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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해준송효
날짜 : 25-06-07
조회 :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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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개명전문변호사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롯데엔터테인먼트
먼저 자랑부터 들어가겠습니다. 아래 사진 봐주시겠어요? 흠흠. 3대 멀티플렉스 중 메가박스에서만 파는 ‘파이널 레코닝’ 팝콘통입니다. 물경 3만1900원입니다. 그냥 통만요. 팝콘은 별도입니다. 메가박스 인스타에 올라온 판매 공지를 보고 “아니, 아파트담보대출문의 이런 걸 이 가격에 누가 사?” 그랬는데, 웬걸, 정신을 차렸을 땐 메가박스 굿즈샵에서 팝콘통을 끌어안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마감도 하는둥마는둥 하고 달려간 것이죠.
보여드리는 사진은 팝콘통 구매 후 바로 찍은 인증샷입니다. 영롱하지 않습니까. 아랫쪽에 건전지 넣으면 LED 불까지 들어옵니다. 오른쪽 사진의 뚜껑 위로 보이는 저축은행후순위대출 황금빛 물체가 톰형이 찾아나선 러시아 잠수함 세바스토폴호의 그 열쇠고요. 두 열쇠를 결합해서 팝콘통을 열면 됩니다. 톰형, 열쇠가 필요하면 나한테 말을 하지 그랬어. 내가 바로 줬을텐데. 하지만 그가 열쇠 구하려다 영화가 만들어졌으니 감사한 일이긴 하네요. 어여쁜 팝콘통은 기념으로 책장에 고이 모셔뒀습니다.
소득감소
영화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굿즈로 출시된 팝콘통. 예쁘기도 하지./곰손 직접 촬영
영화관에서 봤을 때의 ‘파이널 레코닝’ 위용은 아래 사진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아이맥스 트위터에 올라온 사진입니다. ‘파이널 레코닝’에는 두 번의 액션이 있는데 앞에가 잠수함 찾아 바다로 들어간 천신만고 해저 액션, 뒤에가 나쁜 놈 쫓아 하늘로 올라간 산전수전 고공 액션입니다. 이 사진은 그중 고공 액션 장면인데 날려버릴듯 덮쳐오는 태풍급 바람을 참아가며 톰형이 항공기에 매달려 있는 모습입니다. 어떻게 찍었는지, 감탄스러울뿐입니다. 배우도 배우지만 감독과 촬영팀, 스턴트팀, 여러 기술팀이 얼마나 고생을 했을지.
초반 1시간은 지나치게 길다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수도 있다’는 표현은, 저는 안 그랬기 때문입니다. 이건 제가 1~7편을 직전에 봐서 이해가 바로 되니 그런 것이고, 객관적으로 봤을 때 “왜 이리 서론이 길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는 전반부였습니다. 톰형이 ‘미션’의 30년 역사를 보여주고 싶은 의욕이 넘쳤던 것 같은데 그 심정, 이해는 합니다만 러닝타임 2시간50분은 좀…. 관객 족히 10만명은 떨어져나갔을 것 같습니다.
아이맥스 화면으로 감상하면 톰의 생고생을 이렇게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아이맥스 트위터
1~7편을 몰아보니 2편이 왜 그토록 욕을 먹었는지 알 것 같더군요. 브라이언 드 팔마의 첩보 스릴러였던 1편에서 오우삼의 “나 좀 많이 멋지지 않니?” 액션(그 비둘기는 어디서 그리 잔뜩 구해오셨소)으로 옮겨가니 실로 뜬금없다는 사람들이 많았을 법 합니다. 근데 저는 2편도 괜찮았어요. 톰형이 직접 하는 액션이 2편에서 슬슬 시동이라 그가 즐기고 있는 게 역력히 보이니 반갑기도 했고요. 3편에 나온 저 유명한 ‘토끼발’, 이번 ‘파이널 레코닝’에서 꽤 중요한 물건으로 등장합니다. 그게 무엇이냐, 영화 진행 도중에 와르르 대사로 쏟아져서 뭐가 뭔지 혼동스러울 단어 몇 가지 말씀드리면,
=토끼발: 3편에서 생화학 무기로 나왔는데 그게 아니고 사실은 7~8편에 나오는 AI 빌런(엔티티 entity)의 소스코드가 담긴 코어 모듈입니다. 말하자면 엔티티의 원형이고 이게 발전돼 오늘날의 엔티티가 됩니다. 톰형이 획득해서 3편에선 인류를 구한 걸로 묘사되지만 8편에선 “너 때문에 인류가 망하게 생겼다”고 욕을 먹는 이유가 됩니다.
=포드코바: 엔티티 오리지널 소스코드를 품은 장치입니다. 첨 보고 용산전자상가에서 팔다놔둔 깡통 드라이브인줄 알았습니다. (아, 8편 소품 담당자님, 실망이에요) 쿠팡에서 1980원에 살 수 있을 것 같은 이 녀석에 포이즌필을 꽂으면 엔티티를 무력화할 치명적인 무기가 된답니다.
=포이즌필: 엔티티에 악성코드를 심을 독약 같은 플러그인 장치입니다. 겉보기엔 테무에서 990원에 파는 USB 장치처럼 생겼어요. 이 녀석을 포드코바에 꽂으려고 톰형이 그 고생을 하는 것입니다. 루터가 만들어서 목에 걸고 있다가 악당 가브리엘에게 뺏기죠.(그렇게 중요하다면서 왜 그렇게 부실하게 관리를…) 그래서 이걸 되찾겠다고 톰형이 생고생하는 게 8편입니다.
토끼발, 포드코바, 포이즌필은 각본 쓰는 사람 입장에선 머리가 지끈했겠지만, 영화 보는 사람 입장에선 다 맥거핀, 그러니까 이야기를 굴러가게 하려고, 톰을 뛰게 하려고, 갖다붙인 구실로 생각하셔도 될 거 같아요.
'파이널 레코닝' 촬영장의 톰형과 크리스토퍼 매쿼리 감독입니다. 해저 액션 촬영 때 모습인데, 이 영화는 톰이 특별히 이유가 없어보이는데 굳이 노출하는 장면이 좀 있는 것 같습니다. 부디 관리 계속 잘하셔서 후속작도 촬영을. /롯데엔터테인먼트
전반부를 꿋꿋하게 버티시면 보람 가득찬 후반부가 기다립니다. 아아, 톰형의 결의에 찬 다짐이 들리는 것 같습니다. “날 보러 온 너를 실망시키지 않겠어!” ‘분골쇄신 액션상’이 있다면 톰 크루즈의 것입니다. 저는 처음 시사 봤을 때 거의 탈진할 것 같았습니다. 몰입도 몰입인데다 3시간 가까이 수첩에 받아적느라 가외의 노력이 필요했거든요. 의자에서 일어서는데 “아이구, 삭신이야” 소리가 절로 나오더군요. 액션 장면 절정에선 “아니, 왜 이렇게까지 하시는 거에요!”라며 뜯어말리고 싶었고 “아아, 알겠, 알겠으니까요, 꼭 다시 보러 올 테니 이제 그만 숨 좀 쉬세요”라며 백기를 들고 싶어졌습니다. 그러곤 외치고 싶었습니다. “그래, 형이 맞아! 영화는 영화관에서 봐야지! 영화 만세~!”
톰형이 이번에 8편 홍보하러 각국에 다니면서 돌림노래처럼 하고 또 한 말이 있는데 “여러분을 즐겁게 해드릴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말이었습니다. (한 번만 더 들으면 오조오억번) 아마도 그의 진심이지 않을까 싶어요. 이번이 마지막 ‘미션’인지에 대해 톰형의 답변이 모호하거나 오락가락하는데, 키에누 리브스의 ‘존 윅’도 그랬어요. 2023년에 4편 나왔을 때 진짜진짜 다시는 안 볼 것처럼, 영영 가버릴 듯 하더니 결국 5편 만든다고 얼마 전에 뉴스 나왔죠.
톰 크루즈는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과 함께 만드는 차기작 (가제 ‘주디’) 촬영을 최근에 마쳤고, 다른 4편도 만든다고 하니 무척 바빠보입니다. 40년 배우 인생, 앞으로 어떻게 그려가야할지 생각이 많겠죠. ‘파이널 레코닝’에서 차기작의 가능성을 명확하게 열어둔 것도 그런 포석이었을 거고요. “계속 액션 찍겠다”고 공언한 바 있으니, ‘미션’ 시리즈가 아니더라도 다른 액션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뭐가 됐든, 다시 돌아와 오스카 주연상 꼭 받으시길 응원합니다. ‘매그놀리아’의 톰 크루즈에게 연기상을 주지 않은 건 오스카 최악의 오판 중 하나라고 이 연사 강력히 주장합니다. 그가 다른 작품으로 돌아오기 전에, 우선 ‘파이널 레코닝’부터 꼭 보시길. 최대한 큰 스크린에서요. 티켓값 아깝지 않은 영화입니다. 그럼, 저는 다음 레터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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