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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해준송효
날짜 : 25-05-30
조회 :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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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부터 꾸준히 확인되는 지표가 있다. 기후위기 의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기후위기 대응에 적극 나서는 정치인에게 표를 던지려는, ‘기후 유권자’ 또는 ‘기후 시민’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여론조사에서 이들 기후 시민이 전체 시민 중 30% 이상이라는 결과가 여러 차례 나왔다.
정치 현실은 이런 지표를 반영하지 못한다. 기후 시민들이 실제 투표장에서 자신의 의사를 표출할 방법이 없다. 막상 선거 레이스에 돌입하면 경제, 일자리 문제 등 전통적 이슈에 밀려 기후 정장기펀드추천
책은 뒷전으로 밀려나는 일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정치권에서 이들에게 어필하는 선택지를 제대로 내놓은 적이 없다.
이번 대선도 마찬가지다. 대선후보들의 10대 정책공약들을 보면 기후위기 대응 정책은 대체로 후순위다. 권영국 민주노동당(정의당·진보세력 통합) 후보가 기후·환경·에너지 관련 공오션파라다이스 다운
약을 5순위(‘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정의로운 탈탄소 사회로의 전환’)에 올리며 탄소 감축과 에너지 전환에 대한 구상을 뚜렷하게 내놓았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마지막 10순위에 기후위기 대응 공약을 제시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원자력산업 강화 정도만 언급했고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기후꽁머니릴게임
위기 대응이 10대 공약에서 빠져 있다.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이 화제가 된 2022년 대선, 국민의힘도 기후위기 대응 공약을 대거 제시한 2024년 총선보다 ‘후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후위기 주제로 사상 첫 대선 TV 토론
주목할 만한 변화도 있었다. 일본주식투자
시민사회단체 및 싱크탱크들이 기후위기 단일 의제 TV 토론회 개최를 요구한 결과 사상 처음으로 기후위기가 TV 토론 주제로 선정됐다. 1997년 대선후보 TV 토론회가 처음 실시된 이후 기후위기가 공식 주제에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월23일 저녁 8시에 열리는 2차 대선 TV 토론(사회 분야)에서 연금·의료 개혁과 함께 기후위기 대응 방안을 다룬다황금성게임어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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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18일 열린 1차 TV 토론(경제 분야)에서도 이미 기후위기 대응 방안으로 설전이 펼쳐졌다. 기후위기 정책이 경제분야에서도 뜨거운 이슈이기 때문이다. 이날 토론은 기후위기 대응에서 가장 중요한 에너지 정책을 놓고 후보 간 뚜렷한 차이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논쟁의 핵심은 ‘원전(핵발전)의 안전성’과 ‘에너지의 효율성’이었다.
김문수 후보는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 단가가 원전보다 6~8배 비싸다. 안전하고 저렴한 원전을 확대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준석 후보도 “풍력발전은 비싼 전력원이다. 어느 것이 효율적인지 이미 드러나 있다”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특히 두산중공업 방문 경험을 들며 “일본 나가사키·히로시마급 소형 원자폭탄이 떨어져도 원자로는 안전하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재명 후보는 “에너지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 원전도 필요하지만 위험성과 폐기물 처리 문제를 고려해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점진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후쿠시마 같은 사고를 보라. 대한민국 원전이 영원히 안전하다는 보장은 없다”라고 말했다.
원전의 안전성 및 폐기물 처리 문제 등은 우리 사회에서 토론의 여지가 거의 없다. 김문수 후보처럼 ‘원전 안전’을 주장하는 이들과, 한번 발생하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히는 핵발전소 사고를 염려하는 이들 사이에 간극이 너무 크다. 이미 저장시설이 포화 상태에 이른 사용후 핵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서도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이러다 큰일난다”라는 염려만 쏟아지는 상태다.
반면 ‘어떤 에너지가 더 효율적인가’는, 토론이 된다. 당장 “풍력과 태양광이 원전보다 비싸다”라는 김문수·이준석 두 후보의 주장에 대해 TV 토론 직후부터 논쟁이 불거졌다. 재생에너지가 더 비싸다는 근거는 윤석열 정부 1년 차인 2022년 국정감사 때 산업통상자원부가 제출한 ‘신재생에너지와 원전 간 발전효율성’ 자료에 나온다. 자료에 따르면 1kWh당 풍력은 원전보다 8.1배, 태양광은 6.8배 생산비용이 비싸다. 김문수 후보 말대로다. 당시에도 이 자료를 근거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는 기사가 쏟아졌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나왔다. 정부의 발전단가 계산에는 ‘미래 전망’과 ‘사회적 비용’이 빠져 있다는 지적이다. 기술 발전으로 인한 재생에너지의 효율성 증가와 원전 위험성에 대한 사회적 비용을 포함하면 ‘계산’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컨대 4월17일 미국 에너지부 산하 ‘로런스 버클리 국립연구소’ 소속 연구진이 분석한 ‘한국의 균등화발전비용’ 전망을 보면, 2030년부터는 태양광의 비용이 원자력보다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균등화발전비용은 투자비·운영비·사회적 비용 등을 합산한 비용을 말한다. 풍력의 경우 2030년 석탄과 비슷해지고 2045년에 육상풍력이 원자력보다 낮아졌다. 문재인 정부 시절 산업통상자원부는 문재인 정부 시절 발전원별 비용 비교평가를 균등화발전비용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1차 대선 TV 토론 직후 ‘한국의 균등화발전비용’ 전망 자료를 공개한 기후위기 대응 싱크탱크 ‘플랜 1.5’의 최창민 정책활동가는 “이번 분석 결과는 태양광발전이 환경성뿐 아니라 경제성에서도 원전을 비롯한 다른 모든 발전원에 비해 경쟁 우위에 있음을 입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논쟁이 첨예한 사안에 대해 지도자가 살피는 건 결국 여론의 흐름이다. 방향이 아무리 옳아도 시민의 수용성이 떨어지면 정책을 추진하기 어렵다.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해 최근 공개된 대규모 여론조사 결과는 그런 점에서 많은 시사점을 준다.
5월7일 로컬에너지랩, 녹색전환연구소, 더가능연구소 등이 참여해 기후정치를 의제화하기 위해 만든 ‘기후정치바람’은 ‘2025 기후위기 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4월4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파면 이후 조기 대선이 확정된 이후 전국 1만8000여 명을 대상으로 4월7~30일 조사를 실시했다. 5월7일 발표된 내용은 전국 4482명을 대상으로 한 1차 조사 결과다.
TV 토론에서 쟁점이 된 에너지 전략에 대해 어떤 정책을 우선해야 하는지 물은 결과 재생에너지 확대가 58.8%로 가장 많았고, 원전 확대는 24.8%에 그쳤다.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 ‘원전보다 재생에너지’라는 여론은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다. 2021년 말 〈시사IN〉·한국리서치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8.5%가 ‘원전보다 재생에너지를 확충해야 한다’라고 응답했다(〈시사IN〉 제747호 ‘2022 대한민국 기후위기 보고서를 공개합니다’ 기사 참조).
그러나 그다음 질문에서 앞선 답변과 배치되는 듯한 응답이 나온다. ‘원전 신규 건설’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57.5%로, 반대(32.4%)한다는 응답보다 많다. 재생에너지와 비교하지 않고, 원전만을 따로 떼어놓고 보면 찬성한다는 응답이 많은 것이다. 원전보다는 재생에너지 확대가 낫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적인 ‘필요악’으로서 원전을 받아들이는 응답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런 응답은 2021년 〈시사IN〉 조사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 바 있다.
이처럼 모순되는 듯한 응답이 나타내는 함의는 무엇일까. 17개 광역시·도별 응답을 살펴보면 그 실마리가 나온다. 재생에너지를 확대해야 한다는 응답이 가장 높은 곳은 세종시로, 71%였다. ‘원전 확대’ 응답은 12.9%에 그쳤다. ‘공무원의 도시’ 세종시의 평균연령은 37.7세(2022년 기준)로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다. 젊은 층이 많이 살고, 정책 이해도가 높은 지역에서 재생에너지 선호 여론이 가장 높았다.
원전 확대 여론 가장 낮은 지역은
세종시에 이어 재생에너지 확대 여론이 높은 곳은 호남이다. 광주(65.0%), 전북(67.5%), 전남(68.8%)의 응답이 전국 평균(58.8%)보다 유의미하게 높았다. 호남은 제주와 함께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곳이다. 특히 이재명 후보가 재생에너지 산업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공약한 전남의 경우 원전 확대 여론이 11.5%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소장은 “윤석열 정부가 지난 3년간 원전 산업을 살리겠다며 전력을 쏟았음에도 재생에너지 확대 여론이 꾸준히 높다는 결과가 의미심장하다. 특히 재생에너지 사업이 활발한 호남의 여론을 보면 정부 정책에 따라 시민의 여론이 바뀔 수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분석했다.
여야에서 공히 논의되고 있는 기후위기 대응 부서 격상에 대해서도 여론은 호의적이다. ‘향후 출범할 정부는 기후위기 대응 부서를 부총리급으로 두어야 한다는 데 동의하나’라는 질문에 57%가 ‘그렇다’라고 응답했다. 정치권에서 ‘뜨거운 감자’로 여기는 전기요금 인상에 대해서도 ‘에너지의 효율적 사용 등을 위한 전기요금 인상’이라면 54.8%가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반대는 37.9%였다. 요금 인상 폭에 대해서는 ‘현재의 10% 정도’ 응답이 53.5%로 가장 많았다. 이 밖에 자동차가 없는 자전거, 도보 이용자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하자는 정책에 대해서도 찬성한다는 응답이 79.5%로 압도적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주최 측은 ‘기후 민주시민’이라는 새로운 정의를 제시했다. 윤석열의 내란 이후 민주주의와 기후 의제 사이 상관관계를 파악할 필요가 생겼기 때문이다. 조사 결과 기후위기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도 서부지방법원 폭동 사태 등 반민주주의 행태에 비판적인 기후 민주시민이 전체 응답자의 36%였다. 성별·연령별로 살펴보면 20~50대 여성과 40대 이상 남성에서 기후 민주시민 비율이 높았다. 20대 남성은 24.7%로 가장 낮았다. 지역별로는 전남(42.7%), 전북(42.3%), 인천(39.9%) 순으로 기후 민주시민 비율이 높았다.
조사 결과를 분석한 서복경 더가능연구소 대표(정치학자)는 “기후 문제에서 시민은 훨씬 앞으로 나아가 있는데 정치가 못 따라가고 있다. 우리 정치는 기후 문제를 쟁점화해본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제자리로 돌려야 할 공동체와 차기 정부의 의제에 기후위기 대응이 있다.
이오성 기자 dodash@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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