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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영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의 ‘에이아이(AI)로 배우는 양자전자물리’ 수업에서 학생들이 토론 수업을 하고 있다. 박준영 교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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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 제주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의 강의 ‘소통의 이해’는 ‘오픈 에이아이(AI·인공지능)’ 사용을 원칙으로 한다. 시험 때 책을 펼쳐두는 ‘오픈 북’처럼, 과제에서 생성형 인공지능 사용을 전면 허용한다. 다만 조건이 있다. 어떤 인공지능을 사용했는지, 어떤 프롬프트(지시문 릴박스 )를 사용했는지, 인공지능의 결과물을 어떻게 수정했는지 이력을 제출해야 한다. 안 교수는 8일 “생성형 인공지능을 수업이나 과제에 사용하지 말라는 지침은 가장 쉽고 게으른 방식이다. 사용 여부를 학생 양심에 맡기는 것도 공허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생성형 인공지능 활용 능력을 두고 학생 간 격차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학습에 잘 사용하도록 가 백경릴게임 르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연세대를 비롯한 대학가에서는 온라인 시험 중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답안을 만든 학생들이 적발되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번 부정행위는 비용 절감을 위해 대형 강의를 늘린 대학의 책임이라는 비판이 크지만, 인공지능 사용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대학에선 한발 앞서 에 오리지널골드몽 이아이 시대에 맞는 교육과 평가 방식을 고민하고 새롭게 설계한 교수들이 있다. 이들은 인공지능 사용을 금지하거나 표절 검사기로 단속하는 방식은 한계가 뚜렷하다고 주장한다. 대신 인공지능을 수업과 과제에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결과물이 아니라 과정을 평가해야 한다고 말한다.
안도현 제주대 교수는 수업 전 온라인 동영상을 통해 기본 개념을 미리 메이저릴게임사이트 학습하도록 한다. 강의실에서는 노션(디지털 협업 도구)을 통해 학생들이 수업 주제와 관련해 인공지능 등으로 정보를 찾고 의견을 발전시키는 사고 과정을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피드백하는 ‘거꾸로 학습’을 진행하고 있다. 안 교수는 생성형 인공지능이 부상한 2년 전부터 이런 방식으로 수업을 하고 있다. 이번 학기 수강생은 6명이다.
박준영 성균 야마토연타 관대 물리학과 교수의 ‘에이아이로 배우는 양자전자물리’ 과목도 보통의 수업과는 다르다. 학생들은 집에서 교재와 인공지능으로 개념을 예습하고, 강의실에선 토론 위주의 수업이 이어진다. 학생들은 인공지능을 이용해 물리 공식을 시각화하거나 시뮬레이션을 돌린다. 학생들이 박 교수에게 학습 주제와 관련된 질문을 하면, 교수는 생성형 인공지능에 해당 질문을 프롬프트로 입력하고 답을 함께 검토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박 교수는 “인공지능을 수업에 사용하면서 학생들의 질문과 사고가 다각도로 확장되는 것을 느꼈다.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도 확실히 올라갔다”고 말했다. 이 수업은 이번 학기에 처음 시작됐고, 9명이 수강 중이다.
학생들의 평가도 결과보다는 과정에 맞춰져 있다. 안도현 교수는 학생의 과제물을 최종 완성본으로 보고 평가하지 않는다. 안 교수는 수업 중 학생에게 과제물의 핵심을 설명하고, 교수의 질문을 방어하도록 한다. 학생이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과제를 했는지와 상관없이, 내용을 충실히 이해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박준영 교수도 학생들의 질문, 과제를 만들기 위해 생성형 인공지능에 작성한 프롬프트 기록 등을 모두 평가에 포함한다.
생성형 인공지능이 만들 수 없는 과제물을 요구하고 평가하는 수업도 생겼다. 오영진 서울과학기술대 교수(융합교양학부)는 올해 2학기 시작한 ‘창의적 사고’ 수업에서 인공지능으로 생성할 수 없는 창의성을 고민했다. 오 교수는 “기존 창의성 수업이 연극이나 동영상을 만드는 발산형 과제를 내는 방식이었다면, 이젠 세계에 존재하는 것을 인간의 감각으로 발견하고 수용하는 능력도 창의성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수업의 주제를 ‘경청’(딥 리스닝)으로 잡았다. 5주 동안 학생들에게 일상의 소리를 듣고 채집하도록 했다. 이를 기반으로 ‘사운드 에세이’를 제출하도록 했다. 생성형 인공지능이 ‘생성’할 수 없는 과제인 셈이다. 그는 “(이전에)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예술 작품을 만드는 수업을 7학기 정도 진행했다. 어느 순간 프롬프트 기술을 가르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새롭게 시도한 방식”이라며 “이제는 ‘인공지능과 함께’가 아니라 ‘인공지능 너머’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수들은 에이아이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선 대학이 교원의 수를 늘리고, 대형 강의를 줄여야 한다고 제언한다. 소규모 강의일수록 더 세심한 수업과 평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권정민 서울교육대 교수(인공지능인문융합)는 “최대 20명 정도의 규모여야 한 학기 내내 학생의 과정을 평가하는 것이 가능해진다”며 “교수 대 학생 비율을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준영 교수도 “성균관대는 인공지능 접목형 교과목을 개발하면 (교수의) 강의 부담을 한 과목 줄여주겠다는 인센티브를 제공했기 때문에 새로운 시도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교수들부터 먼저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권정민 교수는 “학생들이 항상 인공지능 창을 켜놓는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자신의 강의를 학생들에게 설득시키겠다는 생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했다. 박준영 교수도 “학부 학생들에게 그동안 가장 인상 깊었던 강의를 물어보니, 온라인으로 들은 엠아이티(MIT·매사추세츠공과대) 교수의 선형대수학 강의를 꼽더라”며 “국내 대학이 지금처럼 한 방향 대형 강의를 고집한다면 머지않아 해외 유명 대학의 무크(MOOC·대규모 온라인 공개강좌)로 대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영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의 ‘창의적 사고’ 수업에서 학생들이 직접 수집한 일상의 소리를 듣고 있다. 이영준 서울과기대 교수 제공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