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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해준송효
날짜 : 25-05-27
조회 :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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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범죄에 당한 피해자들은 입을 모아서 말한다. 보이스피싱이 어떤 범죄인지 잘 알고 있었다고, 하지만 범행 수법이 이토록 교묘할 줄은 몰랐다고, 거짓말에 속아 전 재산을 잃는 재앙이 자신에게 일어날지는 상상도 못했다고. 만에 하나에 대비해 화재 대응 요령을 익히듯 보이스피싱 대처법 역시 평소에 숙지해야 하는 이유다.
경찰청 웹매거진 ‘월간피싱제로’는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시작됐다. 월간피싱제로는 지난 1월 첫 호를 발간한 이후 매달 한 차례, 피싱 범죄 실태와 대응책을 담은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발행한다. 최신 범죄 수법 분석부터 예방법까지 망라하는 목돈모으기저축 이 웹매거진은 일반 국민이 실질적인 대응 요령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보이스피싱은 단순 금융사기를 넘어 피해자의 일상을 붕괴시키는 사회적 재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피해자들은 생계 기반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피해를 입고 있다.
문호준 경찰청 피싱 신한은행전세보증금대출 범죄수사계 경사가 ‘월간피싱제로’ 4월호를 들고 있다. [사진 = 문호준]
월간피싱제로 편집장을 맡고 있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형사국 피싱범죄수사계 소속 문호준 경사(31)는 최근 매일경제와 만나 “보이스피싱은 ‘경제적 살인’이나 다름없다. 평생 모은 돈을 잃는 데 그치지 않고 저축은행금리비교 , 최대한도까지 대출을 일으키고 이를 모조리 잃는 피해 사례도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보이스피싱 범죄는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지배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피싱범들은 자기들끼리 배역을 나누고 카드 배송원을 사칭한 전화로 시작해 검찰·금융감독원 등을 사칭하면서 피해자를 압박한다. 또 도청·위치추적이 가능한 악성 애플리케이 한국은행 인사 션(앱)을 통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피해자를 고립시킨다. 이들은 피해자 명의가 범죄에 연루됐다면서 사태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아무도 믿지 말고, 자신들 지시만 따르라고 요구한다.
이 같은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으려면 의심스러운 전화는 일단 끊는 게 가장 중요하다. 명의를 도용당했다는 불안감이 들더라도 ‘자칭 카드 배송원’이 안내하는 카드사 마이너스통장사용 사칭 고객센터로 전화하면 안 된다. 검찰·금감원 관계자를 사칭하는 전화가 걸려와 ‘절대 전화를 끊으면 안 된다’고 말해도 우선 끊고, 해당 기관에 직접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 만약 사칭 고객센터에 이어 검찰·금감원 관계자를 사칭하는 이들과 통화하는 지경에 이르렀더라도, 스마트폰에 원격제어 앱을 설치해 사용 권한을 피싱단에 넘겨주는 사태는 피해야 한다.
조직적인 위장극은 더 이상 전화 한두 통으로 끝나지 않는다. 문 경사는 “두세 시간 만에 금전을 탈취하는 보이스피싱은 이제 과거형이다. 10억원 이상 고액 피해 사례 같은 경우는 한 달 넘게 범행이 진행된다”며 “피해자들은 모든 자산을 탈취당하고, 일당으로부터 연락이 끊긴 뒤에야 자신이 보이스피싱에 당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라고 말했다.
‘월간피싱제로’ 2025년 4월호에 실린 ‘좀비폰’ 사례 분석. [사진 = 경찰청]
피싱 조직을 고사시키기 위한 핵심 과제로는 국민들의 경계심을 높여 범행 성공률 자체를 떨어뜨리는 일이 꼽힌다. 이 대목에서 월간피싱제로 프로젝트는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달 말 발간된 4월호는 경찰청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신고대응센터에 게시된 지 닷새 만에 6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올렸다. 1월호 누적 조회수가 약 2만회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피싱 범죄의 심각성에 공감하는 기관이 늘고 있다는 점도 월간피싱제로 프로젝트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2월호까지만 해도 월간피싱제로 홍보·배포에 협력하는 기관은 SK텔레콤, KB국민은행, 제주은행 등 3곳뿐이었지만 최근 두 달 사이 금융보안원, 스마트안전결제, 보이스피싱 방지 애플리케이션(앱) 시티즌코난, 안심통화 앱 후후 등 4곳이 합세했다. 전자책 구독 플랫폼 밀리의서재도 월간피싱제로 배포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문 경사는 “피싱 피해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기관과의 협력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문 경사는 4년째 보이스피싱 범죄를 담당하고 있다. 가까운 친구들을 만나는 자리에서도 보이스피싱 얘기는 빠지지 않는다. 문 경사는 “매번 친구들에게 ‘또 보이스피싱 얘기냐’라는 핀잔을 듣는다. 그런데도 친구들 주변에서 피해자가 나온다. 그래서 경고를 멈출 수 없다”라고 말했다. 기존 업무에 더해 올해부터 월간피싱제로 제작까지 도맡게 됐지만, 문 경사는 이를 가욋일로 여기지 않고 매달 말일이 다가오면 주말까지 반납하고 마감에 매달린다.
나날이 진화하는 피싱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경찰은 지난해 2월 전담 수사조직을 신설했다. 생겨난 지 1년 여 지난 피싱범죄수사계 구성원들은 자신이 몸담은 조직이 소용 가치를 다하는 날을 꿈꾼다. 문 경사는 “계장을 비롯한 모두의 소원은 ‘피싱 척결’이다. 눈물 흘리는 국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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