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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해준송효
날짜 : 25-07-20
조회 :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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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체험 넘어 ‘지속가능한 교육’ 꿈꿔시 지원사업 통해 미디어 프로젝트 진행청년목수들과 교육·콘텐츠 엮는 실험도
같은 지역 출신 인연 만나 가정 꾸려나무-사람-삶 잇는 콘텐츠 디렉터 꿈꿔도전·실험할 지역공간 더 많아지길
과거 경남 제일의 상권으로 불릴 만큼 번성했던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과 서성동 일대. 거리에는 목공과 인테리어 등 간판을 단 가게 여러 곳이 문을 닫아 옛 명성만 간직하고 있었다.
남아 있는 오래된 가게 중 눈에 띄는 가게가 있었는데, 바로 자작나무공방 본점이다. 이번 귀향청년파생증권
은 이곳에 몸담고 있는 박예일(30) 대표를 만났다.
“마산의 청계천 같은 느낌이죠. 최근에 문을 닫은 가게도 많고 하지만, 오랜 시간 기계를 고치거나 가구를 만들며 가게를 지키고 계신 분들도 많죠. 목공 교육을 받으신 뒤 주변에서 공방을 차리신 분들도 계시고요. 저에게 이곳은 새롭게 시작할 곳이자 제가 지켜야 할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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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일 자작나무공방 본점 대표가 공방에서 만든 서랍장을 보이고 있다./전강용 기자/
“스무 살 때는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선 서울에 있어야 한다는 막연한 믿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제 꿈이 음악이었기에 더욱 서울에 있어야 한정글북
다고 생각했죠.”
창원 토박이인 박예일씨는 대학 입학을 포기하는 대신 서울로 향해 밴드 활동을 했다. “서울에 갔을 때는 여러 아티스트들을 만나 조언을 듣고 꼭 대학을 안 가도 음악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서울에서 음악을 하는 형들에게 얹혀살다시피 살았어요. 어쿠스틱 밴드에서 노래도 하고 곡도 쓰며 공연을 다녔죠. 서울에서 음악문양근
을 업으로 삼아 살아가려 했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군 전역 후 다시 삶의 방향을 고민하게 됐어요.”
서울이 전부라고 생각했던 청년은 군 전역 후 고향으로 돌아와서는 아버지가 운영해 온 공방의 일을 도우며 목공에 발을 들였다. “목공이라는 새로운 길을 걷게 된 거죠. 진주에서 본격적으로 목공을 배우고, 서울과 창HTS수수료
원을 오가며 다양한 아르바이트와 목공 수업, 문화 기획을 병행했습니다. 고향에서 시작한 목공이 흔들리던 저를 다시 붙잡아줬습니다.”
박씨는 고향에 돌아왔을 때 소감을 묻는 질문에 “처음에는 마냥 반갑고 편했다. 익숙한 거리와 사람들, 가족의 존재가 주는 안정감이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낯설기도 했다. 이전의 고향이 아닌, 책임지고 살아야 할 삶의 터전이 되었기 때문”이라며 “돌아온 곳이 아니라 새롭게 시작할 곳이 된 느낌이라 그런 거 같다”고 회상했다.
자작나무공방 본점은 현재 박 대표와 그의 아버지, 디자이너 등 5명이 함께 일을 하고 있다. 건물 1층은 교육과 전시공간, 2층은 작업 공간, 3층은 사무실 등으로 운영된다. 공방에서는 하루 체험을 비롯해 월간 목공수업, 교구 제작 등 다양한 일이 이뤄진다.
창원 마산합포구 서성동에 위치한 자작나무공방 본점.
박씨는 “자작나무공방은 단순히 가구를 만드는 공방이 아니라 다양한 목공 교육으로 ‘사람과 나무를 이어주는 공간’이라 이야기하고 싶다”며 “초등학생부터 시니어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목공체험과 창작수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목공체험지도사 과정도 운영을 해 목공강사들도 배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고향에 돌아왔을 때 창원청년비전센터가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박씨는 “창원에 돌아와 일을 시작할 때 먼저 센터를 찾아갔다. 아무것도 몰라서 무작정 도와달라고 했고, 그때부터 청년센터에서 하는 다양한 사업에 지원하며 함께 작업을 하는 등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며 “최근에는 창원청년프로젝트 지원사업을 통해 ‘올어바웃우드’라는 목공 미디어 콘텐츠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또 청년 목수들과 커뮤니티를 통해 목공과 교육, 콘텐츠를 엮는 실험도 하고 있다. 청년 목수들이 많은데 기왕이면 연대를 해서 즐겁게 일을 하고 성과도 내어 정착할 수 있도록 동반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박씨는 귀향 후 어려웠던 순간과 즐거웠던 순간에 대해 “가장 힘들었던 건 ‘내가 정말 원하는 일이 무엇일까’를 모를 때였다. 어떤 일을 해도 확신이 없고, 혼자서는 할 수 없을 것 같았다”며 “반대로 즐거웠던 건, 학생들과 수업을 하며 즐거움을 함께 나누는 순간과 우리가 전하고자 하는 목공의 즐거움이 사람들에게 통했을 때 이 일의 의미를 깨닫게 됐다”고 했다.
박씨는 다만 경기가 불황인 점을 들며 “교육 기반 공방도 체감이 크다. 예산 축소로 공공기관 수업도 줄고, 체험 교육 수요도 예전 같지 않다”며 “하지만 그만큼 콘텐츠의 중요성을 체감하고 있고, 단순한 체험이 아닌 ‘지속가능한 교육’으로 나아가려고 노력 중이다. 내부 브랜딩과 콘텐츠화에 힘을 쏟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지난 5월 같은 창원지역 출신인 이민주(30)씨와 결혼식을 올려 아내와 함께 미래를 그려가는 중이다.
박씨는 창원살이에 대해 “바다가 가깝고, 숲과 공원 조성이 잘 되어 있고, 여전히 숨은 기회도 많다. 도시 규모와 특화된 산업군에 비해 자연친화적인 도시라는 점이 마음에 든다”며 “앞으로 단순히 목공방을 운영하는 사람이 아니라, 나무와 사람 그리고 삶을 연결하는 콘텐츠 디렉터가 되고 싶다. 5년 뒤쯤엔 아내와 함께 조용한 동네에서 빵과 커피, 그리고 나무를 함께 나누는 작은 가게를 열어서 창원에서의 소소한 일상을 전하고 도전과 힘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은 바람도 있다”고 말했다.
박예일 대표가 공방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그는 청년이 넘치는 창원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을 묻자 “창원은 공업도시이고 제조업이 특화된 도시이다. 일반적인 공장이나 제조업 노동자 이외 창원에 매력을 느끼기 어렵다”며 “그러기에 창업, 문화,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도전하고 실험할 수 있는 유연한 공간과 네트워크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귀향을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돌아오면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막연히 기대하지 않았으면 한다. 오히려 더 혼란스럽고, 막막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창원은 시작하기에 충분한 곳이다. 스스로의 중심을 지키면서 사람과 연결되어 가는 삶을 꿈꾼다면, 창원에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삶을 만들 수 있다. 다들 힘내고, 함께 사랑하며 살아가자”고 전했다.
◇창원시 청년정책= 창원시의 청년정책은 ‘청년이 성장하고 머물고 싶은 청년친화도시 창원’을 비전으로 한다. 창원은 인구 100만의 대도시이자 비수도권 유일한 특례시다.
그러나 2011년 이후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특히 청년층의 유출이 두드러지고 있다. 시는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고자 청년 정책으로 청년 주거 안정 정책과 양질의 교육·일자리 기회 제공, 청년 문화·생활기반 확충 등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2016년 5월 창원시 청년기본조례가 제정됐으며, 2017년 9월 청년비전센터가 개소했다.
2022년 10월 청년정책 전담 부서를 신설하는 한편 지난해 1월부터 창원청년정보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6월 창원시 성산구 용호동 가로수길에 청년문화예술복합공간 스펀지파크를 개소하는 등 특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스펀지파크를 ‘도심 속 청년 문화 아지트’로 키우고, 정책수요자인 청년들이 스스로의 시각으로 보다 다양한 행사와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개최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창원시 청년정책팀 관계자는 “스펀지파크는 청년예술인에게 문화예술 창작공간을 지원해 각자의 문화적 역량을 표출하고 자립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며 “시민들도 청년세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행사를 운영하는 등 사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경 기자 jk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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