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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우리 비명록’ 공저자 김영식 작가.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이승만 정권 말기 ‘사법살인’을 당하고 망우리 공동묘지에 묻힌 죽산 조봉암(1899~1959) 묘비는 이름만 있는 ‘백비’다.
자유당 정권 몰락 후인 1961년 세운 이 묘비는 전면에 ‘죽산 조봉암 선생 지묘’라고 쓰였을 뿐 후면과 옆면은 깨끗하다. 생몰이나 유족 이름, 행적, 치적 아무것도 없다. 유족은 재심(2011년 무죄 확정) 결과가 나오면 비석에 글을 새길 생각으로 비문을 준비했지만 글 모바일바다이야기하는법 없는 비석 또한 시대의 아픔을 증거하는 유물이라고 봐 그만두었다고 한다.
후배 조각가 차근호가 조각품을 겸해 세운 화가 이중섭(1916~56)의 망우리 묘비에도 고인 정보는 없다. 고인의 친구인 한묵 화가가 쓴 ‘대향이중섭화백묘비’를 전면에 한자로 썼고, 그 아래 오른쪽에 조그맣게 ‘화가 이중섭을 여기에 묻고 조고만 이 돌을 세운다’고 바다이야기2 적었는데 이 글은 평소에는 흙에 덮여 잘 보이지 않는단다.



‘망우리 비명록’ 표지.


최근 망우인문학총서 2권으로 나온 ‘망우리 비명록-한국 근현대가 여기 있다’(김영식, 한철수, 조운찬, 김금호 공저·파이돈)는 1 백경게임랜드 933년에 열고 꼭 40년 뒤 닫은 망우리 공동묘지에 묻힌 주요 인물과 이름 없는 서민 등 약 80명의 비문을 담은 책이다. 고인의 발자취와 비가 들어서게 된 경위 해설도 달았다.
유관순, 안창호, 한용운, 김영랑, 이중섭, 박인환, 최서해, 지석영…. 책에 실린 비문의 주인공들이다.
지은이들에 따르면 망우리 공동묘지는 바다이야기APK 오세창, 손재형, 김기승, 김충현, 김응현 등 당대 명필의 글씨가 묘역 곳곳에 있는 한국 근현대의 거대한 서예박물관이다.
비문에는 한학자인 정인보(1893~1950)가 민족사학자 문일평(1888~1939)과 개신 유학자이자 계몽운동가 설태희(1875~1940)의 죽음에 붙이는 글도 있다.
특히 설태희 묘지명(오촌설공묘비) 릴게임사이트추천 은 고인의 행적을 기록한 산문과 추모의 뜻을 담아 지은 운문으로 나뉘어 있는데 “정인보와 같은 한문에 정통한 대문장가가 아니면 쉽게 쓸 수 없는 글”이라고 한다. 설태희는 개신 유학자인 박은식·김택영 등과 견줘 그리 알려지지 않아 “오촌설공묘비는 설태희에 대한 최초의 그리고 사실에 근거한 객관적인 기록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지은이들 판단이다.
강성만 선임기자 sungm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