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하은정 대중문화 저널리스트·우먼센스 편집장)
개봉 25주년인데도 압도적 찬사를 받으며 Z세대를 사로잡고 있는 멜로 영화의 걸작 《화양연화 특별판》이 12월31일 개봉한다. 왕가위 감독의 《화양연화》는 그 이름만으로도 영화팬들을 설레게 하는 수작이다. 《화양연화》는 2025년 뉴욕타임스 선정 21세기 최고의 영화 4위에 오르며 "절제된 멜로와 미장센, 음악·색채의 미학이 매우 뛰어난 시적 영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 국내 영화 전문매체 《씨네21》이 올해 실시한 '씨네21 선정 1995~2004 해외영화 베스트 10'에서 5위에 이름을 올리며 "25년이 지난 지금도 Z세대 오션파라다이스사이트 관객에게 새로운 노스탤지어를 지속적으로 환기하는 강력한 생명력을 입증한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이전에는 '2016년 BBC 전 세계 177명의 평론가들이 선정한 21세기 최고의 영화' 2위에 오르며 21세기를 대표하는 멜로 영화 마스터피스로 자리매김한 바 있다.



영화 릴게임바다신2 《화양연화 특별판》 포스터와 왕가위 감독 ⓒ(주)디스테이션·뉴시스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화양연화 특별판》이 올 연말 스크린으로 돌아온다. 이번 특별판은 25년 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에피소드가 포함된 가장 긴 버전으로, 오직 극장에서만 만날 수 있는 비밀스럽고 아름다운 시간을 담은 로맨스 영화다 메이저릴게임사이트 . 단순한 재개봉이 아닌 이유가 여기에 있다. 2001년 칸영화제에서 단 한 차례만 상영되었던 미공개 에피소드까지 담아 '완전판'에 가까운 형태로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번 버전은 극장에서만 상영되며 이후 VOD나 다른 플랫폼에서는 볼 수 없다는 점 역시 주목할 만하다.
《화양연화》는 홍콩이 낳은 전무후무한 영화적 유산, 왕가위 감 릴게임무료 독의 대표작이다. 왕가위 감독은 이 작품에서 사건보다 감정의 결을 기록하는 독보적 미학을 통해 영화가 '기억'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한다. 좁은 복도, 문틈 사이로 스치는 시선, 비 내리는 거리를 천천히 걷는 장면들은 모두 미완의 감정을 시적으로 번역한 화면이다. 장만옥의 치파오 패턴과 색감은 인물의 감정 온도를 드러내며, 양조위의 침묵은 말보다 더 많은 이 릴게임야마토 야기를 품는다. 급변하는 도시 홍콩의 정체성까지 포착해낸 그의 작품은 하나의 문화 기록물로 기능한다. 그래서 왕가위는 단순한 감독을 넘어 시대와 감정을 건축한 유형문화재에 가깝다.
극장 독점 공개에 대해 왕가위 감독은 "완성작의 그림자와도 같은 미공개 에피소드를 관객에게 편지처럼 전하고 싶었다. 이를 위해 극장 상영으로만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관객들이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특별한 의식과 같은 체험을 느끼며 진정한 《화양연화》를 경험할 수 있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감독이 "본래 구상했던 의도에 가장 가까운 유일한 버전"이라고 밝힌 만큼, 이번 특별판은 단순한 재개봉이 아닌 미공개 에피소드 공개를 통한 완전판의 의미를 지닌다.
《화양연화 특별판》 국내 개봉을 앞두고, 지난 2월 중국 개봉 당시 《화양연화 특별판》 웨이보 공식 계정에 공개된 왕가위 감독의 특별 대담을 전격 공개한다. 이번 대담은 왕가위 감독과 2000년 11월23일생 여성 관점으로 설정된 AI가 나눈 것으로, 관객들의 궁금증을 요약해 질문을 구성했다. 대담 속 감독의 설명을 통해 25년간 감춰져 있던 비밀, 최장 버전을 공개하게 된 이유, 그리고 미완의 결말이 지금 시대에 어떤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되었는지 등 작품의 비화를 들여다봤다.
25주년 개봉을 앞둔 지금, 《화양연화》가 2025년 관객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다고 보나.
"영화는 시간에게 보내는 편지와도 같다. 다른 시점, 다른 시대에 보면 다른 맛으로 읽히는 법이다. 오늘의 관객들이 이 버전을 보고 어떤 감정을 느낄지 무척 궁금하다."
25주년을 맞아 사상 가장 긴 버전을 선보이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번 특별판은 지금까지 공개된 모든 버전 중 가장 긴 버전이다. 본래 내가 생각했던 의도에 가장 가깝게 완성된 버전을 관객에게 보여드릴 수 있어 기쁘다. 개인적으로도 오랜만에 다른 방식으로 영화와 재회하게 되어 뜻깊다."
지금 세대도 《화양연화》에서 공감대를 찾을 수 있을까.
"이전 버전이 1960년대라는 시대적 배경에 머물렀다면, 이번 특별판은19 60년대뿐 아니라 2001년의 또 다른 '첸 부인'과 '차우'를 보여준다. 그렇기에 지금 세대의 관심사에도 부합한다고 믿는다."
만약 '첸 부인'과 '차우'가 2000년대 혹은 소셜미디어 시대에 살았다면 결말은 달라졌을 것이라 보나.
"분명히 달랐을 것이다."
이번 특별판은 미완의 여운을 해소하는, 좀 더 '완성된' 결말로 볼 수 있는가.
"시대가 다르면 감정을 처리하는 방식도, 결론도 달라진다. 《화양연화 특별판》은 분명히 다른 답을 줄 것이다."
'첸 부인'의 모순적 성격을 어떻게 이해하는가. 치파오는 그녀에게 '속박'인가, '보호막'인가.
"사람은 두 번의 인생을 산다고 한다. 한 번은 타인을 위해, 한 번은 자신을 위해. 그녀의 행동에 비춰보면 치파오는 체면이자 보호색이다. 《화양연화》는 결코 불륜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비밀에 관한 이야기다. 가장 흥미로웠던 지점은 그토록 보수적인 환경에서 두 사람이 말할 수 없는 비밀을 어떻게 지켜냈는가였다. 그들은 자신을 상대의 배우자로 상상하는 역할극까지 하며 관계의 출발점을 이해하려 했다.
결국 차우는 자신의 답을 찾았고, 첸 부인은 자기 자신을 찾았다고 생각한다. 본래 결말은 그녀가 가정으로 돌아가고, 수년 후 앙코르와트에서 차우와 재회하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시사회 직전 삭제했다. 그녀가 독립적인 여성으로 더 멀리 나아가길 바랐기 때문이다."
왜 1960년대를 배경으로 삼았나.
"영화의 초기 제목은 '음식에 관한 세 가지 이야기'였다. 지나온 세기에 세 가지 발명품이 남녀 관계를 바꾸었다는 내용이었다. 첫째는 전기밥솥이다. 여성 일부를 주방에서 해방시켰기 때문이다. 둘째는 라면이다. 한 사람, 한 그릇의 면은 독신 생활의 시작일 수도 끝일 수도 있다. 셋째는 24시간 편의점이다. 누구나 언제든 안식처를 찾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세 가지 중 우리는 2000년대 편의점 이야기를 먼저 완성했지만, 결국 이 버전은 단 한 번 칸영화제에서만 상영되었다. 4년 후 배경은 뉴욕으로, 배역은 장만옥·양조위에서 노라 존스·주드 로로 바뀌어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로 이어졌다. 즉, 2000년대 홍콩 버전은 25년 동안 필름 보관소에 숨겨져 있던 가장 큰 비밀이었다. 이번 특별판 개봉과 대담은 그 비밀을 해제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오직 극장에서만 상영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다.
"과거엔 극장에서 영화를 관람한다는 것이 일종의 의례였다. 극장을 놓치면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오늘의 관객들도 그 의례감을 경험하길 바랐다. 그래서 다른 플랫폼 대신 극장 상영만 선택했다. 거창하게 말하자면, 영화를 극장으로 돌려보내는 일이다."
2000년 버전과 비교해 이번 특별판은 더 높은 관람 경험을 제공하나.
"이번 복원은 대규모 프로젝트였다. 화면뿐 아니라 사운드까지 재작업했다. 사운드는 호주에서 완성했고, 최종 믹싱은 오랜 파트너이자 오스카 수상자인 로버트 맥킨지가 담당했다. 관람 경험의 깊이가 분명히 다를 것이다."
젊은 세대에게 영화와 시간에 대해 한마디해 준다면.
"이 영화를 통해 여러분만의 '화양연화'를 찾으시길 바란다." 기자 admin@no1reelsi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