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의 보물-모으고, 아끼고, 나누다’ 특별전을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장 입구에 줄지어 서 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본 적 있는 호랑이 캐릭터 ‘더피’와 똑 닮았더라구요.” 미국 성탄절 연휴 주말인 28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National Museum of Asian Arts)에서 열리고 있는 특별전 ‘한국의 보물-모으고, 아끼고, 나누다’를 보고 나온 현지인 마크 데이비스는 가장 기억 바다이야기예시 에 남는 작품을 묻는 말에 불교 의식 때 쓰이는 북 받침대 법고대(法鼓臺)를 꼽으며 이렇게 말했다.
박물관 투어를 좋아하는 그에게 한국 특별전 소식을 알리고 함께 왔다는 친구 그랜트 해리슨은 “사자처럼 보인 북 받침대는 색감과 개성이 풍부했는데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장 인물과 캐릭터가 다 그랬다”며 “이번 전시회를 보고 오늘날 세계가 열 한국릴게임 광하는 K-컬처가 하루 아침에 갑자기 생겨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됐다”고 했다.



지난달 15일(현지시간)부터 미국 워싱턴 DC 국립아시아미술관에 ‘이건희 컬렉션’ 주요 작품 330점이 포함된 ‘한국의 보물-모으고, 아끼고, 나누다’ 특별전이 열라고 있다. 28일 바다이야기디시 특별전을 찾은 관람객들이 북 받침대 법고대(法鼓臺)를 유심히 살펴보며 도슨트 설명을 듣고 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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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7점 등 걸작 330점 전시
일요일인 이날은 겨울 바람이 매서웠지만 한국 특별전을 찾 사이다쿨바다이야기게임 는 관람객들의 발길을 막지는 못했다. 국립아시아미술관에는 지난달 15일부터 백제 금동불상에서 20세기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화가 김환기의 ‘산울림’에 이르기까지 1500년을 아우르는 한국 미술의 정수가 전시되고 있다. 금동보살삼존입상, 조선백자 달항아리를 비롯한 국보 7점과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를 포함한 보물 15점 등 총 330점이다. 고(故) 이건희 릴게임방법 삼성 선대 회장이 수집한 뒤 국가에 기증한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의 대표 걸작들이 처음으로 글로벌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국립아시아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의 보물-모으고, 아끼고, 나누다’ 특별전을 찾은 관람객들이 화가 박대성의 그림 ‘경복궁 돌담’을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특히 미국의 수도이자 세계 최대 규모의 박물관 단지 스미스소니언을 갖춘 미국 문화예술의 심장부 워싱턴에서 한국 특별전이 열렸다는 점에서 더욱 상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시장에서 조선 후기 대표적 풍속화가 혜원 신윤복의 ‘기녀출행도’를 유심히 감상하던 미국 교포 윤진 던은 “20여년 전 이민 왔는데 한국에서 학교 다닐 때 교과서에서 보던 그림들을 실제로 접하게 돼 너무나 큰 행운”이라며 “언젠가 꼭 가보고 싶었던 한국의 국립중앙박물관을 워싱턴에 옮겨 놓은 것 같다. 한국의 위상이 이만큼 커진 듯해 기쁘다”고 말했다.
불화와 서화, 도자기와 생활 공예, 근현대 미술에 이르기까지 한국 미술의 정수를 한자리에 모은 이번 전시를 두고 체이스 로빈슨 아시아미술관장은 “한국 미술사의 기념비적 사건”이라고 말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국립아시아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의 보물-모으고, 아끼고, 나누다’ 특별전을 찾은 관람객들이 조선시대 궁중 회화 ‘임진진찬도’를 감상하고 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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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워싱턴에 옮긴 듯”
특별전 개막 직후부터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던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는 보존·관리 문제로 17일까지만 전시됐다. 하지만 또 다른 조선 후기 거장인 화가 김홍도의 ‘추성부도’, 그리고 조선시대 임금 어좌 뒤에 놓인 병풍 그림 ‘일월오악도’ 등이 관람객들의 발길을 멈춰 세웠다. 중국 송대 문장가 구양수의 시를 그림으로 옮긴 추성부도는 김홍도가 세상을 뜨기 직전 남긴 절필작으로 알려져 있다. 스산한 가을밤 메마른 나무 사이 바람 소리를 형상화한 듯한 필치 앞에 관람객들은 숨을 죽였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국립아시아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의 보물-모으고, 아끼고, 나누다’ 특별전을 찾은 한 관람객이 단원 김홍도의 그림 ‘추성부도’를 감상하고 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미술사를 전공하고 있다는 20대 여성 사라 젠킨스는 “추성부도의 메마른 붓터치에서 연상되는 고독감의 깊이가 한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타나는 세밀한 감정 묘사와 닮아 있다”며 “K-컬처의 뿌리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박물관학을 전공하는 손자 손에 이끌려 미네소타에서 왔다는 70대 남성 폴 윌슨은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일월오악도를 꼽으며 “해와 달이 대칭을 이뤄 왕의 존엄과 왕조의 영원성을 상징한다는 콘셉트가 인상적이다. 힘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지난달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국립아시아미술관에 ‘이건희 컬렉션’ 주요 작품 330점이 포함된 ‘한국의 보물-모으고, 아끼고, 나누다’ 특별전이 시작됐다. 28일 특별전에 전시 중인 조선시대 병풍 그림 ‘일월오악도’.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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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원 지폐 배경그림에 “어메이징” 연발
퇴계 이황이 학문을 닦던 서당을 그린 ‘계상정거도’도 인기였다. 박물관 도슨트가 관람객들에게 지폐 1000원짜리 뒷면을 보여 주면서 “이 배경 그림의 원작이 바로 여러분 앞에 있는 계상정거도”라고 하자 관람객들은 “어메이징(놀랍다)”을 연발하며 그림 앞에 몰려들었다.

당초 지난달 8일 개막할 예정이었던 이번 특별전은 장기화된 미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여파로 일주일 늦게 시작했는데, 미술관에 전에 없던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개막 한 달 만인 지난 15일 기준 누적 관람객이 1만5000명을 넘어섰고, 곧 2만 명을 넘어설 기세다. 박물관 한 큐레이터는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뜨거운 전시”라며 “이번 특별전을 계기로 박물관 방문객이 이전보다 40%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국립아시아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의 보물-모으고, 아끼고, 나누다’ 특별전에서 도슨트가 한국 지폐 1000원의 배경 그림인 겸재 정선의 ‘계상정거도’에 대해 설명하며 원작을 가리키고 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지난달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국립아시아미술관에서 ‘이건희 컬렉션’ 주요 작품 330점이 포함된 ‘한국의 보물-모으고, 아끼고, 나누다’ 특별전이 시작됐다. 28일 특별전에 전시 중인 겸재 정선의 ‘계상정거도’(오른쪽 그림).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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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데헌’ 주역 오드리 누나도 관람 후기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주역 중 한 명으로 헌트릭스 미라의 실제 가창을 맡은 한국계 미국인 가수 오드리 누나가 최근 특별전 관람 소감을 공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오드리는 지난 2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오늘 아시아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의 보물’ 전시회에 다녀왔다. 나의 가슴과 머리가 가득 차 있는 느낌”이라는 소감을 남겼다. 그러면서 “친구들에게 전시회에 가보길 권한다”고 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국립아시아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의 보물-모으고, 아끼고, 나누다’ 특별전을 찾은 관람객들이 ‘책가도’를 감상하고 있다. 책과 문방사우, 도자기 등 진열장을 입체적으로 묘사한 책가도는 조선시대 사대부 취향을 반영한 대표적인 민화 계열 회화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이번 전시는 내년 2월 1일까지 열린다. 이후 3월 7일부터 7월 5일까지는 시카고예술박물관, 9월 10일부터 2027년 1월 10일까지 영국 런던 대영박물관에서 순회 전시가 이어질 예정이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