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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엔믹스가 지난달 29~30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첫 월드투어 ‘에피소드 1: 제로 프런티어’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제이와이피(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엔믹스와 올데이프로젝트가 최근 케이(K)팝 판에서 가장 눈에 띄는 두 팀으로 떠올랐다. 엔믹스는 데뷔 3년 만에 첫 정규 앨범을 히트시키며 반전을 만들었고, 올데이프로젝트는 데뷔 직후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공통적으로 또렷한 멜로디와 레트로 감성을 앞세웠다는 점에서 최근 케이팝의 흐름을 상징하는 사례로 꼽힌다.
온라인골드몽 엔믹스는 지난 10월 발표한 정규 앨범 ‘블루 밸런타인’으로 데뷔 이후 가장 큰 반응을 얻고 있다. 동명 타이틀곡은 멜론 톱100 일간·주간·월간 1위에 올랐는데, 2022년 데뷔 이후 첫 기록이다. 음악방송에서도 연달아 1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29~30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시작한 첫 월드투어 ‘에피소드 1: 제로 프런티어’ 이틀 공연은 체리마스터모바일 전석 매진됐다.



엔믹스. 제이와이피(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초반 행보는 지금과 달랐다. 데뷔 당시 소속사 제이와이피(JYP)엔터테인먼트는 장르가 급격하게 전환되는 ‘믹스팝’ 구조를 앞세웠다. 실험적인 구성이 참 모바일바다이야기하는법 신하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난해하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이후 발표한 ‘러브 미 라이크 디스’ 등이 일부 성과를 냈지만, 대표적인 히트곡이 없다는 지적이 따라왔다.
‘블루 밸런타인’은 기존 믹스팝의 복잡한 구조를 간결하게 다듬고 멜로디 중심으로 재정비했다. 팝록 느낌의 후렴, 직선적인 멜로디 라인, 멤버별 음색을 활용한 보컬 구성 등이 골드몽게임 반응을 이끌었다. 대중성 강화와 음악적 안정감을 동시에 확보하며 방향성이 분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3년에 걸친 엔믹스의 점진적 상승 곡선은 ‘6개월 안에 못 뜨면 사장된다’는 걸그룹의 법칙을 깨는 사례이기도 하다.



올데이프로젝트. 더블랙레이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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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올데이프로젝트는 데뷔와 동시에 빠르게 시장을 점령한 사례다. 블랙핑크 신화 테디가 이끄는 더블랙레이블이 처음 선보이는 혼성 아이돌이라는 점부터 화제였다. 8년 만에 등장한 케이팝 혼성 그룹이라는 점, 하이브 걸그룹 아일릿에서 데뷔 직전 탈퇴해 둥지를 옮긴 영서와 정유경 신세계 회장의 딸 애니가 참여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지난 6월 발표한 데뷔곡 ‘페이머스’는 힙합·알앤비(R&B) 장르 위에 직관적인 훅을 얹어 발표 직후 음악방송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지난달 발표한 싱글 ‘원 모어 타임’은 2000년대 클럽 사운드를 연상시키는 하우스·디스코 리듬의 노래로, 발표 직후 실시간 차트 1위에 오르는 등 음원차트 최상위권에 안착했다. 남녀가 교차하는 보컬·랩 구조, 간결한 영어 훅 등이 혼성 그룹 특유의 매력을 강화했다. 오는 8일 발표 예정인 첫 미니앨범(EP) ‘올데이프로젝트’는 팀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데이프로젝트. 더블랙레이블 제공


두 팀은 성장 속도와 전략이 다르지만, 레트로 기반의 명확한 멜로디와 직관적 구성으로 시장의 취향 변화에 정확히 호응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조혜림 음악콘텐츠 기획자는 “엔믹스의 뒤늦은 돌풍은 ‘실력의 재발견’에 가깝다. 최근 곡들은 팀의 보컬·퍼포먼스 역량을 전면에 배치하며 대중성과 완성도를 동시에 확보했다”며 “올데이프로젝트는 단순한 신인이 아니라 더블랙레이블 특유의 감성을 아이돌 포맷에 옮겨놓은 사례다. 힙합 기반 퍼포먼스의 신선함이 빠르게 화제성을 만들며 신인답지 않은 존재감을 증명했다”고 짚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