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대의 불안이 소환한 '영웅'
2014년 여름 개봉한 영화 '명량'은 1,76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대한민국 영화 관객 수 1위를 기록했다. 현재까지 깨지지 않는 이 압도적 숫자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당시 한국 사회를 지배한 것은 국가 시스템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이었다.
바다와 땅을 가르는 연이은 대형 참사와 같은 사건들이 발생했고, 이 과정에서 나타난 지도층의 무능한 대처. 국민 대부분이 느끼는 좌절감과 무력감이 극에 달했던 한 해이기도 했다.
이 시기 영화 '명량'은 척박한 전시 상황에도 12척의 배를 끌고 책
릴게임야마토 임감과 용기를 발휘한 이순신의 서사를 관객에게 제공했다.
따라서 영화 '명량'이 개봉 12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는 사실은, 이 영화가 대중의 심리적 갈증을 얼마나 정확히 건드렸는지 방증하는 수치이다.
말하자면 영화 '명량'은 사람들이 원했던 지도자의 초상을 스크린에 소환해 2014년 당시 절망의 시공간 속에서 시대
릴게임바다이야기 정신과 공명한 영화다.
영화 ‘명량’(사진 : CJ ENM 제공)
■ 함께 만드는 '기적'
더욱 중요한 것은 이 승리가 이순신 개인의 초월적인 능력만으로 완성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게임몰릴게임 영화 '명량'은 패잔병들이 용기를 내어 싸우고, 피난선에 타고 있던 백성들이 노를 저어 물길을 터주는 장면을 통해 승리의 결정적인 순간을 그려낸다.
이는 국가 위기 극복의 힘이 결국 민초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연대에서 비롯된다는 강렬한 메시지를 던진다.
그러므로 영화 '명량'은 당시 한국 사회가 갈망했던 '위에서 내려오는
야마토게임예시 구원'이 아니라, '함께 만드는 기적'이라는 공동체적 서사를 제공함으로써 국민적 신화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이러한 메시지를 스크린에 설득력 있게 구현하는 데는 주연배우 최민식의 존재감도 큰 역할을 했다.
이순신이라는 민족적 영웅을 연기하기 위해 그가 바친 육체적, 정신적 몰입은 시대정신을 체화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릴게임몰메가 촬영이 진행될수록 최민식의 체중이 급격히 줄어, 몸에 맞춘 갑옷이 헐렁해질 정도였다는 의상감독의 증언은 배우가 짊어졌을 역할의 무게와 고독을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영화 '명량'은 이순신을 이미 완성된 영웅이 아닌, '고독과 책임감'이라는 무게에 짓눌려 고뇌하는 인물로 설정함으로써 관객이 위인전을 보는 것을 넘어 함께 공포를 극복하도록 감정적으로 동화시킨다.
영화 ‘명량’(사진 : CJ ENM 제공)
■ 스펙터클이 증폭시킨 절박함 : '기술'이 '서사'를 만날 때
영화 '명량'은 이 시대적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한국 영화사상 전례 없는 기술적 도전을 감행했다.
총 128분의 러닝타임 중 무려 61분을 명량 해전 단일 시퀀스에 과감하게 할애했다.
영화의 절반가량을 극한의 전투 장면으로 채우면서도 서사의 긴장감을 놓치지 않았으며, 이는 한국 영화가 대규모 해상 액션 블록버스터를 성공적으로 기획하고 구현할 수 있는 수준에 올라섰다는 증거이다.
특히 VFX(시각특수효과) 기술은 메시지를 극대화하는 핵심 도구였다.
총 64만 8천 시간에 달하는 작업을 통해 8척의 실제 배를 기반으로 330척의 대함대가 충돌하는 장대한 해전 시퀀스가 완성되었다.
엄청난 기술력과 자본이 투입된 이 스펙터클은, 역설적으로 조선 수군 12척이 직면한 위기감과 고립된 이순신의 고독을 극한까지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
330척의 왜군 함대가 화면을 가득 메울수록, 12척의 조선 수군이 느꼈을 절망은 더욱 생생하게 전달된다.
기술이 오락성을 제공하는 동시에, '압도적 열세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책임감'이라는 서사의 절박함을 심화시키는 도구로 활용된 것이다.
영화 ‘명량’(사진 : CJ ENM 제공)
■ 지속 가능한 신화의 자원, '명량'
영화 '명량'은 한국 사회의 집단적 불안과 갈망을 정확히 읽어낸 우리 시대의 영화다.
절망의 시대에 우리를 구원할 용기와 리더십은 어디에 있는가.
"이 시대가 헛헛하고 민족상잔의 전쟁 트라우마를 겪었기 때문에 인류사적으로 빛나는 역사적 영웅을 소환할 필요가 있었다"라고 김한민 감독이 답한 바 있다.
그는 영화 '명량'을 통해 한국인들에게 이순신이라는 영웅 서사가 여전히 유효한 신화의 자원임을 보여준 것이다.
시대의 상처를 읽고 그것을 치유하는 서사의 힘. 한국 영화사에서 '명량'이 기억되어야 할 진짜 이유다.
● 영화 '명량' 이야기
영화 ‘명량’(사진 : CJ ENM 제공)
하나,시놉시스에는 ‘330척에 달하는 왜군의 배’로 표기되어 있지만 330척의 배는 오류로 밝혀졌고 실제 왜선의 수는 133척이었다.둘,영화 '명량'에는 수백 척의 배가 등장하지만 실제로 제작된 판옥선은 8척뿐이었다.제작진은 64만 8천 시간에 달하는 VFX(시각특수효과, 컴퓨터그래픽) 작업을 통해 대함대를 완성했다.이는 배의 움직임과 파도의 물리적 현상을 수학적으로 계산해 만든 고도의 물리 시뮬레이션 결과이기도 하다.셋,영화 '명량'의 OST는 체코 내셔널심포니오케스트라가 연주했다. 전통 국악기는 사용되지 않았다.김태성 음악감독은 "관악기가 주로 사용된 왜군의 음악과 다르게 조선군의 음악은 현악기, 피아노와 신시사이저 선율 등 사극 음악이라면 쓰지 않을 것 같은 악기들로 구성해 사극의 전형성에서 벗어나고자 했다."라고 밝혔다.
글 : 영화평론가 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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