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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정민경 기자]
▲영화 '신명' 예고편 가운데 갈무리.
6월2일 개봉을 앞둔 오컬트 정치 영화 '신명' 제작보고회 현장에서 계엄, 권력, 대통령과 영부인 모티브를 둘러싼 민감한 발언이 쏟아졌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연상케 한다는 이유로 화제를 모은 이 영화는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넘나들며 대선을 앞 목적물 두고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영화에는 주술에 빠진 윤지희(김규리 분)와 함께, 대선 후보로 급부상한 검사 출신 정치인 김석일(주성환)이 등장하고, 이들을 좇는 탐사보도 PD와 기자들이 등장한다.
29일 오전 용산CGV에서 열린 영화 '신명' 제작보고회에서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는 극 중 대통령 손에 '王'자를 새기는 장 적금 이자 계산법 면, 대통령 부부가 무당의 말을 듣고 청와대가 아닌 국방부 청사로 들어가는 장면, 자신을 좇는 언론인에게 “거기는 내가 권력을 잡으면 무사하지 못할 거야”라는 대사, “저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습니다” 같은 대사가 공개됐다.
배우 김규리는 해당 영화에 출연하게 된 계기에 대해 “신명의 시나리오가 재미있었다. 시나리오를 읽은 날 매우 기묘한 슈퍼직장인 악몽을 꿨는데 그 공포감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며 “저는 평소에 공포 이야기를 좋아하고 무서워하지 않는데, 내가 이렇게까지 무서워하는 이야기라면 관객들이 재미있어할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29일 오전 용산CGV에서 영화 '신명'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신명'의 배 우리은행마이너스통장이율 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민경 기자.
안내상 “계엄 터지고 딸아들 절규, 나도 소리 얹고 싶었다”
영부인 윤지희를 좇는 탐사보도 PD역을 맡은 배우 안내상은 “솔직히 그동안 뉴스와 담을 쌓고,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도 없었 고용보험득실확인서 다. 그래서 처음에 시나리오를 읽고 너무 황당하고 허무맹랑하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면서 김규리 배우가 이걸 왜 하지? 미친 건가? 제정신인가? 생각하기도 했다. 그런데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진짜 이런 내용이 있다고?' 궁금증이 점점 들었다. 들여다보다가 정말 많이 놀랐다. 그러다 한번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안내상은 “세상에 담쌓고 있던 저였지만, 지난해 계엄이 터지고 제 딸과 아들이 밤에 나가서 소리 지르고, 절규하는 걸 지켜만 봤다”며 “나도 뭔가 말을 하고 싶었는데 방법을 몰랐다. 이번 기회로 나도 소리를 얹고 싶었다”고 말했다.
대통령 김석일 역을 맡은 배우 주성환은 “저는 귀촌하고 연극제를 준비하면서 대본을 쓰고 있었는데, 이 영화 시나리오를 받아봤다. 그런데 제가 쓰던 대본과 굉장히 비슷한 내용이 이 영화의 시나리오에 있었다”면서 “큰 아들이 이걸 보고 '아빠, 이거 하면 맞아 죽을 수도 있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찍는 내내 쫄깃쫄깃한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지금은 참여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우 명계남은 “이 작품의 모티브가 된 사건과 현상에 대해서, 누군가가 (영화로) 만들겠지 싶었다. 그런데 진짜 제작이 된다고 해서 그 용기에 존경심이 들었다”며 “문제성 있는 작품, 작은 역이라도 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영화를 기획한 정천수 열린공감TV PD는 “계엄 당일 저는 국회에 있었는데, 저녁 6시쯤 국회에서 나왔고, 그날 저녁 즈음 정치권에서 '계엄을 할 거라고 하더라'라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바로 그 날 계엄을 할 것이라는 생각은 못했다”며 “계엄 상황에 대해 극 영화보다는 픽션으로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해 이 영화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영화 '신명'의 예고편 가운데 갈무리.
블랙리스트 질문에 김규리 “언제까지 목줄처럼 그 질문… 불편하다” 울컥하기도
정천수 PD의 말에 제작 보고회 현장이 다소 당황한 기류가 흐른 시간도 있었다. 정천수 PD는 “이 영화를 기획하면서, 배우 캐스팅이 큰 문제였다. 그래서 많은 노력을 했는데 무게감 때문에 선뜻 이 역할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없었다. 다행히 현재 앞에 계신 분들이 배역을 맡아준다고 해서 감사하단 말씀을 드린다”면서 “일부 매체에서는 '좌빨 배우'만 모아놨다는 식의 이야기를 했다. 블랙리스트 배우도 있고, 그런 이야기였다”며 배우 김규리에게 질의를 했다.
이에 김규리는 “저 좀 (그런 질문에서) 놓아 주세요. 언제까지 (그런 질문으로) 목줄을. 이런 질문은 아주 불편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한테 질문 할 게 그것 밖에 없는가”라며 “몇 년이 지났는데”라며 촬영 중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돌리기도 했다.
안내상은 “저희 영화는 픽션인데, 자꾸 만들면서 PD님이 증거를 들이밀더라”라면서 “제가 영화 촬영 내내 '이거 만들어낸 거죠?'라고 물을 때마다 PD님은 어떤 증거들을 저에게 보여줬다. 어디까지가 픽션이고 어디까지가 논픽션인지 따지면서 보시면 재미있을 것”이라 말했다.
김규리는 영부인 역할을 하면서 부담감을 느끼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시나리오를 읽을 때 모든 것을 열어놓고 읽는다. 꼭 영부인이라서 어렵지는 않았다. 윤지희라는 역할은 보통 사람이 가지고 있는 '양면성', 그것을 넘어서 굉장히 여러 면을 가지고 있는 여자이기 때문에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제작 보고회에서는 영화 '신명'의 기존 개봉일이 5월28일이었는데 6월2일로 변경한 건에 대해 대선과의 연관성을 묻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정천수 열린공감TV PD는 “기자회견에서 밝히긴 곤란하지만 모 정당으로부터 개봉일과 관련된 압력이 있었다”는 답변을 하기도 했다.
정천수 PD는 제작보고회가 끝난 후 미디어오늘에 “특정 정당에서 이 영화에 대해 실제 정치 인물과 유사한 점이 있는데 선거법 문제는 없느냐는 식의 이야기가 나왔다고 한다. 실질적인 압력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멀티플렉스 쪽에 개봉일 관련 문의를 했다고 한다”며 “그래서 대선 이후로 개봉 날짜를 맞추자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저는 대선 전에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서 6월2일로 정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