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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의 날이다. 근로자의 권리를 기념하는 이 날, 우리가 살아가는 이 도시는 변함이 없다. 초고층 빌딩과 수십억 원짜리 아파트, 끊임없이 오르내리는 부동산, 주가, 금리. 삶은 숫자로 환산되고, 사람은 등급으로 분류된다. 차가운 유리와 콘크리트 사이로 사람들은 바쁘게 움직인다. 도시는 계절 따라 활기를 찾고 알록달록 색을 입는데 사람들의 표정은 무채색만 같다. 도시는 언제나 그대로인데, 도시민들은 지쳐 보인다.
제 역할을 잃은 정치, 대통령은 필수코스 탄핵을 밟고, 정치인들은 제 밥그릇 챙기느라 셈법이 복잡하다. 두 눈은 카메라를 응시 임용예정기관 하고, 그들의 입술은 장미보다 붉지만, 낭만과는 영 딴판이다. 그들의 명운이 담긴 선거를 목전에 두고 온갖 공약이 난무한다. 신선식품 정도의 짧은 유통기한이다. 배고픈 애벌레는 끊임없이 먹고 아름다운 나비라도 되지만, 이들에게도 더 나은 부활이 있는 것인지는 의문이다.
정치는 '세상을 다스리고 사람들을 바르게 이끄는 일'이다. 영어의 ' sk통신요금 Politics'는 그리스어 'Polis'에서 왔다. 도시국가, 즉 공동체를 위한 일을 의미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치를 '좋은 삶을 위한 공동체의 실천'이라 했다. 정치는 사익이 아니라 공익을, 개인의 이익이 아니라 모두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존재했다. 오늘의 정치는 공공선을 위한 조율보다 사익에 충실한 막장 드라마 같은 콘텐츠 생산에 열을 올리는 것 같 네이버 금리계산기 다.
그럼에도 시민들은 장미, 즉 인간다운 삶을 꿈꾼다. 더 많이 소유하기 위한 전쟁이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고, 작은 행복을 나누고, 존엄을 잃지 않는 삶 말이다.
노동자의 역사에서 '빵과 장미'는 중요한 상징이었다. 1912년 미국 매사추세츠 로렌스의 방직공장 파업에서 여성 노동자들은 '빵과 장미'를 외쳤다. "우 신협 리는 빵을 원한다, 하지만 장미도 원한다." 생존뿐 아니라 인간으로서 살아갈 권리를 갈구했다.
켄 로치 감독의 영화 '빵과 장미'는 도시의 가장 낮은 곳에서, 존엄을 잃지 않으려 싸우는 이민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영화 속 노동자들의 함성이 울려 퍼질 때, 그들의 눈빛에서 잊혀졌던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생각해볼 수 있다. 그로부터 2 소득분위 0여 년이 흘렀지만, 오늘날 도시에는 여전히 더 큰 빵을 움켜쥐려 몸부림치는 자들과, 작은 빵이라도 감사하며 장미를 꿈꾸는 이들이 공존한다.
사회에서 오로지 '돈'이 사람을 재단하고, '능력'이라는 이름 아래 모든 관계가 서열화된다. 그 속에서 인간의 존엄은 망각된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거래로 변질되고, 도시의 풍경은 점점 더 비인간적으로 변해간다. 광장은 쇼핑몰이 되고, 골목은 프랜차이즈 상점으로 채워진다. 모두가 같은 옷을 입고,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삶을 꿈꾼다. 집단착각, 집단환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다 과로로 쓰러진 노동자들, 파리바게뜨 매장에서 불법 파견으로 착취당한 제빵사들, 택배 기사들이 골목을 오르내리다 생을 다하는 도시. 공장에서 철야 근무를 마치고 쓰러진 비정규직 노동자들,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는 이주노동자들의 한숨이 차디찬 새벽공기처럼 무겁게 가라앉아 있다. 도시는 사람을 숫자로 대한다. 빵을 만들고, 물건을 나르고, 거리를 청소하는 사람들이 있어 도시는 작동하지만, 그들의 삶은 도시의 설계도 안에 담겨 있지 않다.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가, 이렇게까지 빵만을 위한 장소가 되어버려도 괜찮은 걸까. 언제부터 우리는 도시의 화려함에 매혹되어 그 이면의 삶은 외면하게 되었을까. 우리는 여전히 장미를 원한다. 서로의 얼굴을 알아볼 수 있는 거리, 노동자가 비를 피할 수 있는 쉼터,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공간을 꿈꾼다. 걸으면서 이웃과 인사를 나눌 수 있는 동네, 나이 든 어르신이 편히 쉴 수 있는 그늘,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지는 놀이터.
그러나 절망만으로 도시는 바뀌지 않는다. 거대한 구조를 단숨에 바꿀 수는 없지만, 작은 장미부터 심을 수 있다. 절망 속에서도 희망의 씨앗을 찾아, 함께 걸어가야 한다. 초고층 아파트 대신 서로를 마주 볼 수 있는 작은 마을, 개인의 울타리가 아니라 모두가 쉬어갈 수 있는 골목의 한 켠, 노숙인을 내쫓는 적대적 벤치가 아니라 누구나 잠시 몸을 누일 수 있는 거리, 배달 노동자가 비를 피할 수 있는 쉼터, 소득에 상관없이 문화를 만날 수 있는 동네 극장.
도시는 '소유'의 전쟁터가 아니라, '존엄'의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도시는 숫자가 아니라 숨결로 설계되어야 한다. 더 많은 자본의 축적이 아니라, 더 나은 삶의 질을 추구해야 한다. 번영은 GDP나 성장률만이 아니라, 시민들의 행복지수로 측정되어야 한다.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도시, 모두가 존중받는 사회가 필요하다.
도시는 거대한 프로젝트로만 바뀌지 않는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장미 한 송이를 심는 일, 그것이 도시를 바꾼다. 변화는 언제나 작은 움직임에서 시작되었다. 한 명의 용기 있는 시민, 한 번의 작은 저항, 그리고 서로를 향한 연대의 손길.
"우리는 기계가 아니야." 마야가 영화 속에서 외치던 이 한마디는 오늘 우리의 도시에도 여전히 울려 퍼진다. 우리는 생산성과 효율의 부품이 아니라, 존엄을 지닌 인간이다.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며 살아갈 권리가 있다.
도시는 사람을 위해 설계되어야 한다. 정치는 공동체를 위해 존재해야 하고, 경제는 소수가 아닌 다수를 위해 움직여야 한다. 사람이 우선이 되는 도시, 존엄이 살아 숨 쉬는 거리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다시 작은 장미 한 송이를 심어야 한다.
"그게 밥 먹여주냐"는 우리 말도 있지만, 사람은 밥으로만 살 수 없고, 밥만 먹인다고 살아낼 수 있는 존재도 아니다.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라는 예수님의 말씀도 있지 않은가. 근로자의 날, 보이지 않는 수고의 대가다. 좋은 향기와 아름다움을 나눌 수 있는 장미 한 송이라도 피어날 수 있는 도시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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