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누가 제주도 가냐는 말에 사람 몰리지 않아 여행하기 좋겠다 싶었는데 항공권 구하기부터 너무 힘드네요." 30대 회사원 이모 씨는 이번 황금연휴에 떠나려던 제주 여행을 포기했다. 항공권이 매진됐기 때문이다. 이 씨는 "근무 일정을 수개월 전 미리 알 수 없어 보통 2~3주 전 여행을 계획한다"며 "언제든 떠나기 쉽겠다고 생각했는데 제주도 인기가 다시 높아지고 있나 싶다"고 말했다. 국내 여행 통계에서 여행객 감소로 업계가 고전하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른 제주에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일 임시공휴일부터 일 별내 쌍용예가 요일까지 최장 6일간의 황금연휴에 일부 좌석을 제외한 항공권은 매진됐다. 지난해 각종 논란으로 내국인 관광객이 외면하면서 위기감이 감돌았던 제주 관광업계는 지금이 관광 회복의 골든타임으로 보고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황금연휴 기간 대형항공사(FSC)의 김포-제주노선 항공권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저비용항공사(LCC) 한국신용평가정보 노선도 일부 좌석을 제외하곤 모두 동났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한 데다 잇따른 논란에 내국인 관광객에게 외면받았던 것과는 대비된다. 업계에선 고환율 고물가에 황금연휴 기간 국내 여행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하면서도 제주 관광 회복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앞서 제주도는 내국인 관광객이 급 이상 시 감했다. 지난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한 비계 삼겹살, 해수욕장 평상 갑질 등 바가지 논란이 확산하면서다. 당시 누리꾼들은 "바가지 갑질에 제주 안 간다", "그 돈이면 해외 간다"는 부정적 반응이 쏟아졌다. 이 같은 인식에 올해도 1월부터 4월까지 입도객 수는 약 332만명으로 전년(385만명) 대비 13.7% 줄었다. 감소세를 면치 못하던 관광 중소기업진흥공단 연수원 객 수는 5월 초 황금연휴에 힘입어 증가세로 전환했다. 도에 따르면 지난 4월 30일 전년 대비 일일 내국인 제주 관광객 수는 5.3% 늘었고, 5월1일(6.9%), 2일(18.8%) 상승세로 전환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환율, 고물가에 제주를 비롯한 국내 여행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고?있다"면서도 "지난해 바가지 논란에 해외보다 비싼 여행지라는 오명을 썼지만, 최근 업계가 '착한?가격' 확산에 동참하면서 부정적 이미지도 걷히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는 지난 1월부터 주요 식음업장 가격을 인하하며 '착한?가격' 확산에 나서고 있다. 뷔페 그랜드 키친의 디너 가격은 기존 14만원에서 9만9000원으로 내렸고, 38층 '포차'의 소주와 맥주 가격을 6000원으로 책정했다. 제주도는 도내 착한가격업소 중 음식업종 245곳에서 네이버페이로 결제하면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행사를 기존 5월 한시?운영에서 연말까지 연장했다. 지역 물가 안정을 위해 기간을 늘렸다는 설명이다. 또한 오는 24일 본격 개장을 앞둔 주요 해수욕장 물품 대여료를 지난해와 동일하게 운영한다. 작년 해수욕장 평상과 파라솔 대여 가격을 최대 50% 인하한 바 있다. 제주 관광업계에선 황금연휴에만 여행객이 집중되는 일시적 효과가 아닌 관광객이 다시 찾고 싶은 여행지라는 인식을 키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주 호텔업계 관계자는 "성수기를 앞두고 이른 여름휴가를 떠나는 여행 수요가 늘어나면서 예약도 오름세를 보이고?있다"면서도 "성수기는 물론 언제든 제주를 다시 찾을 수 있도록 관광 이미지 개선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부정적 인식 확산 속에서도 제주를 방문한 여행객이 좋은 이미지를 갖고 일상으로 돌아가면 다음에 재방문, 다른 이들의 여행지 선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관광하기 좋은 도시 이미지를 잘 만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제주도는 관광객 증가 추세가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도는 오는 7일부터 8일까지 경기 여주프리미엄아울렛에서 '제주에서 만난, 당신의 여름'을 주제로 관광 팝업스토어 '제주의 선물?인(in) 여주' 행사를 개최한다. 내국인 방문객이 많아 관광 홍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희찬 제주도 관광교류국장은 "그동안 위축됐던 관광업계가 회복세를 보이는 지금이 제주 관광 홍보를 본격화할 적기"라며 "수도권 거점에서 제주를 직접 체험할 기회를 제공해 제주의 매력을 느낀 관광객들이 실제 제주를 방문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