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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8회 탄소중립과 에너지 정책 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성장지향형 그린 트랜스포메이션(GX)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규제 일변도의 탈탄소 정책에서 벗어나, 산업 전환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탈탄소 기술 확보에 우선 초점을 둬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10년간 규제 중심으로 기후대응정책을 펼쳐온 주요국들조차 완화 추세로 전환 오리지널바다이야기 된 상태다. 친환경 투자 증가세도 둔화세로 접어들었다. 한국의 산업구조, 제조현장의 현실을 반영해, 탈탄소 기술 확보를 향한 과감한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목소리다. 최근 정부가 '2035 NDC(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강화하면서, 재계 및 산업계 고민이 커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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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성장 동시에 고려한 日 GX정책 사례 주목
최 회장은 1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에서 상의과 서울대가 공동으로 개최한 '제8회 탄소중립과 에너지 정책 세미나' 개회사에서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기술 상용화 지연 등으로 국내 기업들은 생존과 경쟁력 유지라는 이중 압박을 받고 있어 현실적으로 이행 야마토연타 가능한 전략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10년간 국제사회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규제를 강화해왔지만 최근 이러한 흐름이 변화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최 회장은 일본 정부가 추진 중인 그린 트랜스포메이션(GX)전략을 언급하며 한국도 유사한 정책 패키지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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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8회 탄소중립과 에너지 정책 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대한상공회의소 지난 5월 29일자 자료 손오공릴게임예시 발췌



정부는 지난달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확정하고 2035년까지 온실가스를 지난 2018년 대비 53~61%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기존 48% 목표도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주장해온 산업계는 강한 우려와 함께 탄소감축 정책의 현실적 이행을 위한 재정·제도적 지원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한국과 유사한 산업구조를 갖고 있는 일본은 환경과 경제성장, 기술을 동시에 고려하는 그린 트랜스포메이션(GX)전략을 추진 중이다. 일본은 2023년 ‘GX 추진법’을 법제화하고 'GX 경제이행채권'을 발행하는 등 향후 10년간 150조엔 규모의 민관 투자계획을 수립했다. 특히 보조금, 세제혜택, 전환금융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기업의 자발적 탄소감축과 기술전환을 촉진하면서 탄소중립을 산업 고도화와 신성장 동력 창출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규제 중심'이 아닌, '기업 참여'와 '인센티브 중심'의 국가성장전략으로 재설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 회장은 "일본은 공급망, 에너지 시스템, 산업 구조가 한국과 유사하기 때문에 협력 분야가 상당히 많을 수 있다"며 "양국이 그린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을 공동 설계하고, 기술 실증이나 표준 정의, 시장 창출을 추진한다면 아시아 그린 트랜스포메이션 생태계를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른바 '아시아형 그린 트랜스포메이션(GX) 전략'이라고 명명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유홍림 서울대 총장은 이런 관점에서 "재생에너지와 에너지 효율, 전력망 디지털화 등 분야에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 "규제 강화만으로는 탄소중립 어렵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위원(왼쪽)과 조흥종 단국대 교수. 대한상의 제공



전문가들은 규제 중심의 국가 탄소중립 전략이 한계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한국의 주력 산업구조 자체가 에너지를 많이 사용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인 만큼, 친환경 기술 확보와 이를 위한 지원에 초점을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업의 기술개발, 정부의 세제·재정이 결합한 '패키지형 탄소중립 전략'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 산업이 어떤 구조로 성장할 것인지에 대한 장기 비전과 사회적 공감대가 선행돼야 한다"며 "규제 강화만으로는 기업 활동이 위축될 수 있기 때문에 혁신 기술 중심의 정책 전환으로 산업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효고현 고베 소재 액화수소하역기지. 사진=조은효 특파원



일본의 경우 △약 190조원(20조엔) 규모의 녹색 전환(GX) 이행채 발행 △탄소가격제 도입 △전환금융 활성화 △세제·보조금 등 금융 인센티브를 결합한 종합 패키지를 통해 성장과 탈탄소, 에너지 안보를 동시에 추진 중이다.
한국 산업은 감축 난도가 높은 업종이 많아 기술개발과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조홍종 단국대 교수도 "철강·석유화학·시멘트 등 업종은 기존 기술만으로는 탄소 감축에 한계가 있다"며 "정부가 중장기 로드맵을 제시하고 이를 뒷받침할 기술개발 투자와 제도적 지원을 강화해 민간 혁신이 선순환되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실증 지원 확대를 필두로, △민간투자 유인 △규제 합리화 △인력·인프라 기반 강화 등 통합적 지원 체계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규제 중심 접근만으로는 산업 전환을 충분히 뒷받침하기 어렵다는 점이 확인된 만큼 기술혁신·금융·인력 등 전환 핵심 요소를 정부가 통합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전했다.

기후테크 스타트업 대표로 참석한 이칠환 ㈜빈센 대표이사는 "과도한 사전 규제와 부처 간 분절된 인허가 절차가 기후테크의 확산을 지연시키고 있다"며 "규제 샌드박스 확대와 실증 특례 허용, 인허가 표준화 등 혁신 친화적 체계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행사에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위성곤 국회 기후위기특위 위원장, 유홍림 서울대 총장 등 정부·학계·산업계·시민단체 관계자 약 400명이 참석했다. 탄소중립 및 에너지 정책 세미나는 지난 2022년 최 회장의 제안으로 시작돼 올해로 8회째를 맞았다. 국가적 과제인 탄소중립과 에너지 해법을 논의하기 위한 산·학·연·정 연계형 세미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이동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