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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의 유명 암장인 '그나이스 릴레아케르'에 설치된 오토빌레이. 하단 연결점이 사각형 천으로 되어 있다. 사진 비구세트.


실내암벽장에 설치된 '오토빌레이'는 확보자 없이도 자동으로 로프가 당겨져 등반자 혼자 로프 등반 코스를 오를 수 있게 하는 장치다. 오늘날 높은 벽을 보유한 실내암벽장은 전 세계 어디든 대부분 오토빌레이를 설치한다. 다만 실수로 자동 로프와 연결된 카라비너를 결속하지 않은 채 올랐다가 추락해 큰 부상을 입는 사고가 종종 발생하는 게 문제다. 이에 대해 하단부에 '사각형 천' 부착으로 사고율을 크게 줄이는 데 성공한 노르웨이의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노르웨이는 2015년 오토빌레이가 도입된 그해 처음 추락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등반자는 양쪽 다리와 척추에 복합골절을 당했다. 그럼에도 2015~2024년의 9년 동안 오토빌레이가 확산되면서 추락사고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에 오토빌레이 사고가 총 135 건 접수됐고, 그중 83건은 실수로 카라비너 미결속 상태로 등반에 나섰던 사례였다. 그중 41건은 등반자 본인 또는 주변의 다른 사람에 의해 실수가 발견돼 다행히 추락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42건은 바닥 추락으로 이어졌고, 그중 20건은 척추 골절 등 중상으로 이어졌다.
이에 노르웨이등반연맹NCF의 안전위원회에서는 사고 사례들을 면밀히 조 사한 뒤, 사고 원인이 개인의 잘못보다는 오토빌레이가 설치된 상태에 문제가 있다고 결론 내렸다. 2024년 3월, 안전위원회는 오토빌레이의 카라비너를 바닥의 사각형 천에 결속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실내암장들은 사고에 민감한 탓에 이 제안을 모두 받아들였고, 이후 사고가 대폭 줄었다. 사각형 천은 기존 삼각형 천보다도 더욱 확실하게 카라비너를 결속하지 않고서 는 거의 등반이 불가능하게끔 설계되어 있다.
월간산 10월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