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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함영님성
날짜 : 25-10-30
조회 :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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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2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본사에서 KBS 구성원들이 사측에 항의하는 피켓 시위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KBS가 내년에 '균형 수지 예산'을 편성하겠다며 여러 부작용이 우려되는 송신소 통폐합, 성우 감축 등을 추진해 성향을 막론한 사내 노동조합과 구성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29일 취재를 종합하면 KBS는 사장 직속 미래성장위원회가 의결한 햇살론 사업자대출 비용절감안의 일환으로 본사에 수도권 통합송출센터를 만들고 남산·소래·화성 송신소 송출기능을 통합·이관하며, 송신소 교대근무 인력을 현행 28명에서 16명(1조 4명·4조 3교대)으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제작비 감축을 위해 성우 인력을 2027년까지 기존 16명에서 8명으로 줄인다는 계획도 있다. 성우 공채는 내년부터 8명에서 4명으로 급여압류 줄인다. 방송모니터링 요원, 문화과학부 속기 파견근로자도 감축한다. 언론사 제휴 가운데 타사 대비 사용도가 낮다는 이유로 AFP 계약을 올해까지로 끝내고, 연합뉴스 전재료는 내후년 계약갱신시점에 맞춰 줄인다는 방안도 있다.
지역총국에서 'AI 앵커'를 확대한다는 계획도 파악됐다. 내년부터 AI 라디오 뉴스 제작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 대전신용보증재단 AI 앵커 영상·음성 뉴스제작시스템' 개발도 추진해 단계적으로 적용을 늘려간다는 구상이다. AI로 인간 앵커를 대체하는 방식은 이미 다수의 지역 방송사들이 비용절감 목표로 시행해 부작용을 확인하거나 폐지한 시도다.
▲2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본사에서 KBS 구성원 정부보증학자금대출생활비 들이 사측에 항의하는 피켓 시위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2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본사에서 KBS 구성원들이 사측에 항의하는 피켓 시위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텝스 고사장
KBS 내부에선 미래성장위원회가 지난 24일 의결한 방안이 이사회에 보고되기 전날인 28일에야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에 이사회가 예정된 2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본사에선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KBS 노동조합, KBS 같이(가치)노조와 KBS 방송기술인협회 등이 사측에 항의하는 취지의 피켓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장범 사장은 예정대로 이사회에 참석해 비용절감안(미래성장위원회 추진 실적 보고)을 비공개 보고했다. 비공개 이사회가 진행되는 동안 KBS 사측은 보도자료를 내고 “대규모 적자에 시달리던 KBS가 3년만에 처음으로 내년에 균형 수지 예산을 편성하기로 했다”라면서 “KBS가 내년에 균형 수지 예산을 편성할 수 있게 된 것은, 박장범 사장과 직원들이 똘똘 뭉쳐 TV수신료 통합징수법안을 통과시켰기 때문”이라고 했다.
KBS 사내에선 경영진을 비판하는 성명이 연이틀 이어지고 있다. 먼저 송신소 통폐합 관련해 KBS노동조합은 “소래·화성 송신소는 단순한 중계시설이 아니다. 이곳은 한민족방송, 장애인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3라디오 송출 등 공영방송으로서의 공적책무를 수행하는 최전선”이라 강조했다. 또한 “남산 송신소 역시 수도권 시민을 위한 TV·DMB 매체 송출의 핵심 기반시설”이라며 “이곳의 감시 체계가 유인에서 원격으로 전환되면, 화재·낙뢰·정전·장비 결함 시 즉각 대응은 불가능해진다”라고 지적했다.
KBS같이(가치)노조는 “근무자 없는 시간에 발생한 장애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지는 것인가? 평일 밤, 주말에 장애가 발생할 경우 즉각적인 복구 체계는 있나?”라며 “장애 발생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에 즉시 보고하도록 되어 있는데 현장에 사람이 없는데도 가능한건지 의문”이라고 되물었다.
KBS 방송기술인협회는 “현재 송신소 교대 근무 인원은 이미 최소 운영 한계선 이하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원 감축을 전제로 한 통합은 '효율화'가 아니라 현장 안전성과 방송 안정성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한 “AM 송신소 감축이나 폐국 여부는 정책 당국이 결정해야 할 문제”라며 “향후 위원회(방송미디어의 매체정책이 현 추진 방향과 상충될 경우 더 큰 혼란과 비효율을 초래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고 우려했다.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연합뉴스
KBS 성우들도 일제히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음향디자인구역의 KBS 전속성우 일동은 “KBS 전속성우들은 라디오 드라마 뿐만 아니라 TV 스팟·내레이션·애니메이션·진행·낭송 등 참여하지 않는 프로그램이 없다. 성우 전원이 투입되는 것은 당연하고 일정이 겹쳐서 조정해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면서 “(인력 축소의) 비용 절감 효과 또한 실질적으로 크지 않다. 라디오 드라마의 경우 한 작품당 10명 이상의 전속성우가 투입되다 보니 성우가 줄어들면 KBS 전속성우 만으로는 제작이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또한 “전속성우를 축소하는 것은 곧 낭독 콘텐츠 생태계 약화로 이어지며, 시각 장애인과 어린이, 노인 등이 고품질의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지 못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면서 “이는 단순히 KBS 내부의 문제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공영방송이 추구해야 할 공적 책무는 방기하는 것”이라 강조했다.
KBS 성우극회 일동도 성명을 내고 사측 방침이 강행되면 라디오 드라마 제작 역량의 심각한 저하, 공영방송 콘텐츠 다양성의 위축, 나아가 한국 성우 인력 양성 체계 붕괴 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KBS 전속성우 제도는 단순한 채용 시스템이 아니라, 70년 역사를 자랑하는 대한민국 성우 인력 양성의 핵심 기반”이라면서 “(성우 감축은)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담당해온 문화예술 인재 육성과, 우리말을 바르고 정확하게 사용하기 위하여, 특히 표현력 강화면에서 성우가 활용된 콘텐츠가 더욱 절실한 요즘은 사회적 책무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했다.
KBS 일각에선 사측의 인력 감축 등 추진이 근로자참여법에 위배된다는 지적도 있다. 해당 법 제20조는 '경영상 또는 기술상의 사정으로 인한 인력의 배치전환·재훈련·해고 등 고용조정의 일반원칙' 및 '신기계·기술의 도입 또는 작업 공정의 개선' 등은 노사협의회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규정한다. 박상현 언론노조 KBS본부장은 통화에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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