있다. 그러나 콩팥은 생각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체내 환경을 일정하게 유지하며,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다양한 대사 과정을 조절하는 기관이다. 콩팥 기능이 저하되면 전신 건강에 타격이 간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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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콩팥병 심하면 생명 유지 자체가 힘들어져…각종 지표 미리 신경 써야
많은 이들이 콩팥을 단순한 생체 여과기로만 알고 있다. 그러나 콩팥은 생각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체내 환경을 일정하게 유지하며,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다양한 대사 과정을 조절하는 기관이다. 콩팥 기능이 저하되면 전신 건강에 타격이 간다.
노폐물과 독소의 배설은 콩팥의 핵심 기능 중 하나다. 콩팥은 대사 과정에서 생긴 노폐물, 독소, 약물의 부산물을 혈액에서 걸러내고 이를 소변으로 배출한다. 이와 함께 체내 수분, 나트륨, 칼륨 등 전해질 농도를 정밀하게 조절하며, 혈액의 산성도(pH)를 일정하게 유지해 세포와 장기가 정상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과정이 무너지면 세포막 기능이 손상되고, 심한 경우 생명 유지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콩팥은 혈압 조절, 적혈구 생성, 뼈 건강 유지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혈압 조절 호르몬을 분비해 혈압을 일정하게 유지한다. 이 때문에 콩팥 기능이 저하되면 고혈압이 생길 수 있다. 반대로 고혈압이 콩팥 기능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이 밖에도 에리스로포이에틴(EPO)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해 적혈구 생성을 촉진하고, 비타민D를 활성화해 칼슘 대사를 조절하며 뼈 건강 유지에도 관여한다.
문제는, 잘 알려진 대로 콩팥이 ‘침묵의 장기’로 불릴 만큼 질병 초기 자각 증상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이 치료 적기를 놓치게 된다. 만성콩팥병은 콩팥 기능 저하와 손상 상태에 따라 총 5단계로 나뉘며, 마지막 5단계인 말기콩팥병은 콩팥 기능이 85~90% 이상 저하된 상태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만성콩팥병으로 악화하기 전에 이를 알아챌 방법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사구체여과율(GFR)에 주목할 것을 권한다. GFR은 신장 기능을 평가하는 데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로, 신장이 1분 동안 걸러내는 혈액량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정상 범위는 분당 90~120㎖이며, 이 수치가 낮아질수록 신장 질환 위험이 커진다. 따라서 정기적인 건강검진으로 사구체여과율을 포함한 신장 기능을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혈액검사를 통해 크레아티닌 수치를 측정하면 사구체여과율을 추정할 수 있고, 소변 검사에서는 단백뇨 유무를 확인해 신장 질환 여부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만약 사구체여과율 수치가 정상 범위를 벗어났다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해 적절한 치료와 관리 계획을 세워야 한다.
재택 치료 가능한 복막투석, 선택지서 사라질까?…“정부가 인프라 정비 나서야”
만성콩팥병 환자가 늘면서 투석 환자도 함께 크게 증가했다. 투석은 기능이 저하된 콩팥을 대신해 인공적으로 혈액을 걸러주는 치료다. 비용이 많이 드는 치료인 만큼 투석 환자 증가는 국가 건강보험 재정에도 큰 부담이 된다. 이정표 대한신장학회 총무이사(보라매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지난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정책 토론회 ‘급증하는 말기콩팥병, 지속 가능한 치료의 길?재택 복막투석 활성화 정책 방안’에서 “2022년 기준 혈액·복막투석에 들어간 비용이 약 2조5천억원에 달하며, 향후 10년 내 5조~6조원까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석에는 혈액투석과 복막투석 두 종류가 있다. 혈액투석은 혈액을 체외로 뽑아 투석기(인공신장기)를 통해 노폐물을 제거한 뒤 다시 체내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투석기가 설치된 병원에서만 치료받을 수 있다. 반면, 복막투석은 복강 내에 특수 용액을 주입해 복막을 통해 노폐물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혈액투석은 매번 병원을 찾아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의료진의 전문적인 점검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주 2~3회 병원 방문이 필요하고, 한 번 치료에 약 4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혈액투석 환자들의 직업 유지율이 낮은 이유가 되기도 한다.
반면, 복막투석은 자동 기기를 이용할 경우 야간 수면 중에 투석이 가능해, 낮 동안 직장 생활이나 사회 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스스로 관리해야 하는 만큼 복막염 등 감염 위험이 존재한다는 단점도 있다. 각각 장단점이 뚜렷하지만, 현재 대부분의 환자는 혈액투석을 받고 있다. 복막투석 환자는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12년 7752명(전체 투석 환자의 13.5%)에서 2023년에는 5253명(4.5%)으로 줄었다. 전세계에서 가장 낮은 비율이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5~10년 뒤 복막투석 비율이 2%대로 떨어지고, 결국 국내 환자의 선택지에서 복막투석이 사라질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그렇다면 복막투석 환자가 급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낮은 인지도와 치료·교육 인프라 부족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복막투석은 환자가 집에서 혼자 시행하는 방식이긴 하지만, 초기 교육과 감염 관리 등 전문 의료진의 개입도 필수다.
그럼에도 현행 의료 체계에서는 복막투석 진료와 관리에 대한 수가가 제대로 책정돼 있지 않다. 이로 인해 의료기관과 의료진이 복막투석을 기피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된다. 전담 인력 부족, 병원 내 공간 확보의 어려움, 환자와 의료진 교육 부재 등도 복막투석 환자가 감소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 교수는 “복막투석은 재택 의료의 대표적 방식이자 삶의 질을 높이는 필수 의료다. 게다가 복막투석은 연간 의료비 절감 효과도 있어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며 “복막투석 확대는 환자의 선택지를 늘리는 것은 물론, 사회·경제적 효과에도 기여할 수 있는 만큼 부족한 행위 수가 보완과 교육 시설 설치와 운영에 대한 정책 지원, 그리고 전문 인력 확보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말기콩팥병 증가율 세계 1위’의 위험성.
윤은숙 기자 sugi@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