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대통령 1호 명령,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전임 정부의 증시 부양 기조였던 ‘밸류업’ 정책이 사실상 폐기 수순에 접어들고 ‘부스트업’으로 명칭과 전략을 전환할 전망이다. 정책 시행 1년여간 기업 참여 저조, 정치 리스크 국가장학금 생활비대출만 등으로 기대에 못 미친 밸류업 정책이 새 정부 하에서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30일 도입된 ‘밸류업 지수’는 992.13에서 이재명 대통령 당선 전날인 이달 2일 1071.29까지 상승하며 7.9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동일 지수를 1년 전부터 시뮬레이션했을 경우 상승률은 4.4 파산면책 1%에 그쳤다. 지수 도입 당시 ‘코스피 3000 재도약의 마중물’이라는 기대를 모았지만 실질적 체감 효과는 미미했다는 평가다. 밸류업 정책의 핵심 축이었던 기업 자율 공시도 부진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전체 상장사 약 2600개사 중 자율 공시에 참여한 기업은 153개사에 불과해 참여율은 6%대에 머물렀다. 황용식 세종대 ibk기업은행 교수는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공시를 해야 하는 구조인데 행정적 이유 등으로 참여를 회피한 것으로 보인다”며 “밸류업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인센티브가 얼마나 설계됐는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윤선중 동국대 교수 역시 “정책 방향성과 취지는 옳았지만 구체적인 세제 혜택이나 실행 가능한 방안은 논의에만 그쳤다”며 “결국 절반의 성공에 불과 종합신용인증서 했다”고 평가했다. 밸류업 정책에 결정적 타격을 입힌 것은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었다. 비상계엄 선포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정책 지속가능성에 의심을 받았다. 정권 교체기 마다 정책이 바뀌면서 기업들도 밸류업을 ‘반짝 이벤트’로 간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시 부양의 핵심인 해외 자본 유입도 기대에 못 미쳤다. 전문가 자유적금 이자 들은 밸류업이 당초 목표였던 외국인 투자자 유치에는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황 교수는 “한국 기업의 낮은 배당성향과 오너 중심 경영 구조는 해외 투자자들이 꾸준히 지적해온 문제”라며 “밸류업은 결국 지배구조 개선과 연결돼야 실효성이 있다”고 말했다. 윤 교수도 “금융주를 중심으로 PBR 개선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제조·IT 등 대형주로의 확산은 이뤄지지 못했다”며 정책 효과의 확장성에 한계를 지적했다. 새 정부는 밸류업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정책명을 ‘부스트업’으로 바꾸고, 상법 개정을 통해 실행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상법 개정안에는 이사 충실 의무를 전체 주주로 확대해 일반주주 보호를 강화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아울러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추진한다. 국내 기업들이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수단으로 활용하는 관행을 막고 주주환원율을 높이려는 취지다. 윤 교수는 “새 정부는 입법권을 갖고 있는 만큼 세금이나 세법·상법 개정안 등을 직접 추진할 수 있어 기업들을 대상으로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당근과 채찍’ 정책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정책 실효성 측면에서 기대해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황 교수 역시 상법 개정안이 지배 구조 개선에 효과적일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단순히 기업이 자발적으로 공시해 투명성을 높이자는 막연한 접근 방식은 통하지 않는다”라며 “전체 주주로 이사 충실 의무를 확대하면 지배구조 개선 차원에서 실효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 가치 제고에 즉각적으로 참여하는 기업이 늘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기업 입장에서는 상법 개정안 등 지배구조 관련 법안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다. 소액 주주의 민사소송 증가 등으로 기업 경영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