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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세영 기자 = 지난 달 22일 청각장애 아동·청소년들로 구성된 '사랑의 달팽이 클라리넷 앙상블'의 제20회 정기연주회가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렸다.
무대 위에 선 아이들은 조심스럽게 숨을 고른 뒤 클라리넷을 입에 댔다. 음 하나하나가 또렷이 맞물리며 객석을 채웠다. 우리금융 그룹의 후원으로 열린 이번 공연은 '소리를 되찾은 이후의 삶'을 증명하는 자리였다
중학교 1학년 김하율 군은 클라리넷을 잡은 지 1년 남짓이다. 음악에 큰 관심이 있던 아이도 아니었다. 하율 군은 "처음엔 박자 맞추는 것도, 릴게임뜻 다른 사람 소리를 듣는 것도 어려웠다"며 "계속 연습하다 보니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하율 군에게 이 연주단은 '희망과 꿈'이다. 난청이 있어도 하면 다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말에는 또래답지 않은 단단함이 묻어났다.
대학 4학년을 앞둔 최수종 씨는 13년째 이 무대에 서고 있다 손오공게임 . 초등학교 시절 우연히 연주회를 보고 "나도 해보고 싶다"고 말한 것이 인연의 시작이었다. 그는 최근 사랑의 달팽이 지원으로 보청기를 교체했다.
예전보다 말소리가 훨씬 또렷해졌다며 웃는 그는 "합주는 듣는 데 제약이 있기 때문에 더 집중해야 한다. 덕분에 집중력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취업 후에도 가능하면 연주단 활동을 이어가고 싶 게임릴사이트 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이인환 사랑의 달팽이 과장은 아이들의 성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이다. 그는 "처음엔 인사도 못 하고 숨던 아이들이 몇 년 지나면 먼저 다가와 인사한다"며 "여름 캠프나 합숙 훈련을 거치며 또래 간 유대가 생기고, 자신감이 눈에 띄게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이 과장은 "인공와우·보청기 외부 장 체리마스터pc용다운로드 치 교체 비용이 여전히 큰 부담"이라며 "연주단은 음악 활동이지만, 그 이전에 재활과 사회 적응을 돕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공연을 지켜본 안현모(방송인) 사랑의 달팽이 홍보대사는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소리를 잘 듣지 못하던 아이들이 악기를 연주하고, 연기까지 하는 모습을 보면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이 올라온다"며 "아 릴게임하는법 이 한 명 뒤에 부모와 형제, 선생님들의 헌신이 모두 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이를 키우는 데는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이 무대는 모두가 함께 아이들의 삶을 키워내고 있다는 증거"라는 말도 덧붙였다.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는 배다해 홍보대사 역시 "처음 함께했을 때, 듣지 못하는 친구들이 음악을 그렇게 간절하고 즐겁게 하는 모습을 보고 제 음악 인생을 돌아보게 됐다"며 "조건 없이 음악을 사랑하는 태도는 평생 음악을 해도 갖기 힘든 마음"이라고 여러 차례 협연을 이어온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조금만 들여다보면 우리가 몰랐던 아름다운 세계가 있다"며 더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사랑의 달팽이는 지난 2000년 도움의 손길을 내밀기로 뜻을 같이한 시민과 함께 시작해 인공와우 수술·보청기 지원부터 재활, 문화예술 활동, 인식 개선까지 영역을 넓혀왔다. 이행희 회장은 "클라리넷은 사람의 목소리와 가장 유사한 악기"라며 "연주 과정 자체가 언어 재활이자 자신감을 키우는 훈련"이라고 설명했다.
20회를 맞은 이번 정기연주회에 대해 그는 "성년이 된 느낌"이라며 "이제 한 단계 더 도약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공연이 끝나자 객석에서는 긴 박수가 이어졌다. 무대 위 아이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누군가는 소리를 찾았고, 누군가는 무대를 통해 자신을 찾았다. 20년간 묵묵히 지켜온 '사랑의 달팽이'는 오늘도 소리를 넘어 아이들의 삶을 키우고 있었다.
제작진은 사랑의 달팽이 연주회 현장과 다양한 도움의 손길을 함께 해온 참가자들의 목소리를 카메라에 담아봤다. <내레이션 : 유세진, 영상 : 박주하 PD> s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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