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학문적 사기사건 폭로한 PD저널리즘 상징적 사건 '황우석 신화' 만들었던 언론 "스스로 검증 포기"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



▲2005년 11월22일 MBC PD수첩'황우석 신화의 난자의혹'편.



정확히 20년 전인 2005년 11월22일, MBC PD수첩이 '황우석 신화의 난자의혹'편을 방송했다. 황우석 박사의 논문 조작과 줄기세포의 진실을 폭로하는 출발이 된 방송이다. '전 국민과 세계를 상대로 한 희대의 학문적 바다이야기게임장 사기 사건'인 황우석 사태는 한국 사회 PD저널리즘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이다.

1999년 복제소 '영롱이'부터 2005년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까지 '황우석 신화'를 만든 건 언론이었다. 당시 논문이 나오지도 않았는데 황 박사 말만 믿고 백두산 호랑이의 복제를 기대하는 기사가 쏟아졌다. 당시 상황을 두고 바다이야기예시야마토게임 우희종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장은 “언론은 황우석 교수의 사이언스 논문 조작 사건의 여건을 제공한 측면이 있다. 복제 동물 논문이 없었음에도 '국가대표 과학자'라고 띄우며 검증을 스스로 포기했다. 과학 전문 기자들의 전문성은 떨어졌고 취재원과 지나치게 유착했다. 자신들이 과학을 전공했다는 사실에 매몰됐을 뿐 고민이 없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릴게임몰 2005년 황우석 박사는 세계적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줄기세포 논문을 발표했다. 줄기세포를 통해 난치병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국익 프레임에 더해지며 폭발적으로 커졌다. PD수첩 제작진은 줄기세포 11개 진위에 주목했다. 제작진과 제보자를 향한 낙인과 광기는 상당했다. 핵심 제보자였던 류영준 강원대 의대 병리학과 교수는 훗날 미디어오 사이다릴게임 늘과 인터뷰에서 “황우석 지지자들보다 기자들이 많이 괴롭혔다. 일부 기자들은 밧줄을 타고 창문을 통해 집에 마구 들어오고 그랬다. 기자들의 24시간 뻗치기와 추격전은 기본이었다. 언론은 한학수와 최승호 PD의 경우 '빨갱이' 프레임으로, 나는 스승을 배신한 '배신자' 프레임으로 족쇄를 채웠다. 황우석에 동조했던 기자들은 황우석을 끝까지 믿었다”고 회상했다. 바다이야기룰



▲2005년 당시 MBC PD수첩 한학수PD.



2005년 당시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말하자면 PD수첩은, 2002년 안정환의 이탈리아전 결승 헤딩골은 카메라 사각이어서 제대로 잡히지 않아 그렇지 사실은 안정환의 핸들링이었다는 것을 온갖 자료를 동원해 증명해내고 또 손에 닿은 것을 알면서도 아무 말 하지 않은 안정환은 거짓말쟁이라는 걸 다큐멘터리로 만들어 입증한 꼴”이라고 주장했다. 송호근 서울대 교수는 “'PD수첩'의 행위는 탱크를 앞세워 대학을 점령했던 군부정권보다 더 '군부적'이다. 연구자. 실험 결과. 시료. 방법 등을 일일이 점검했으며, 성과가 가짜가 아니냐고 다그치기까지 했다. 이쯤 되면, 경계 넘기를 지나 한국의 모든 대학과 대학교수가 방송사의 취재권력에 무릎 꿇기를 다그친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스타PD와 노조위원장 출신 CP의 과욕>이란 기사에서 “한학수 PD는 학창 시절 총학생회 등에서 일하며 PD(민중·민주) 계열 운동권으로 활동했고, 최근엔 민주노동당에 관심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승호 CP는 2003년 3월부터 2005년 3월까지 MBC 노조위원장으로 재직했으며, 최문순 사장과 '코드'가 맞는 인물로 꼽혀왔다”며 색깔론을 제기했다. 사내에서도 저항은 적지 않았다. MBC 기자들은 2005년 12월11일 방송 예정됐던 PD수첩 황우석 논문 조작 의혹 보도를 막기 위한 결의문을 최문순 MBC 사장에게 전달했다.
당시 과학저술가 김동광씨는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언론은 '과학언론'이라기보다는 '황우석 교수 녹음기'에 가깝다. 언론이 특종 제조자에 '예속'돼 스타 과학자를 만들어내는 데 한 축을 담당하면서 공론장 역할은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실제로 황 박사의 연구 성과를 국제사회에 알리는 데 도움을 준 미국 피츠버그대 제럴드 섀튼 교수마저 황 박사와 결별을 선언하고 네이처지가 연구 과정에 윤리 문제가 있다고 보도했을 당시에도 국내 언론은 '줄기세포 연구의 패권 다툼'으로 보도하며 본질을 놓쳤다.
황우석 사태를 다룬 박해일 주연의 영화 <제보자>(2014)는 17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PD님, 진실과 국익 중에 어는 것이 우선인가요.” 영화 속 제보자의 질문에 PD는 망설임 없이 답했다. “진실이 우선이죠. 그게 국익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학수 MBC PD는 '황우석 신화'에 도전했고, 국장책임제로 제작 자율성을 보장하며 외압을 막아낼 수 있었던 MBC 시사교양국이 그를 지켜냈다.



▲2005년 12월 당시 기자회견을 열어 황우석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혔던 PD수첩 최승호 CP와 한학수 PD.



최승호PD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취재를 한 한학수PD와 저는 '일단 난자 의혹을 방송하면 황우석에 대한 열광이 좀 가라앉을 테니 그때 줄기세포 조작 문제를 방송하자'는 생각이었는데, 그것은 완전한 오산이었다”며 20년 전 오늘을 회상했다. 최승호PD는 “광고주들이 이른바 황빠(황우석 지지자)들의 압박에 못 이겨 다 떨어져 나가고 MBC 직원 자녀들은 학교에서 '너네 아빠 MBC 다니지?'라는 말을 들었던 시기”라고 전한 뒤 “국익과 진실 중에 무엇이 중요하냐는 질문이 가치 있었던 시기”라고 밝혔다. 최PD는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우리 사회는 더 앞으로 나갔을까”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기자 admin@119sh.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