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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 픽처스


제목: 위키드: 포 굿(Wicked: For Good)
제작연도: 2025
제작국: 미국
상영시간: 137분
장르: 판타지, 뮤지컬, 모험
감독: 존 추
출연: 신시아 에리보, 아리아나 그란데, 양자경, 제프 골드브럼, 조나단 베일리, 에단 슬레이터
개봉: 2025년 11월 19일
등급: 전체 관람가
수입/배급: 유니버설 픽 게임릴사이트 처스
옆자리에 앉은 관람객이 훌쩍였다. 뮤지컬 <위키드>의 2막 대표곡이라고 할 수 있는 ‘포 굿(For good)’을 주인공인 엘파바와 글린다가 번갈아 “너를 알게 되면서 나는 바뀌었어, 영원히(Because I Knew you, I have been changed for good)” 대목을 부를 때다. ‘포 굿’은 중의적이다. 사전적인 오션파라다이스게임 의미는 ‘영원히’겠지만 어떤 게 바른길인지 몰랐던 주인공들이 상대방 덕분에 선(善·goodness)을 지향하게 됐다는 뜻도 된다.
돌이켜보면 2024년 나온 두 작품은 해당 작품들의 ‘찐팬’들에겐 행복한 일로 기억될 것이다. 감독 자신이 원작 소설의 진성 마니아였던 <듄: 파트 2>(드니 빌뇌브 감독)의 개봉이 그랬고, 뮤지컬 <위키드> 릴짱릴게임 의 1막을 영화로 옮긴 <위키드>(존 추 감독)가 그랬다. 어쩌다 보니 놓쳐 이번에 개봉할 <위키드: 포 굿>을 앞두고 <위키드>를 찾아봤다. 과장을 보태자면 입이 딱 벌어졌다. 예상보다 훨씬 잘 만든 영화다. 개봉 전 영화의 진 히로인인 서쪽 마녀 엘파바 역에 흑인 여성이 캐스팅된 것을 두고 커뮤니티에 야유하는 글이 올라온 것을 읽은 기억이 있는데, 영화 알라딘게임 개봉 후 그런 논란이 싹 사라진 것도 이해됐다. 뮤지컬 무대에서 경력을 쌓은 신시아 에리보의 엘파바 연기는 훌륭했다. 글린다 역을 맡은 아리아나 그란데도 마찬가지다. 이미 세계 정상급 가수이긴 한데, 가수에게 요구하는 자질과 뮤지컬 배우가 부르는 노래의 음역대나 성량 자체가 다르다는 점에서 과연 글린다 역을 소화할 수 있을까는 생각이 들었을 법하다. 아리 바다이야기온라인 아나 그란데의 열연은 그런 생각 역시 기우였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뮤지컬 2막’을 영화화한 속편
영화는 전작의 마지막 장면에서 빗자루를 타고 ‘중력을 벗어나’(Defying Gravity: 뮤지컬 위키드를 대표하는 노래 제목이기도 함) 하늘을 자유자재로 날게 된 엘파바와 그런 엘파바를 응원하지만 어쩔 수 없이 마법사 곁에 남게 된 글린다의 그 후 이야기로부터 시작한다. 영화에선 토네이도에 휘말린 캔자스의 도로시네 집이 오즈의 먼치킨랜드에 떨어지고, ‘착한 마녀’ 글린다의 조언으로 노란 벽돌길을 따라 에메랄드 성으로 떠나는 장면이 나온다. 도로시나 강아지 토토, 도로시 일행의 모습은 뒷모습만 노출하거나 <오즈의 마법사>의 주요 사건 장면은 일부러 생략돼 있다. 이번 영화에 새로 삽입된 2곡 중 하나인 엘파바의 솔로곡 ‘노 플레이스 라이크 홈(No Place Like Home)’은 <오즈의 마법사>에서 도로시가 결국 캔자스의 집으로 돌아가는 주문처럼 사용된다. 1938년 최초의 색채 장편 애니메이션 <백설 공주>에 이어 <오즈의 마법사>가 대표적인 가족영화로 등극하게 되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오리지널 작품 서사의 확장
전편과 마찬가지로 영화는 2003년 초연된 뒤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는 뮤지컬 <위키드>의 설정 재현에 충실하다. <오즈의 마법사>를 유심히 본 사람이라면 도로시의 여행 파트너인 허수아비, 양철 사냥꾼, 겁쟁이 사자가 캔자스의 도로시네 농장에서 일하는 삼촌들과 같은 인물이라는 것을 눈치챘을 것이다. 사실상 사기꾼인 오즈의 마법사도 가출 직후 그가 만난 마블 교수라는 것도. 도로시의 모험에 대한 중의적 해석이 파고들 여지를 만드는 대목이다. <위키드>의 등장인물도 결국 겹친다. 쉬즈대학에서 만난 왕자 피에로는 허수아비가 되고, 죽을 뻔한 친구 보크를 엘파바는 주문을 외워 살려내는데 하필이면 심장이 없는 양철 인간이 된다. 전편에서 피에로와 엘파바가 구한 새끼 사자는 세월이 흘러 도로시네가 오즈로 넘어올 시점엔 결국 겁쟁이 사자가 된다.
영화라는 매체는 무대라는 공간적 제약을 넘어서기 때문에 상상력을 극대화한 연출도 가능하지만, 엘파바나 글린다의 미묘한 감정적 떨림을 전하기 위해 화면 전면에 얼굴과 인물을 노출하는 클로즈업 숏이나 바스트 숏도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스토리 요약 없이 바로 이어지는 내용이니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볼 예정이면 유튜브나 IPTV 등에서 <위키드>를 먼저 보고 가는 것이 좋다. 특히 2막을 극화한 이번 편에서는 <위키드>의 오리지널 이야기인 <오즈의 마법사> 이야기와 본격적으로 얽혀 들어가기 때문에 영화판 <오즈의 마법사>(빅터플래밍 감독·1939)도 보고 간다면 어떻게 오리지널 설정을 훼손하지 않고도 새로운 이야기를 끌어내는지 살펴볼 수 있다.

영화보다 늦은 브로드웨이 뮤지컬 엘파바 유색인종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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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위키드의 성공엔 브로드웨이 초연 무대에서 1대 엘파바 역을 맡은 이디나 멘젤의 기여를 빼놓고 말할 수 없다. 엘파바 역은 2004년 그에게 미국 연극·뮤지컬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토니상을 안겼다. 이디나 멘젤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엘사 역으로 유명하다. <겨울왕국>의 대표곡 ‘렛잇고(Let it GO)’ 같은 노래는 고음역대 가창력을 요구하는 노래다. <위키드>의 대표곡 ‘디파잉 그래비티’ 같은 노래를 훌륭하게 소화해낸 덕분에 엘사 배역을 따낸 게 아닌가 싶다.
앞서 영화 <위키드>에서 엘파바 역에 흑인 배우 신시아 에리보가 캐스팅된 것을 언급했다. 널리 알려진 뮤지컬 <위키드>의 포스터에 묘사된 녹색 피부의 서쪽 마녀가 바로 엘파바(사진)다. 브로드웨이에서 상연된 뮤지컬 위키드의 역대 엘파바 역을 맡은 배우들의 프로필 사진을 보면 1대 이디나 멘젤부터 최근까지 거의 다 백인이 얼굴에 녹색 분칠을 하고 역을 맡았다. 브로드웨이에서 풀타임으로 엘파바 역을 맡은 흑인 배우는 올해 3월 렌시아 케베데가 처음이라고 하니, 뮤지컬이 오히려 영화보다 늦은 셈이다. 엘파바에 비해 글린다 역의 최초 흑인 배우는 상대적으로 이른 시점이다. 브리티니 존슨이라는 배우가 2022년 2월 처음 맡았다고 한다.
앞서 2편의 <위키드> 작품을 연출한 존 추 감독이 소설과 뮤지컬 <위키드>의 ‘찐팬’이라는 점을 거론했는데, 사실 신시아 에리보나 글린다 역을 맡은 아리아나 그란데의 연기를 보면 이들 역시 소설과 뮤지컬의 열렬한 추종자라는 게 느껴진다. 두 주연의 표정 연기나 노래를 보면 캐릭터를 완벽히 이해·장악하지 않고선 나올 수 없는 바이브와 텐션이다. 서울 용산에서 진행된 시사회는 아이맥스관에서 이뤄졌다. 볼 계획이 있다면 되도록 화면이 큰 상영관에서 보길 추천한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