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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이천에 사는 맞벌이 부부 이웅연(55)씨와 캄보디아 출신 아내 케 스레이맘(40·한국명 민서연)씨는 요즘 세 자녀와 둘러앉아 먹는 저녁 식사 시간이 가장 기다려진다. 큰아들 주원(10)이가 방과 후 요리 수업에서 배워 만든 각종 ‘일품 요리’를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주원이가 삶은 계란 껍데기를 일일이 까서 간장 국물에 뭉근하게 끓여 만드는 ‘계란 장조림’은 이 부부와 어린이집에 다니는 두 딸 주향(4), 주하(2)에게도 최고 인기 메뉴다. 아빠 이씨는 “일하는 엄마·아빠가 바빠서 끼니 거를까 봐, 그리고 어린 두 동생을 위해 거의 매일 맛난 요리를 우주전함야마토게임 하는 아들이 그렇게 기특할 수가 없다”고 했다.



김지호 기자 경기도 이천에 사는 이웅연(오른쪽)씨와 캄보디아 출신 아내 케 스레이맘(한국명 민서연)씨가 12일 자택에서 세 자녀와 함께 있는 모습. 세 자녀는 왼쪽 위부터 반시계 방향으로 막내 딸 주하, 아들 주원, 둘째 주 바다이야기게임기 향.


이씨는 작은 개척 교회 목사다. 캄보디아 등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을 상대로 선교 활동을 하면서 한국어를 가르친다. 10여 년 전 교회에 한글을 배우러 찾아온 지금의 아내를 만났다. 이씨는 당시를 생각하면 지금도 웃음이 난다고 했다. “타지에서 웃음을 잃지 않고 성실하게 사는 모습에 반했어요. 바다이야기#릴게임 한글 수업반 외국인 학생들과 식사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우리 사귀자’고 선포하듯 고백해 사귀게 됐죠. 그리고 몇 달 안 돼 바로 결혼에 골인했습니다.”
이씨는 40대 중반에 운명의 짝을 만났지만 결혼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수입이 부족했던 이씨는 가장으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투잡’을 뛰기 시작했다. 낮에는 교회 일을 하다가, 저녁이 되 모바일바다이야기 면 대리기사로 근무했다. 이씨는 “어렵게 모은 돈으로 작은 신혼집을 구했는데 사기를 당해 그 집에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3개월간 아내와 자동차에서 추운 겨울을 지내야 했다”며 “그래도 불평 한마디 없이 묵묵히 제 곁을 지켜준 아내 덕분에 힘든 시간을 이겨냈다”고 했다. 아내는 한국의 이주 동남아 노동자에게 각종 식재료를 파는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며 살림에 릴게임바다이야기 보탬이 되고 있다.
2015년 첫째 주원이가 태어났다. 이씨는 “내가 결혼하게 될지도, 날 닮은 아이를 갖게 될지도 전엔 생각지 못했기 때문에 아이가 태어난 순간은 감격 그 자체였다”며 “지금도 주원이를 보면 갓 태어난 신생아를 받아들고 ‘내가 얘를 어떻게 안아야 하지?’ 속으로 벌벌 떨던 순간이 생생히 떠오른다”고 했다. 첫째가 태어나면서 집 안 분위기도 한층 밝아졌다고 한다. 이씨는 “태어나서 우리 부모님이 그렇게 기뻐하는 모습을 처음 봤다”며 “특히 어머니는 평소 목소리 톤이 차분하고 조용하신 분인데 주원이만 보면 톤이 엄청 올라가고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만면에 미소를 띠셨다”고 했다. 아이가 주는 기쁨을 뒤늦게 깨달은 부부는 어려운 형편에도 자녀를 더 갖기로 다짐했다. 그렇게 2021년 딸 주향, 2년 뒤인 2023년 주하를 낳았다. 세 자녀는 각자 서로 다른 개성을 뽐낸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아들 주원이는 유튜브로 요리 방송을 찾아보고 따라 할 정도로 요리에 푹 빠졌다. 장래 희망도 ‘셰프’다. 끼가 많은 둘째 주향이는 TV에서 아이돌 그룹이 나오면 큰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춘다. 막내 주하는 세 자녀 중 가장 애교가 많다.
집 안 사정도 나아지고 있다. 반지하, 월셋방을 전전한 끝에 지금의 33평짜리 임대 주택에 둥지를 틀었다. 케 스레이맘씨는 “다섯 가족이 이렇게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기까지 워낙 힘든 일이 많아서 지금은 어느 때보다 감사한 마음이 크다”며 “든든한 남편과 보석같이 빛나는 우리 세 아이가 있었기에 견딜 수 있었다”고 했다.
부부는 아이들의 자라는 모습을 담기 위해 올 5월부터는 ‘일상TV’라는 유튜브 계정을 만들고 자녀들의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어린이집 하원길에 손에 쥐여준 요구르트를 들고 ‘꺄르르’ 웃는 막내딸, 엄마에게 과외를 받아 캄보디아어를 술술 말하는 아들, 동남아 과일을 먹음직스럽게 먹는 첫째 딸의 모습을 담았다. 케 스레이맘씨는 “아이들과 즐거웠던 순간의 모습을 하나씩 꺼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며 “영상을 볼 때마다 세 아이가 어쩌면 저렇게 색깔이 다를까 생각하면 신기할 따름”이라고 했다.
다섯 가족은 내년 4월 케 스레이맘씨의 고향인 캄보디아로 떠나는 첫 가족 여행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캄보디아의 전통 설 명절인 ‘쫄츠남’에 맞춰 온 가족이 ‘완전체’로 처음 놀러 가는 것이다. 가장 들떠 있는 건 아빠 이씨다. “제가 살면서 딱 부러지게 잘한 일이 많지 않지만, 아내를 만나 우리 아이들을 낳은 일만은 세상 무엇보다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나중에 아이들도 제 이런 마음을 알아주겠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조선일보가 공동 기획합니다. 위원회 유튜브에서 관련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선물한 행복을 공유하고 싶은 분들은 위원회(betterfuture@korea.kr)로 사연을 보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