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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해준송효
날짜 : 25-08-01
조회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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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드럭조개[국립생태원 제공]
강가의 바닥 돌 틈에 아기 손바닥만한 조개 한 마리가 박혀있습니다. 그저 흔한 민물조개일 것 같지만, 이 조개는 전혀 평범하지 않습니다. 이름도 생소한 두드럭조개입니다.
두드럭조개는 한국 고유의 담수조개로, 독특하게남북경협관련주
생긴 외형과 더욱 독특한 생태적 특징을 가지고 특별한 삶을 살아갑니다.
두드럭조개는 강의 유속이 빠른 깊은 곳에 주로 서식하며, 껍질 표면에 오돌토돌한 작은 돌기들이 많아 ‘두드럭’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단단한 외형만큼이나 그 생존 전략도 단순하지 않습니다. 일반적인 조개는 유생 시기를 독립적으로 보내지만, 두드럭조개는 태어난 직후 알라딘릴
혼자 살아가기 어렵기 때문에 ‘의탁’, 더 정확히 말하면 ‘기생’이라는 생존전략을 택했습니다.
암컷 두드럭조개는 가을이면 아가미 속의 육아낭에 알을 저장하고 수정시킨 뒤, 몸 안에서 보호하며 유생을 기릅니다. 그렇게 자란 유생은 ‘글로키디움(glochidium)’이라 불리는 미세한 형태로 수중에 방출되는데, 스스로 움직이지는 못하는 상태입오션파라다이스3
니다.
이 작은 유생은 근처를 지나가는 물고기의 아가미나 지느러미에 달라붙어 물고기 몸을 보금자리 삼아 일정 기간 기생하면서 성장하게 됩니다. 물고기의 이동을 통해 유생은 더 넓은 서식지로 확산될 수 있고, 성장을 마친 뒤에는 물고기의 몸에서 떨어져 강바닥 자갈 사이에 자리 잡고 진짜 조개로 거듭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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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두드럭조개는 유생 시절 물고기를 품은 보답이라도 하듯, 성체가 된 뒤에는 오히려 물고기의 알을 품습니다.
실제로 납자루류나 중고기류 같은 민물고기들은 알을 안전하게 낳을 장소로 두드럭조개의 패각을 선택하게 되는데 산란관을 조개의 입수공에 넣고 알을 낳으며, 수컷은 외부에서 정자를 방출합니다. 조개는 물고기 알을 자신의 몸속에서 천적으로부터 지키고, 안전하게 부화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서로가 서로의 생애 주기 안에 들어 있는 정교한 공생관계인 것입니다.
땅속에 박혀 입수공만 보이는 두드럭조개[국립생태원 제공]
하지만 이런 독특한 생태는 점점 보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두드럭조개는 한때 한강 일대에서 흔히 발견되던 익숙한 생물이었습니다. 껍질은 두껍고 단단하여 단추를 만들기도 하였고, 진주 양식에서 진주조개에 삽입하는 핵으로도 쓰일 정도로 대규모로 채집되었지만, 지금은 한강에서는 완전히 사라졌고, 일부 금강과 섬진강 상류에서만 간헐적으로 발견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이 되었습니다.
두드럭조개는 단지 보호해야 할 희귀종에 그치지 않습니다. 이들은 강바닥을 걸러내고 수서생물들의 순환을 돕는 ‘생태계 연결자’역할을 합니다. 이동성이 매우 낮고 서식 조건이 민감하기 때문에 한 번 사라지면 복원까지 수십 년이 걸릴 수도 있기 때문에 두드럭조개의 멸종은 곧 강의 회복력과 건강성이 무너지는 신호일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생태계는 결코 한 종의 생존만으로 유지되지 않습니다. 조개와 물고기가 품고 품으며 이어온 이 작은 생명 순환의 연결고리가, 인간의 무관심과 개발로 끊기지 않도록 더 많은 관심과 보호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그들이 살아가는 강을 지키는 일은 곧, 우리가 살아갈 미래를 지키는 일이기도 합니다.
박영준 국립생태원 외래생물팀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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