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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중학교 운동장에서 경보 훈련 중인 유영민 학생. /김구연 기자
뛰는 듯 걷는 '경보'는 속도와 자세, 인내를 동시에 요구하는 종목이다. 달리지 않고 속도를 낸다는 건, 매 순간 무너지지 않는 일이다. 밀양중학교 2학년 유영민 학생은 스스로의 한계를 두드리고 있다. 그는 매일 한 치 어긋남 없이 걸음을 쌓아간다. 반복된 훈련, 때로는 좌절의 순간을 지나며 자신만 전세보험 의 속도를 찾아가고 있다.
경보로 향한 첫걸음
영민 학생이 육상에 눈을 뜬 건 초등학교 6학년 때였다. 밀양시 교육장기 육상대회 800m에 출전해 1등을 차지한 것이 계기였다.
그전까지는 전문적인 운동 경험도, 훈련도 없었다. 그저 평소 축구를 좋아하고, 몸을 움직이는 걸 즐기던 아이였다. 대회를 앞 순공정가치 두고 맞춤형 훈련을 받은 것이 전부였다.
"2등으로 달리다 마지막에 역전했어요. 관중들이 박수치고 이름을 불러줬는데, 그 장면이 아직도 잊히지 않아요."
영민 학생은 그날의 기분을 아직도 또렷이 기억한다. 단순히 1등을 했다는 성취감 때문만은 아니다. 자신이 운동장에서 박수를 받을 수 있는 존재라는 걸 처음 느낀 순간이었 상환기간연장 다. 그 경험은 하나의 전환점이 됐다.
당시 영민 학생의 체력과 잠재력을 눈여본 밀양중학교 육상부 코치가 먼저 관심을 보였다. 자연스럽게 특기생 입학 제안으로 이어졌다. 영민 학생은 '좋은 기회'라는 생각으로 육상부에 들어갔다.
중학교 입학 후에는 800m, 1500m, 3000m 등 중·장거리 중심으로 본격적인 훈련을 대구개인회생 시작했다. 하지만 마음만큼 결과가 따라오지는 않았다.
중학교 1학년 여름방학 무렵, 코치의 제안으로 처음 '경보'를 접했다. 같은 육상 종목이지만, 영민 학생에게 완전히 다른 세계였다.
"항상 빠르게 달리는 경기만 보다가, 뛰는 듯 걷는 경보가 너무 신기했어요."
동작을 배우고 기본 저축은행 이자 자세를 익히는 과정에서, 그는 예상치 못한 가능성을 발견했다. 어느 순간, 스스로도 모르게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는 '경보'를 선택했다. 달리던 발걸음은 이제, 누구보다 빠르고 정교하게 걷기 시작했다.
유영민 학생이 학교 운동장을 따라 경보 동작을 펼치고 있다. 빠른 속도와 정확한 자세가 동시에 요구되는 순간이다. /김구연기자
달리던 발끝, 걷기에서 빛나
'경보'는 그저 빨리 걷는 것과는 다르다. 한 발은 땅에 닿아 있어야 하고, 착지 시 무릎은 완전히 펴져야 한다. 이 두 가지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파울'로 간주돼 경고가 주어지고, 세 번 누적되면 실격당한다.
정확한 자세, 흔들림 없는 집중력에 속도까지. 모든 요소가 동시에 요구되는 까다로운 종목이다.
"경보는 단순히 빨리 걷는 게 아니에요. 자세를 무너뜨리지 않으면서 속도를 유지해야 하거든요. 파울 없이 끝까지 버티려면 집중도 필요하고, 전략도 필요해요."
영민 학생은 경보의 치밀함과 리듬 속에서 새로운 재미를 느꼈다. 종목을 바꾼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빠르게 가능성을 증명해 보였다.
올해 5월 출전한 전국소년체전 5000m 경보에서 5위를 기록했다. 7월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육상대회 3000m에서는 3위를 차지했다. 이어 8월 추계 전국육상경기대회에선 마침내 1위에 오르며 자신감을 더했다.
짧은 시간에 이뤄낸 변화였다. 그만큼 다음 걸음 기대는 커졌다. "육상은 나 자신과의 싸움이에요. 기록이 0.1초라도 줄면 어제의 나를 이긴 것 같아 정말 짜릿해요."
쓴맛도 봤다. 7월 전국대회 당시, 선두로 달리다 파울이 누적돼 30초 정지 페널티를 받았다. 그 사이 다른 선수들에게 추월당했다.
"나에게 실망했어요. 룰이 있는데, 그걸 못 지킨 거잖아요. 기본부터 다시 점검했어요. 순간 흐트러지는 자세가 얼마나 중요한지도 깨달았어요."
이 경험은 분명한 교훈이 됐다. 성적보다 중요한 건, 원칙을 지키며 끝까지 버티는 힘이라는 것을.
경남도민일보와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유영민 학생. /김구연 기자
꾸준함으로 다지는 하루
영민 학생의 하루는 오전 7시, 강변 조깅으로 시작된다. 집 근처 산책로를 따라 50분가량 조깅하며 몸을 깨운 뒤, 씻고 등교한다. 방과 후에는 조깅으로 시작해 지구력 훈련, 기술 연습, 자세 교정까지 본격적인 훈련이 이어진다.
기록이나 순위도 중요하지만, 그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는 '꾸준함'이다.
"성적이 잘 나오면 그 순간은 기분 좋죠. 근데 성실하지 않으면 나중에 좋은 선수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해요. 힘들긴 하지만, 훈련 끝나고 친구들이랑 숨차게 헥헥거리며 웃을 땐 정말 좋아요. 같이 고생한 시간이 있으니까 성취감도 따라와요."
영민 학생을 1학년 때부터 지도한 홍민식 감독은 "운동에 대한 진지함이 남다르다"고 평가했다.
"훈련에 빠짐없이 성실하게 임하고, 약점을 스스로 극복하려는 태도도 인상 깊습니다. 중장거리 훈련을 시키던 중 골반 활용과 리듬감이 좋아 보여 경보를 권했는데, 첫 자세부터 곧잘 따라 했어요."
영민 학생의 단기 목표는 소년체전 금메달이다. 장기적으로는 청소년 국가대표로 선발돼 국제무대를 밟는 것이 꿈이다.
"경보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종목이에요. 제가 열심히 해서 사람들이 더 많이 알게 하고 싶어요. 멋있는 종목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고요."
내년이면 중학교 3학년이 되는 영민 학생은 팀의 중심으로서 후배들을 이끄는 역할도 맡게 된다. 힘든 훈련에 지쳐 포기하고 싶다는 후배들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나중에 성공해서 웃고 있는 너 자신을 상상해 봐라"고. 그 말은, 어쩌면 자신을 향한 다짐이기도 하다.
육상은 기록만이 아니라, 자신을 증명해가는 여정이기도 하다. 그래서 영민 학생은 성적보다 태도를, 경쟁보다 성장을 더 소중히 여긴다. 매일 스스로를 깨우고 다독이며, 오늘도 운동화 끈을 맨다. 달리는 것이 좋아서. 아니, 누구보다 빠르게 걷는 것이 좋아서.
/문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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