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정윤성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리더십 위기 국면에서 일단 숨 고르기에 성공했다. 제1야당 대표로는 헌정 사상 처음으로 24시간 필리버스터를 완주하면서 당 안팎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얻는 모양새다. 다만 이번 승부수가 리더십 재건의 출발점이 될지, 강성 지지층과 외연 확장 사이의 딜레마를 더 키우는 계기가 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계엄·탄핵 인식을 둘러싼 근본적인 노선을 비롯해 계파 갈등은 그대로인 만큼 장 대표 앞엔 더 복잡한 방정식이 놓이게 됐다는 평가다.
장 대표는 23일 오전 11시40분을 기점으로 전날부터 홀로 이어온 필리버스터 사아다쿨 를 24시간 만에 마무리 지었다. 이는 같은 당 박수민 의원이 지난 9월 정부조직법 개정안 관련 필리버스터에서 세운 기존 최장 기록인 17시간12분을 넘어선 것이다.
장 대표는 필리버스터 중 "비상계엄 내란특별재판부는 이름을 무엇이라고 부르든 반헌법적인 특별재판부"라며 "우리는 소리 없는 계엄이 일상이 된 나라에서 살고 있다"고 강하게 비 오션파라다이스예시 판했다. 필리버스터가 종료되자 야당 측 의석에선 "장동혁"을 연호하는 목소리와 함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12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12·3 윤석열 비상계엄 등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제보자 보호 등에 관한 특별법에 대한 무제 야마토게임장 한 토론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목하던 친한계서도 "투혼" 호평
당내에선 전반적으로 '투혼'이었다는 호평이 나온다. 특히 그간 장 대표와 각을 세웠던 친한(親한동훈)계?인사들까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점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김근식 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은 S 야마토무료게임 BS 라디오에서 "주말에 한 전 대표가 토크 콘서트를 하는 사이 장 대표는 24시간 동안 필리버스터를 했다"며 "단식 투쟁의 효과를 낸 것으로 볼 만큼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양향자 최고위원도 "민주주의와 삼권분립을 지키려는 투혼이 경이로우면서 동시에 애처롭다"고 했다.
취임 후 기세등등하던 장 대표의 리더십에는 갈수록 위기감이 메이저릴게임사이트 짙어진 게 사실이다. 지도부가 계엄과 탄핵 문제를 두고 여전히 옹호적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초·재선 중심의 소장파와 친한계를 중심으로 내부 마찰 역시 잦아지는 양상이었다. 특히 계엄 1주기를 맞아 장 대표가 낸 메시지는 리더십 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으로 꼽힌다. 당시 '윤핵관' 출신인 3선 윤한홍 의원은 장 대표 면전에서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비판한다"고 직격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장 대표로서도 이번 필리버스터를 리더십 회복을 위한 승부수로 삼았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실제 장 대표는 예정된 토론 주자가 아니었으나 본인 의지에 따라 첫 주자로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사전에 지도부 인사들에게 24시간 필리버스터를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는 전언도 나온다. 또한 《헌법학》, 《자유론》, 《미국의 민주주의》, 《자유헌정론》,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등 책 5권과 언론 사설·칼럼 등을 직접 챙겨 단상에 오른 것도 모두 장 대표의 구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는 이번 필리버스터가 단기적으로는 리더십 회복의 분기점이 됐다는 기류가 읽힌다. 한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당에서 가장 중요한 현안은 '8대 악법'을 어떻게 막을 것이냐는 건데 당대표가 책임감을 보여주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린 점은 분명한 것"이라고 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연 토크콘서트에서 참가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한 전 대표 제공


더 복잡해진 다음 수…강성 vs 확장 딜레마
하지만 장 대표가 이를 반전의 계기로 삼기 위해선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필리버스터를 통해 일시적인 리더십 회복 효과는 거둘 수 있었지만, 계엄과 탄핵에 대한 인식에서 근본적인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여전하다. 장 대표가 최근 "계엄과 탄핵에 책임져야 한다"며 중도·외연 확장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쇄신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특히 강성 지지층이라는 딜레마가 장 대표를 고심에 빠뜨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외연 확장을 위해 노선 변경에 속도를 낼 경우 '친윤'과 '반한동훈'을 중심으로 한 강성 지지층의 반발이 불가피하다. 한 전 대표와의 화해 등을 언급하기만 해도 "배신자" 낙인을 찍는 분위기는 장 대표 취임 이후 한층 심화한 상황이다. 당내 정치적 기반이 없는 장 대표가 이들 핵심 지지층까지 잃을 경우 또 다른 리더십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지방선거가 다가올수록 이 같은 딜레마는 더 첨예해질 전망이다. 뚜렷한 외연 확장 없이 지방선거를 치를 경우 선거 참패에 대한 당내 위기감은 증폭될 것이라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당내 반발이 거세질수록 장 대표는 어떤 식으로든 두 선택지 사이에서 결단을 내려야 하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장 대표의 다음 행보를 가늠할 첫 시험대는 지방선거 경선룰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장 대표가 한창 필리버스터를 진행 중이던 23일 당 지방선거 총괄기획단은 당원투표 반영 비율을 기존 50%에서 70%로 높이자고 지도부에 권고했다. '당심 확대' 경선룰을 둘러싼 당내 논란이 이어져 온 만큼 장 대표의 결심이 향후 확장 노선의 방향성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동훈 전 대표를 둘러싼 당원게시판 논란도 여전히 뇌관으로 남아있다. 당무감사위원회와 중앙윤리위원회가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를 강행할 경우 당내 계파 갈등은 최고조에 달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당원게시판 논란을 일정 부분 봉합하더라도, 중도층 지지도가 적지 않은 한 전 대표와의 관계 설정을 결국 어떻게 할지가 내년 지방선거 국면 내내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장 대표가 연말과 연초를 기점으로 변화를 예고한 만큼 외연 확장 행보에는 일단 시동을 건 모습이다. 장 대표는 오는 29~30일 전남과 전북을 방문해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하는 등 외연 확장 행보를 구체화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