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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역대 중앙은행장(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중에 최고를 꼽으라면 대부분 폴 볼커(재임:1979년 8월~1987년 8월)를 선택할 것이다. 1979년 발생한 이란 이슬람 혁명과 닉슨 행 알라딘게임 정부 시절부터 시작된 가격통제 정책의 부작용이 만들어 낸 20세기 최악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응해 정책금리를 한 때 21%까지 인상함으로써 인플레를 꺾어버렸기 때문이다. 물론 이 조치는 자신을 임명한 카터 대통령의 재선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했다. 1980년 9월 25일 기준금리를 1%포인트나 인상하자, 선거 유세 중에 카터 대통령은 “무분별한 정책” 바다이야기게임장 이라며 연준을 공격할 정도였다. 하지만 볼커는 카터 대통령이 어떤 이야기를 하든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신조를 굳건하게 밀고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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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말 대선에서 승리한 레이건 대통령도 비슷했다. 1981년 야심 차게 추진한 감세정책의 효과가 미진하자 행정부는 “통화공급을 일관성 없이 관리했다”며 온라인야마토게임 연준을 끊임없이 비난했다. 볼커는 비난에 거의 귀를 기울이지 않았고, 점점 행정부가 연준에게 어떤 발언도 하지 않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연준이 볼커의 리더십에 감명돼 분열의 여지를 주지 않은 데다, 1984년을 고비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 수준까지 떨어지는 위업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미국은 오바마 행정부까지 “연준을 자극하느니 차라리 내버려 바다이야기고래출현 두자”라는 방침을 갖게 되었다. 연준을 비롯한 선진국 중앙은행의 ‘정치적 중립성’이 확립된 것은 볼커 의장 때였던 셈이다.

볼커의 반대편에는 아서 번스(재임: 1970년 2월~1978년 1월)가 있다. 번스는 1953년부터 1956년까지 아이젠하워 행정부 경제정책위원회 의장을 맡을 정도로 명망 높은 경제학자였다. 그러나 그가 1969년 닉슨 행정부의 백악관 경제고문으로 재직하면서부터 불행이 시작되었다. 1970년 번스의 첫 번째 임기 초기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번스는 인플레가 발생한 게 통화정책이 아닌 공급 요인 때문이라고 보았다. 생산능력이 수요를 따르지 못해 물가가 상승했으니, 저금리 정책을 통해 기업의 생산설비 확장을 지원하자는 의견이었다. 그러나 1971년 8월 15일, 닉슨 대통령이 “금 1온스를 가져오면 언제든 미국 달러 35달러로 교환해준다”는 1944년 브레튼우즈 협정을 파기하면서 문제가 본격화되었다.









아서 번스







금의 굴레, 다시 말해 보유한 금 보유량에 맞춰 달러를 발행하겠다는 약속이 휴지 조각이 됨에 따라 투자자가 일제히 금을 비롯한 실물자산 투기에 나선 것이다. 앞으로 가치가 떨어질 자산, 달러를 팔고 공급이 쉽게 늘어나기 힘든 금이나 은 같은 귀금속을 사는 것은 수지맞는 장사로 여겨졌다. 더 나아가 1972년 말에 있는 대선을 앞두고 닉슨이 강력한 저금리 정책을 요구한 것도 문제를 일으켰다. 번스는 “대통령은 재선을 위해 무슨 일이든 할 것이고 계속해서 연준을 성가시게 굴 것이다. 하지만 나는 경제를 살리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것이 대통령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고 이야기했다.

우리는 이 뒤에 벌어진 일을 잘 알고 있다. 워터게이트 사건이 터지면서 닉슨은 대통령직을 사임했다. 그리고 1973년 10월 발생한 4차 중동전쟁으로 국제유가는 약 4배 상승해 글로벌 경제를 그로기 상태에 몰아넣었다. 번스는 금리를 인상했지만, 이미 때는 늦어 미국 경제는 역사상 최악의 스태그플레이션(불황 중 물가 상승)에 빠져들었다. 1974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0%까지 치솟았고, 실질 경제성장률은 -0.5%를 기록했다.
이후 어떤 연준 의장도 번스의 뒤를 따르고 싶어하지 않았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초 연준 의장으로 임명한 제롬 파월조차 인플레 압력이 높아지자 즉각 금리를 인상함으로써 중간선거의 패배를 초래했다. 이에 분노한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조기에 해임할 방법을 찾고 있다는 뉴스가 보도될 정도로 관계가 악화됐지만, 파월은 “내가 형편없는 연준 의장으로 역사에 기록될지는 몰라도, 권위에 굴복한 사람으로 기록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그러나 내년 5월 새로 임기를 시작할 파월의 후임 의장은 다른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큰 것 같다. 유력한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금리 인하는 계속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또 다른 유력 후보 스티브 마이런 연준 이사도 내년 말 정책금리가 2.25~2.00%까지 내려가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다. 물론 새로 임명될 연준 의장이 ‘제2의 아서 번스’의 길을 거부할 가능성도 미약하지만 존재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의 ‘배신(?)’에 치를 떨었음을 고려할 때 아마도 많은 숨은 약속이 차기 연준 의장 후보군과 이뤄지지 않았을까 짐작해 본다. 그렇다면 번스처럼 역사에 악명을 남기는 일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