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평대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이번 학기에 진행했던 '평대생태탐험대' 수업.(평대초등학교 제공)


(서울=뉴스1) 조수빈 기자 = 6개월 전만 해도 오세은 양(제주 평대초 3학년)의 일주일은 학교와 6개의 학원으로 꽉 차 있었다. 저녁 늦게 끝나는 학원 수업 뒤에는 또다시 과제가 이어졌다.
하지만 제주로 '농촌유학'을 온 뒤, 오 양의 일상은 완전히 바뀌었다. 학교가 끝나면 놀 친구부터 찾고, 좋아하는 수영 학원 단 하나만 다닌다.
지난 28일 농촌유학 참여학교인 제주시 구좌읍 평대초와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 백경게임 초를 찾아 서울에서 제주로 농촌유학을 온 초등학생들을 직접 만났다. 그곳에서 만난 농촌유학생들의 하루는 서울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풍경이었다.
최하진 군(평대초 3학년)은 "학교 끝나면 통발을 설치해서 문어도 잡고, 집에 와서는 수영복을 입고 바다에 스노클링을 가기도 한다"며 달라진 생활을 자랑했다. 이번 학기에 진행한 평대 해변을 탐구하는 황금성게임랜드 생태탐험대 활동을 직접 책으로 출간하기도 했다.



제주 평대초 아이들이 교과과정 중 서핑을 배우고 있는 모습.(평대초 제공)


이들의 변화를 가능하게 한 것은 서울시교육청이 운영 중인 농촌유학 프로그램이다. 일정 기 모바일야마토 간 농촌 학교에 '전학'해 자연과 마을을 경험하는 사업으로, 단순한 캠프나 체험이 아니라 한 학기 전체를 현지 학교에서 보내는 방식이다. 학생 수가 줄어드는 읍·면 지역 학교에는 학생 유입 효과가 생기고, 지역 경제도 활기를 띠는 '상생 모델'로 평가받는다.
현재 평대초 전교생 74명 중 10명, 성읍초 56명 중 8명이 서울에서 온 농 릴게임갓 촌유학 학생이다. 제주 전체로는 42명의 서울 학생이 섬에서 새 학기를 보내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2021년 농촌유학 사업을 시작해 전라남도·전라북도·강원도에 이어 네 번째로 제주도와 농촌유학 업무협약을 맺었다.
제주 농촌유학은 2학기 시범사업 형태인 가족체류형으로 진행됐기에 학부모의 희생도 일부 필요했다. 부모 중 바다이야기5만 한 사람이 내려와 체류해야 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대부분이 휴직을 선택해야 했지만 모두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정은옥 씨(평대초 2학년 이어진 학생의 어머니)는 "아이에게 자연을 벗 삼아 노는 시간을 주고 싶었다"며 "남편은 서울에 남고 아이와 함께 제주로 내려왔다"고 말했다.



성읍초 전교생이 '벨롱벨롱 꿈자랑 발표회'에서 제주 전통음악을 연주하고 있다.(서울시교육청 제공)


아예 제주 정착을 선택한 가족도 있었다. 성읍초에 재학 중인 두 딸과 유치원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서울에도 과밀학급으로 지정됐던 학교에서 성읍초로 왔는데 여기는 학생 수가 30분의 1 수준이다. 대신 아이들의 행복은 30배 늘었다"며 "서울 집을 정리하고 정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농촌유학 만족도는 학생·학부모 모두 높았다. 6개월 체험 후 1년 이상 연장을 원하는 비율은 70~80%에 달한다. 평대초에선 6개 가정 중 5개 가정이 연장을 결정했다. 올해 2학기 기준 443명의 서울 학생이 농촌유학을 하고 있으며, 누적 참여 인원은 2670명에 이른다. 제주도는 높은 수요에 따라 참여학교를 현재 8곳에서 내년 14곳으로 확대한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농촌유학은 초등학생뿐 아니라 중학생, 일부 고등학생도 참여할 만큼 수요가 크다"며 "현재 6개월 정도 지원 가능한 예산을 1년 단위로 늘리고 매년 1000명 정도가 농촌유학을 경험할 수 있도록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제주 평대초 학생들이 직접 보드를 타며 배우고 있는 모습.(서울시교육청 제공)


cho@news1.kr 기자 admin@slotmega.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