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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7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러시아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푸틴 대통령의 초청에 따라 10일까지 러시아를 국빈방문하기 위해서다. 시 주석은 5월9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대조국전쟁 승전 80주년 열병식에 참석했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소련이 독일을 항복시켰던 날을 기념하는 전승절 행사다. 이번 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은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 국빈방문은 2023년 3월 이후 2년 만이고, 전승절 열병식 참석은 2015년 이후 10년 만이다. 방문국에 3박 4일이나 머무르는 것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이다.
시 주석은 러시아 관영매체 로시스카야 가제타에 5월7일 발표한 기고문에서 이번 방문의 목적을 명확히 밝혔다. 시 주석은 "글로벌 도 한국대부금융 전에 대응하려면 '대결'이 아니라 '대화'를, '동맹 만들기'가 아니라 '파트너 되기'를, '제로섬'이 아니라 '윈윈'을 견지해야 한다"고 했다. 콕 짚어 거명하지 않았지만, 다분히 미국을 겨냥한 표현이었다.?
2023년 3월21일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 궁전의 파셋홀에서 사업 열린 만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건배하고 있다. ⓒAP 연합
겉으론 시진핑 열렬히 환영한 러시아
또 "중국과 러시아의 우의와 상호신뢰를 방해하고 훼손하려는 어떠한 기도도 함께 막고, 일시적인 일로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 만기일시지급 시아와의 협력을 공고히 해서 미국에 맞서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은 것이다.
현재 중·러는 정치, 안보, 경제, 무역 등 여러 분야에서 끈끈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정치와 안보에서는 두 나라가 주도해 2001년 상하이협력기구를 발족했다. 상하이협력기구에는 미국 및 서구의 동진을 우려하는 중·러뿐만 아니라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부천 개인돈 이 가입했다. 처음에는 느슨한 안보협력체로 시작했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계속 확장하면서 2015년부터 군사협력을 강화했다. 경제와 무역에서는 2009년 브릭스(BRICS) 정상회의를 발족했다. 현재 브릭스는 5개국이 더 가입해 10개국으로 확대됐다.
중·러 밀착은 최근 교역에서 더 두드러졌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상대 대출금계산기 로 무역전쟁을 일으켰던 해는 2018년이다. 그해 홍콩을 제외한 중국의 무역 상대국 순위는 1위 미국, 2위 일본, 3위 한국, 4위 대만, 5위 독일, 6위 호주, 7위 베트남, 8위 브라질, 9위 말레이시아, 10위 러시아 순이었다. 러시아는 중국과의 무역액이 1071억 달러로, 10위권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그러나 2024년에는 1위 미국, 2위 한국, 3위 일본, 4위 대만, 5위 베트남, 6위 러시아, 7위 말레이시아, 8위 호주, 9위 독일, 10위 브라질 순으로 바뀌었다.
6년 동안 러시아는 무려 4계단 뛰어올랐고, 베트남과 말레이시아는 2계단 상승했다. 그에 반해 독일은 4계단 급락했고, 호주와 브라질은 2계단 떨어졌다. 중국이 러시아를 비롯해 주변 국가와의 경제 협력을 강화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러시아와의 무역액은 2448억 달러로, 6년 전보다 2.3배나 늘어 증가 폭이 가장 컸다. 더욱 주목할 점은 양국의 교역 구조와 수출 품목이다. 2024년 중국은 러시아에 자동차, 스마트폰, 트랙터, PC와 노트북 등을 수출했다. 러시아는 중국에 원유, 유연탄, 천연가스, 경유와 중유 등을 수출했다.
러시아는 전통적인 수출 품목인 에너지 자원에 의존했다. 하지만 중국은 2018년에는 주요 수출 품목에 들지 못했던 자동차가 1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실제 2018년 중국차의 대러시아 수출은 4만 대에 불과했지만, 2024년에는 109만 대로 급증했다. 2024년 중국의 전체 자동차 수출이 586만 대라는 점에서 러시아의 비중(19%)은 상당히 높다. 러시아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차의 점유율도 2018년에는 1.9%에 불과했으나, 2024년에는 무려 60.4%에 달했다. 이렇듯 자동차가 효자 노릇을 하면서 중국의 대러시아 무역수지 적자 폭은 크게 감소했다.
최근 러시아는 중국산 제품의 수입이 확대되는 현실을 우려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차가 너무 빠르게 자국 시장을 잠식하면서, 현지 브랜드의 점유율은 29%로 떨어졌다. 따라서 러시아 정부는 올해 1월부터 자국에 수입되는 외국 자동차에 대한 재활용 수수료를 대폭 인상했다. 이는 노골적으로 중국차를 겨냥한 조치다. 재활용 수수료는 외국 자동차가 수입될 때 미리 부과하는 폐기 비용으로, 관세나 다름없다. 러시아는 올해 재활용 수수료를 66만7000루블(약 1139만원)로 인상했고, 2030년까지 해마다 10~20%씩 더 올릴 계획이다.
이처럼 자국 시장으로 밀려 들어오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우려는 다른 동남아 국가들도 갖고 있다. 특히 베트남이 민감하다. 지난 3월 베트남은 중국산 열연코일 철강에 대해 최고 27.83%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4월에는 중국산 아연도금강판에 최고 37.13%의 반덤핑 관세를 매겼다. 베트남이 중국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미국이 멕시코와 함께 베트남을 중국의 우회 수출국으로 지목했기 때문이다. 4월2일 트럼프가 발표한 대베트남 상호관세율은 46%에 달했다. 이는 180개국 가운데 6번째로 높은 수치였다.
밀착의 역설, 러 자국 車 점유율 29%로 추락
비록 미국이 상호관세 부과를 90일 동안 유예했지만, 베트남에는 악몽과도 같은 상황이다. 2024년 베트남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 비중은 85%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전체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9.5%나 된다. 또 대미 무역흑자는 1131억 달러다. 미국에 베트남은 중국, 멕시코에 이어 3번째 무역적자 상대국이다. 이에 따라 4월15일 시 주석을 맞이했던 베트남의 반응이 미묘했다. 겉으로는 시 주석의 방문을 열렬히 환영했지만, 알맹이가 담긴 선물은 안겨주지 않았다.
지난해 8월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이 집권하면서 베트남은 중국과 친밀한 행보를 보였다. 럼 서기장은 첫 방문지로 중국을 택했고, 14개 분야의 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지난 2월에는 협정에 따라 라오까이에서 하이퐁까지 철도를 건설하면서 중국 차관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관세전쟁의 전선을 전 세계로 확대하자 입장을 바꾸었다. 베트남은 호 득 폭 부총리를 미국으로 급파해 협상에 나섰다. 외신에 따르면, 베트남은 대미 흑자를 줄이기 위해 보잉 여객기 50대를 구매하고 F-16 전투기 24대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과거 베트남은 러시아산 무기를 구매해 왔다. 만약 미 전투기를 도입하면 안보 정책에서 획기적인 전환이 이뤄지게 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난 후의 러시아 행보도 주목할 만하다. 전쟁 기간에 중국은 인도와 함께 러시아산 에너지의 최대 고객이었다. 그 덕분에 러시아는 미국과 서구의 경제 제재를 이겨냈다. 하지만 러시아 내에서는 자국 에너지를 저가 후려치기로 사가는 중국에 대한 불만이 조금씩 터져 나오고 있다. 중국에 경제적으로 종속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어 푸틴이 친중 행보를 계속 보일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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