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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민이 머무는 영덕 국립청소년해양센터 [촬영 손대성]
(영덕=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지금 당장은 잘 곳도 있고 먹을 것도 있으니 괜찮습니다. 앞으로 마을에 들어가서 살 일이 걱정이지요. 집을 수리하거나 새로 짓는 것도 일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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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국립청소년해양센터.
이재민들이 머무는 이곳에서 만난 김영기(70)씨는 지난 3월 말 의성에서 시작해 영덕까지 확산한 대형 산불로 피해를 본 영덕 주민 중 한명이다.
불이 3월 25일 청송과 맞닿은 영덕의 서쪽 끝인 지품면 황장리에서 동쪽인 영덕읍 노물리나 석리까지 26㎞ 확산하는 데 무료충전릴게임
불과 3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마을 노인회장을 맡은 김씨는 당시 이장 등과 함께 고령의 마을 주민을 대피시키느라 안간힘을 썼다.
타지에서 낚시하러 온 사람도 갑자기 닥친 불에 미처 대피하지 못한 채 마을 주민을 배에 태워 바다로 대피시키는 데 힘을 보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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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민을 위해 대기 중인 포항의료원 진료버스 [촬영 손대성]
그때 산불로 피해를 본 영덕 이재민은 약 2천명.
이재민 중 노물리와 석리 주민 130여명은 지금도 청소년해양센터에 머물고 있다.
다른 지역 이재민은 모텔, 펜션, 마을회관줄기세포주식
, 친척 집 등에 임시 거처를 마련했다.
청소년해양센터에 머무는 주민들은 이달 말께 마을에 임시조립주택이 설치되면 옮길 예정이다.
대부분 고령인 주민은 낮에는 병원에 가거나 다른 볼일을 보러 나가서 많지 않았다.
청소년해양센터에 머무는 주민들은 바깥 활동을 많이 하지 못해 운동 부족으로 건강이 나빠졌고 국제엘렉트릭 주식
산불 충격에 시달리는 주민도 많다고 했다.
한 주민은 "이웃 할머니 중에는 기억력이 급격하게 떨어진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장기간 집이 아닌 곳에 머물다가 보니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사례도 나온다.
청소년해양센터 관계자는 "식사나 물품 등과 관련해 작은 불편에 소리를 치거나 짜증을 내는 사례도 간혹 있는 것을 보면서 많이 지쳐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영덕군 축산면 경정1리 이재민 임시조립주택 공사 [촬영 손대성]
이재민들은 청소년해양센터에서의 생활보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영덕군은 지난 16일 영덕읍 화수리에 임시조립주택 16동을 설치하고서 이재민 입주를 시작했다.
경정1리, 매정리, 오보리 등에는 임시조립주택 설치 공사가 막바지였다.
반면 석리에서는 임시조립주택 설치를 위한 기초 공사가 한창이어서 입주가 다소 늦어질 것으로 보였다.
군은 산불로 피해를 본 1천616가구 중 입주를 희망하는 800여가구에 6월 중순까지 임시조립주택을 설치해 제공할 예정이다.
영덕군 영덕읍 석리 산불 피해 주택 철거 현장 [촬영 손대성]
이재민은 앞으로 임시주택에 머물면서 자신의 집을 지어야 하고 식사나 생계 대책도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
아직 이재민에게 얼마나 지원금을 줄는지 정해지지 않았다.
경북도는 산불로 전소된 주택은 기존 지원금과 추가 지원금 및 기부금을 포함해 1억원 이상 지원받을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렇더라도 이재민이 1억원으로 집을 짓는 데 한계가 있다.
집이 일부나 절반 정도만 타는 피해를 본 주민은 이보다 훨씬 적은 지원금을 받을 수밖에 없어 고민하고 있다.
집이 일부 탄 주민은 "집수리하려면 수천만원은 드는데 수백만원 정도의 지원금으로는 어림도 없다"고 말했다.
해안 급경사지에 있는 영덕읍 석리 따개비마을은 이제 본격적으로 철거가 진행되고 있다.
주민들은 앞으로 마을 재건 계획을 세우고 급경사지를 보강한 뒤 집을 짓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본다.
당장 올해 장마나 태풍에 따른 집중호우로 산사태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
미역을 비롯한 해산물 채취나 공공근로 등에 의존해 온 바닷가 마을 주민은 올해 미역 채취 시기도 놓쳐 아쉬움을 나타냈다.
70대 주민은 "미역 채취해서 팔면 그래도 수백만원씩은 손에 쥐었는데 올해는 다 물 건너갔다"며 "텃밭에 기르던 고추나 파와 같은 채소도 당장 다 사 먹어야 하는데 다 걱정"이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많은 이재민은 주변의 도움에 고마워했다.
영덕군이나 보건소, 포항의료원 등은 청소년해양센터에 머물며 불편한 점이 없도록 지원하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은 매일 이곳에 나와 배식 봉사활동이나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비구니 승려들이 이곳을 찾아 가구당 30만원의 성금을 전달했고 울산 주민은 떡 30㎏을 보냈으며 전남 해남 주민도 성금을 전달했다.
대구시자원봉사센터는 어버이날에 3천여만원어치의 과일이나 떡 등을 주고 갔다.
석리 주민 김경호(67)씨는 "얼마 전에 마을에 가서 멍하니 있는데 누군가 와서 성금이라며 10만원을 건네고 갔다"며 "안 받으려고 했는데도 억지로 줬는데 하도 고마워서 나중에 보답하려고 연락처를 알려고 해도 알려주지 않고 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친구들도 성금을 많이 줘서 그 고마움을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모르겠다"며 "자원봉사 하러 오는 분이나 다양하게 지원해주러 오는 분을 보면서 대한민국은 아직 살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영덕군 영덕읍 석리 산불 이재민 임시조립주택 설치 현장 [촬영 손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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