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오전 10시께 서울 영등포구 소재의 한 롯데마트 매장. 마트 입구는 개점 전부터 약 20팀의 손님들로 북적였다. 오픈 시간에 맞춰 입구에 있던 펜스가 걷히자 손님들은 일제히 식품매장 안 계란 매대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들은 카트에 2~4판씩 계란을 담은 뒤 곧장 매장 안쪽 축산 코너로 향했다. 이날 행사 품목으로 나온 호주산 소고기는 1인당 두 팩으로 구매 수량이 제한됐지만 판매 시작 20분 만에 준비된 120kg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 진열대에 쌓여 있던 계란 100여판 역시 순식간에 팔렸고 직원들은 빈 매대를 채우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놀이터 릴박스 지난 12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롯데마트 매장. 축산 코너 앞에 소비자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사진=박수림 기자
이날 마트를 찾은 60대 주부 김모 씨는 “소고기 할인 소식을 듣고 아침 일찍부터 나와 줄을 섰다. 물건이 금세 동나 내 뒤로는 못 산 사람도 많았다”라며 “국이나 장조림용으로 고알라딘꽁머니 기를 많이 활용하는데 저렴하게 살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롯데마트가 지난 5일부터 롯데 유통군 통합 할인 축제인 ‘롯데레드페스티벌’을 진행하면서 마트를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물가 상승으로 실속형 소비를 추구하는 고객들이 몰리면서 일부 매장에서는 ‘오픈런’ 현상도 나타났다. 마트업계도 이에 발맞춰 할인 행사를 잇따잭팟 라 선보이며 소비 심리를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초특가에 몰린 소비자…계란·소고기 등 ‘불티’
지난 12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롯데마트 매장 축산 코너에서 소비자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사진=박수림 기자
올해로 세 번째 개최된 ‘롯데레드페스티벌’은 롯데그룹 20개 계열사가 참여하는 연중 최대 규모의 통합 쇼핑 축제다. 그중 롯데마트는 돼지고기 삼겹살과 목살, 소고기, 계란, 수박 등 인기 신선식품을 초특가에 판매하며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실제로 이날 롯데마트는 하루 동안 특가로 제공하는 ‘원데이딜’ 상품으로 바다이야기 pc용 ‘행복생생란’(대란·30입)을 인당 두 판 한정으로 4990원에 선보였다. ‘곡물 먹여 키운 호주산 척아이롤’(100g·호주산)도 행사 카드 결제 시 70% 할인한 990원에 판매했다.? 13일에도 자체 브랜드(PB) 상품 ‘오늘좋은 1등급 우유’(900ml 2입 기준)를 2990원에 내놓으며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 외에도 돼지고기 삼겹살·목심과 러시아산 대게 등을 50% 할인된 가격에 판매 중이다.
지난 12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롯데마트 매장에서 한 직원이 계란 매대를 채우고 있다./사진=박수림 기자
고물가 상황 속에서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특히 계란, 육류 등 식탁에 자주 오르지만 최근 가격이 크게 오른 품목에 대한 수요가 높았다. 통계청의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축산물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6.2%, 수산물은 6.0% 올랐으며 가공식품(4.1%)과 계란(3.8%) 등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40대 장모 씨는 “건강을 생각해 평소 계란을 꼭 챙겨 먹는데 최근 가격이 많이 올라 사기 망설여졌다”라며 “한 사람당 두 판씩 살 수 있다고 해서 아내와 함께 왔다”고 얘기했다. 인근 동네에서 차를 끌고 방문한 주부 박모 씨(50대)도 “지난주 행사 때 와보니 값이 너무 싸서 다시 오게 됐다”라며 “집 주변에도 다른 마트가 있지만 이곳이 더 저렴해 일부러 멀리까지 왔다”고 설명했다. ?6월 비수기 뚫은 초특가 전략…신선식품 할인에 매출 ‘쑥’
지난 12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롯데마트 매장 축산 코너에 품절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사진=박수림 기자
롯데마트에 따르면 롯데레드페스티벌 1주차(6월 5일~11일) 기간 동안 행사 품목인 수박과 돼지고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0% 증가했다. 지난 5~6일 이틀간 5990원 특가로 선보인 계란도 매출이 전년보다 35% 늘었다. 업계에 따르면 통상 6월은 유통사 비수기로 꼽힌다. 가정의 달인 5월과 방학·휴가 시즌인 7~8월에 비해 특별한 행사나 이벤트가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먹거리 물가까지 상승하며 장바구니 부담도 커진 상황이다. 이에 마트업계는 신선식품 등 필수 먹거리를 중심으로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물가 안정에 기여하고 소비를 촉진해 고객을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이다. 다른 유통사도 일제히 할인 행사를 전개하고 있다. 이마트는 오는 15일까지 사흘간 ‘과일데이’를 열고 사과·수박·참외 등 14개 품목을 최대 40% 할인 판매한다. 지난해 6개였던 행사 품목이 올해는 2배 이상 확대됐다. 이마트 PB 노브랜드도 탄생 10주년을 기념해 대표 상품 10종을 최초 출시 가격으로 선보인다. 홈플러스 역시 해외식품전 2탄 ‘캐나다, 어디까지 맛봤니?’ 행사를 열고 캐나다산 축·수산물과 곡물을 마이홈플러스 멤버 대상으로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통상 6월이 업계 비수기이기 때문에 이 시기에 초저가 할인을 통해 매출을 끌어올리고 소비 진작을 도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