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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등 다수 품목의 관세가 15%로 조정되고, 철강은 50% 유지된 가운데 향후 10년간 2000억달러 규모의 한·미 공동투자기금이 가동될 전망이다.
양국은 동시에 AI·양자·바이오·6G·우주를 포괄하는 ‘기술 번영(Tech Prosperity) 협력’을 공식 출범시키며, 첨단 산업 규범과 투자 우선순위의 정렬을 선언했다. 다만 EU식 디지털 플랫폼 규제 확산은 향후 정책 정합성이 과제로 남아있다.
이 같은 논의는 미국 뉴욕의 코리아 소사이어티가 컬럼비아대학교 APEC 연구센터와 소상공인창업자금대출 공동으로 개최한 온라인 대담에서 제시됐다.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장, 케이트 칼루트케비치 맥라티 어소시에이츠 수석 전무, 스콧 제이콥스 쿠팡 글로벌 공공정책 총괄이 APEC 성과와 후속 과제를 진단했다.
◇“현실적 성공” APEC 평가… 의제는 ‘AI 집세 ·인구구조’
이재민 학장은 이번 APEC을 “무난한 성공(mediocre success)”으로 평가했다.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의 복원이 어려운 시점에서 무역·투자·연결성·포용 성장을 중심으로 한 기본 합의를 도출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한국이 주도한 AI와 인구구조 변화 현대캐피탈아파트담보대출 의제는 자국의 현실과 기술 경쟁력을 반영한 주제 선정”이라며 “향후 한국이 관련 논의를 주도적으로 이끌 기반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칼루트케비치 수석 전무는 “APEC은 세부 정책을 결정하기보다는 협력 신호를 주는 무대”라며.“이번 회의의 핵심은 미국이 아시아에서 다시 ‘딜을 할 의지’를 보여줬다는 점”이라고 평가 살림의 신 했다.
그는 미국이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일본, 호주와 각각 체결한 협정들을 대중(對中) 공급망 재편 전략의 연장선으로 해석했다.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장
부산소상공인
관세·투자 ‘재정렬’… “불확실성 제거, 협력 재가동 신호”
한미 합의의 중심에는 관세 조정과 대규모 투자 협력체계가 있다. 이재민 학장은 “한국 자동차 산업이 15% 관세를 확보한 것은 필수적 방어선”이라고 평가하며 철강은 50%로 유지돼 아쉬움이 남지만, 공동투자기금의 실질 운용이 향후 10년의 승부처”라고 말했다.
그는 “2000억달러 규모의 자금이 어떤 산업·지역에, 어떤 속도로 투입되느냐가 한국 산업 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칼루트케비치 수석 전무는 이번 합의를 “트럼프 행정부 2기 경제 정책의 방향성을 상징하는 딜”로 규정했다. 그녀는 “이번 협정은 단순한 관세 인하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며 “미국이 자국 내 제조·투자 유입을 유도하고, 동시에 동맹국의 공급망을 미국과 맞물리게 하려는 전략적 재편”이라고 설명했다.
또 “관세율보다 중요한 것은 투자 유인 구조”라며 “한·미 간 자본 흐름이 양국 경제를 동시에 자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콧 제이콥스 총괄은 “자동차 관세와 투자 합의는 양국 기업들에게 예측 가능한 환경을 복원한 조치”라며 “그동안 불확실성으로 지연되던 산업 협력이 다시 정상 궤도로 오를 신호”라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문제를 정치 이슈가 아닌 경제 협력의 구조 문제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스콧 제이콥스 쿠팡 글로벌 공공정책 총괄
‘기술 번영’ 협력: AI·6G·양자 등 신산업 연대 강화
제이콥스 총괄은 이어 양국이 체결한 ‘기술 번영(Tech Prosperity) 협력’을 “첨단 기술 분야의 투자·규범 정렬을 위한 제도적 출발점”으로 평가했다.
이번 협력에는 AI·양자컴퓨팅·바이오테크·6G·우주 산업이 포함되며 양국은 혁신 기업의 운영 부담을 완화하고 공동 투자·표준 개발·공급망 연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그는 “이 협정은 중국의 기술 영향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미 기술동맹의 전략적 결속을 강화하는 신호”라고 말했다.
디지털 규제, ‘EU 모델’ 논란… “통상 마찰 스위치 언제든 켜진다”
세 패널은 한목소리로 디지털 규제와 비관세장벽(NTB)을 향후 가장 민감한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했다.
제이콥스는 “국적·규모에 따라 기업을 선지정하는 규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KORUS)과 이번 합의의 ‘운영 부담 완화’ 정신에 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EU의 디지털시장법(DMA)과 디지털서비스법(DSA)이 혁신과 고용을 저해한다는 부정적 평가가 늘고 있다”며 한국이 ‘브뤼셀 모델’의 역효과를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 정부와 국회는 최근 몇 년간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 디지털 공정화 관련 법제(예: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을 추진하며 EU의 ‘디지털시장법(DMA)’ 및 ‘디지털서비스법(DSA)’을 모델로 삼은 제도 설계를 검토하고 있다. 이는 구글, 애플, 메타 등 미국 빅테크뿐만 아니라 쿠팡 등 시장지배력이 큰 빅테크의 시장지배적지위 남용을 차단하는 법안이다.
칼루트케비치 수석 전무는 “미국 행정부는 이미 대통령령과 무역법 301조 등 대응 수단을 갖고 있다”며 “유럽에서 디지털세 인상이나 플랫폼 규제 강화 움직임이 커지면 한국·브라질 등 EU식 모델 채택국에도 직접 파급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이 학장은 “한국은 공정성 규제 요구와 통상 리스크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며 “글로벌 스탠더드로 점진적 수렴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케이트 칼루트케비치 맥라티 어소시에이츠 수석 전무
원전·에너지 협력: SMR·공급망 중심 재가동 조짐
칼루트케비치 수석 전무는 미국이 추진하는 ‘에너지 지배(Energy Dominance)’ 전략 속에서 원전, 특히 소형모듈원자로(SMR)가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양국이 원전 공급망과 상호투자 확대 논의를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한·미 에너지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학장 역시 “한국의 평화적 원자력 활용 확대를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김상윤 (yoon@edail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