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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교학점제, 폐지를 결단해야 한다
ⓒ flpschi on Unsplash
고교학점제는 학생 개개인의 선택권을 존중하고 맞춤형 교육과정을 통해 미래 교육을 지향하겠다는 취지를 담고 출발했다. 그러나 제도는 현장 교사들의 헌신에만 의존하며 강행되었고 대입제도와의 불균형 속에 정책 입굿아이HTS
안자(아래 찬성 측)들도 당면한 현실 자체는 비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초래되었다. 다만 찬성 측은 여전히 지원만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대입제도 개편만 이루어진다면 고교학점제는 취지에 맞게 작동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 교사 입장에서 아무런 어려움이 없도록 행·재정적 지원이 완비된다고 가정해도, 절대평가제 도입 및 대입제도 개편이 이효성오앤비 주식
루어진다고 해도, 고교학점제가 기존보다 더욱 교육격차를 심화시키는 문제는 변하지 않는다.
우선 지역별 과목 개설 여건의 차이는 극복이 어렵다. 지방 소규모 학교는 개설 가능한 과목 자체가 제한적이며 수강 인원이 부족해 폐강되는 경우도 많다. 반면 인기 학군, 특목·자사고는 이미 다양한 선택과목 운영 경험을 축적하며 학생유엔젤 주식
부 종합전형(아래 학종)에서 유리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가고 있다. 온라인 공동교육과정이 격차 해소의 대안이라는 인식은 현실과 동떨어진 낙관에 불과함은 코로나 시기 충분히 경험했다. 그나마 중하위권 학생에게는 부담으로 느껴져 참여하지 않는 편이며, 추가 학습이 가능한 상위권 학생에게는 더 많은 기회로 작용해 격차를 더 벌리는 결과만 초래하고 있다. 온라인 과진매트릭스 주식
정을 이수해도 동일한 과목을 오프라인 정규 수업으로 이수한 학생에 비해 기록으로 남길 수 있는 활동 수준과 깊이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세분화된 과목을 정규 교육과정으로 편성할 수 있는 학교와 그렇지 못한 학교의 차이는 결코 메워지지 않는다.
고교학점제가 과목 편성의 유연성을 핵심으로 하면서 기간제 교사 비율이 확대되는 것도 격차를 확전염병관련주
대하고 있다. 찬성 측도 부정하지 못하기에 여러 지원책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다양한 지원책을 제시해도 소외된 지역에 대한 수급 불균형을 해결할 수 없다. 심지어 이러한 부분이 어느 정도 해결된다 한들, 기간제 교사 비중이 높은 학교는 선택과목 개설 및 운영 및 진로지도 역량이 축적되기 어렵다. 반면 강남을 비롯한 대도시는 안정적인 기반 위에 노하우를 축적해가며 시간이 지날수록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게 된다. 애초에 기간제 비중 확대를 유발한 고교학점제를 포기하지 못한 채 땜질식 대응만 주장하는 것은 정책의 실패를 가리기 위한 고육책에 지나지 않는다.
공통교육과정으로 전환하면 안정된 교사 순환 체제를 바탕으로 소외 지역에서도 안정적인 교사 수급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찬성 측은 모델 학교 사례에만 기대어 제도를 강행하기 위해 지방 교육을 희생시키는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 지역별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예비교사 세대의 직업 안정성까지 해치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찬성 측은 정작 안정된 일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것은 정의롭지도 않다. 고교학점제를 계속 추구하려면, 최소한 찬성 측 당사자들이 고용 불안정성을 감수할 각오를 보일 정도의 성의는 있어야 한다.
고교학점제는 정주 기반이 불안정한 학생들에게 구조적으로 더욱 불리한 제도이기도 하다. 부모의 직업, 가정폭력, 이혼 등으로 학기 중 전학이 불가피한 학생에게 학교 간 교육과정의 차이는 학업 연속성의 붕괴와 진로 이력의 누락으로 이어진다. 고교학점제는 학교별 여건과 기존 재학생들의 선택 희망 차이로 인해 과목 구성의 편차가 크기 때문이다. 수강 중인 과목이 전학 간 학교에 개설되어 있지 않아 학습이 중단되고, 이미 수업이 상당 기간 진행되었지만 본인 입장에서는 처음 접하는 과목에 배정되어 학습과 성적 확보에 지장을 받는 경우가 많다. 전입생에게는 학급에 빠르게 녹아드는 것도 중요한데, 매시간 교실이 바뀌는 구조는 소속감 형성을 방해하고 부적응을 심화시킨다.
찬성 측은 이처럼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노력하면 해결될 것이라는 공허한 외침만 반복한다. 하지만 고교학점제는 안정된 거주지와 가정환경을 가진 계층에게 유리하게 설계되어 있으며, 이는 취약 계층 학생들에게 더욱 치명적이다.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전학을 반복할 수밖에 없는 학생들은 진로 설계 기반 자체를 잃고, 생활기록부의 경쟁력도 약화되며, 또래 관계 형성의 어려움까지 더해지며 소중한 성장기를 낭비하게 된다. 사회적 보호망의 부재 속에 놓인 학생들이 진로 계획을 포기해야 하고, 학습의 연속성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제도에 '학생 중심', '미래형 교육'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것은 기만이다.
불평등 구조가 고착화된 상황에서 '선택'이 강화되는 흐름은 결국 교육 기회 차별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고등학교 교육이 법령상 의무교육이 아닌 점을 강조하며 고교학점제를 정당화하지만, 한국사회에서 고등학교 교육은 실질적인 의무교육으로 작동하며 기회의 분배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선망하는 외국 제도를 맥락 없이 도입하려는 시도는 사회적 맥락을 무시한 독단에 불과하다. 사회적 약자를 포함한 모든 학생에게 공정한 교육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고교학점제를 폐지하고 공통교육과정 중심의 안정적 교육체계로 돌아가야 한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로 대표되는 새 정부의 최고 가치는 공교육의 형평성과 평등, 지역 격차의 해소라고 믿는다. 고교학점제는 그 대척점에 있다. 폐지를 결단할 시점이다.
덧붙이는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