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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찍 죽은 자들만 믿을 뿐이야/ 나는 마약을 먹고 미친 자들만 믿을 뿐이야/ 이를테면/ 나는 ‘J’로 이름을 시작하는 자들만 믿을 뿐이야/ 지미 헨드릭스, 제니스 조플린, 짐 모리슨 같은/ 무시무시한 가수들만을’.
만 27세로 똑같이 일찍 죽은 ‘3J’의 한 사람 짐 모리슨(Jim Morrison·1943~1971)이 1971년 7월 3일 프랑스 파리에서 숨졌다. 목욕 중 욕조에서 사망했다. 약물 과다 복용이 사인이라고 전해진다. 파리 동쪽 페르 라셰즈 묘지에 묻혔다. 이곳엔 발자크, 들라크루아, 쇼팽, 에디트 피아프, 이사도라 던컨 같은 예술인이 함께 있다. 외롭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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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모리슨이 리더로 활동한 록 밴드 도어스(The Doors) 스토리는 당연히 책으로 나왔다.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은 올리버 스톤은 영화 ‘도어스’를 만들었다. 한국에선 1993년 4월 24일 개봉했다.
필자는 당시 경남 진주에서 군인이 되기 위한 훈련을 받고 있었다. 당시 여자 친구가 영화 리플릿을 편지와 함께 보내왔다. 활연속상한가
자를 읽을 수 없던 때였다. 게걸스럽게 리플릿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영화 ‘도어스’는 올해 1월 무삭제판으로 재개봉해 팬들을 만났다.
영화 '도어즈' 포스터.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은 올리버 스톤 감독 영화로 한국에선 1993년 4월 24일 개봉했다. 2025년 1월 23일금투자방법
재개봉했다.
짐 모리슨의 죽음은 1971년 당시에 신문 활자로 알려지지는 않았다. “잘 살아보세”라는 산업화가 한창이고 10월 유신 권위주의 체제가 성립하기 직전인 시절 미국의 ‘무시무시한’ 가수에 주목할 여유는 없었을 것이다. 짐 모리슨의 이름은 엉뚱하게도 사우디아라비아 동부 도시 다란에서 특파한국단자 주식
원이 보낸 기사에 처음 등장한다. 조선일보 1991년 3월 18일 자 4면이다. 사우디 보수 왕정 체제에도 걸프전을 계기로 CNN 등 서구 문화가 침투하고 있다고 전하는 기사였다. 우태영 특파원은 “CNN의 문화 기사까지도 사우디 국민의 안방으로 치고 들어갔다. 개중에는 미국의 진보적인 영화감독인 올리버 스톤이 과거 약물 중독으로 사망한 록 스타 짐 모리슨럭키세븐
을 영화화한다는 것도 있었다. 이 같은 리포트는 대단히 선정적인 장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 적었다.
영화 '도어즈'를 제작한다는 사실을 선정적인 화면 배경으로 알리는 CNN 보도가 사우디 아라비아에 그대로 나오고 있다고 전한 조선일보 1991년 3월 18일자.
짐 모리슨 30주기를 맞아 팬 수천 명이 파리를 순례한다는 기사가 2001년 7월 7일 자 문화면에 실렸다. 유럽의 짐 모리슨 열풍을 자세히 소개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모리슨은 죽지 않았다” “그의 무덤은 비어 있다” “모리슨은 시인 랭보의 발자취를 좇아 아프리카로 사라졌다” 같은 짐 모리슨을 둘러싼 음모론적 헛소문을 모은 기사를 쓰기도 했다. 이탈리아 주간지 레스프레소는 짐 모리슨을 ‘로큰롤의 바그너’라고 이름 붙였다. 기사는 “10년 전 20주기 때는 거의 폭동이 일어날 뻔했지만 이번 30주기는 비교적 차분하게 지나갔다”고 전했다.
'도어스' 리더 짐 모리슨 30주기에 파리 묘소에 팬들이 몰리고 있다고 전한 조선일보 2001년 7월7일자 문화면.
미국 불문학자 윌리스 파울리가 쓴 ‘반역의 시인 랭보와 짐 모리슨’이란 책이 2001년 번역 출간됐다. 짐 모리슨은 19세기 프랑스 시인 아르튀르 랭보에게서 큰 영향을 받았다. 짐 모리슨은 “록 가수보다는 시인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도어스 'light my fire'
짐 모리슨이 부른 노래 중 대표곡을 하나만 꼽는다면? 출판사 을유문화사 정상준 대표는 “도어스의 그 유명한 ‘Light My Fire’에서 야수처럼 울부짖는 짐 모리슨의 보컬을 듣노라면 마음속 불길이 활활 타오르는 것만 같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