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 고티에 네덜란드 흐로닝언대 비교가족학 교수는 지난 4일 화상 인터뷰에서 “한국 자료를 다른 국가의 자료와 동일한 틀에서 비교하면 한국만의 해법도 더 분명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앤 고티에 교수 제공


“제가 묻고 싶습니다. 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출산에 영향을 주나요?”
지난 4일 화상 인터뷰에서 앤 고티에(Anne Gauthier) 네덜란드 흐로닝언대 비교가족학 교수는 ‘세대와 성별 프로그램(GGP·Generations & Gender Programme)’에 ‘불확실성’ 문항이 황금성슬롯 편입된 배경을 설명해 달라는 질문을 받자, 역으로 질문을 던졌다. 미래 불확실성이 개인의 결혼·출산 선택에 어떤 방식으로 스며드는가를 이해하는 것 자체가 GGP의 출발점이라는 의미였다.
고티에 교수는 네덜란드 GGP를 총괄하며, 지금까지 30여 개국 30만 명 이상을 조사·연구해 온 국제적 인구학자다. 특히 GGP의 핵심 조사인 ‘세대와 바다이야기오락실 성별 조사(GGS)’는 만 18∼79세를 대상으로 3년 간격으로 동일한 개인을 반복 추적하는 패널조사로 유명하다. 각국에서 약 1만 명씩을 표본으로 삼아 △출산·결혼 등 가족 형성 과정 △세대 간 관계 △노동·소득·주거·건강 △성 역할 인식과 가치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등을 폭넓게 묻는다.
저출생 문제가 심각한 한국은 지난해부터 ‘저 사아다쿨 출생·가족패널조사’가 GGP 국제조사에 공식 편입되면서 동일한 설문 틀을 바탕으로 데이터를 생산하게 됐다. 고티에 교수는 4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2025 패널조사 학술대회’에 연사로 참석했다. 같은 날 그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래는 고티에 교수와의 1문 1답.
―GGP는 어떤 조사인가?
“약 25년 전 유럽에서 모바일바다이야기하는법 시작된 국제 패널조사·연구 인프라다. 30여 개 국가가 동일한 설문지를 사용해 3년 간격으로 약 1만 명씩을 반복 조사한다. 결혼, 동거, 출산, 가치관, 미래 불확실성 등을 종합적으로 묻는다. 한 해 조사로는 포착할 수 없는 ‘삶의 과정’을 추적하는 것이 핵심이다.”
―GGP가 기존 통계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
“행정통 야마토게임하기 계만으로는 사람들이 어떤 계획을 세웠는지, 왜 포기했는지 알 수 없다. GGP는 몇 년 뒤 같은 사람을 다시 찾아가 ‘아이를 낳겠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왜 못 낳았는지’를 묻는다. 이 ‘의향-현실 간 격차’를 데이터로 파악하려는 것이 이 조사만의 강점이다.”
―‘데이터의 중요성’은 무엇을 의미하나?
“‘언제 아이를 낳고 싶은지’ ‘무엇이 가장 큰 불안인지’ ‘기후·정치적 불확실성을 어떻게 느끼는지’ 같은 중요한 요소를 알 수 없다. GGP는 이러한 질문을 반복 측정해 불확실성이 실제 삶과 출산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려고 한다. 이는 정책의 나침반이 된다.”
―한국의 GGP 편입이 가져올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
“한국은 그동안 자체적으로 양질의 데이터를 쌓아왔다. 다만 그것이 다른 나라와 다르기 때문에 타국과 비교할 수 없었다. 한국의 초저출생은 분명 심각한 도전이지만, 다른 나라와의 공통점·차이를 더 정밀하게 이해한다면 한국만의 해법 역시 훨씬 분명해질 것이다. 출발점은 ‘좋은 데이터’다.”
―한국이 올해 GGP 국제조사(GGS)에 공식 편입된다. 어떤 의미가 있나?
“한국 자료가 이제 유럽 등 다른 국가의 자료와 동일한 틀에서 비교될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만의 특수성과 다른 나라와 공유하는 공통 요인을 훨씬 뚜렷하게 구분할 수 있게 된다. 기존 가족패널의 강점을 살리면서 국제 비교 가능성까지 확보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다.”
―한국의 초저출생 현상을 어떻게 평가하나?
“한국에는 분명 고유한 특수성이 있다. 하지만 동시에 전 세계 많은 청년 세대가 겪고 있는 구조적 위기의 한 단면이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출산율이 낮다는 사실이 아니라, 사람들이 원래 가지고 있던 ‘열망(aspiration)’이 현실에서 어떻게 좌절되고 있는지 그 간격을 이해하는 것이다.”



―한국 청년 세대는 왜 결혼과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한다고 보나?
“아직 조사를 해봐야 하지만, 대학 진학률을 고려하면 한국의 교육 수준은 높다. 그러나 노동시장이 유연하지 않고, 주거 비용도 매우 높다. 긴 노동시간 역시 큰 부담이다. 이런 구조 속에서 결혼과 출산은 ‘위험’으로 인식되고, 자신의 열망과 맞지 않는 선택을 미루게 된다고 본다. 다만 장시간 노동, 불안정 고용, 높은 주거 비용, 더딘 성 역할 변화는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나타난다. 한국은 그 강도가 더 높고 변화 속도가 더 느리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더 극단적인 결과가 나온다.”
―그럼 정부는 어떤 정책을 내놔야 하나?
“열망을 먼저 파악하는 데에 집중하고, 그 열망과 현실의 간극을 채워주는 것에 정책을 집중해야 한다. 그 외에는 이미 있는 정책의 ‘질’과 ‘연결성’을 신경 써야 한다. 육아휴직 제도나 보육정책이 있어도 직장에서 시간 조정을 실제로 허용하지 않거나, 육아휴직을 ‘엄마의 몫’으로 여기는 문화가 남아 있으면 제도는 작동하지 않는다. 아버지의 돌봄 참여가 ‘자연스러운 일’이 될 때 정책 효과가 난다.”
―해외에서 참고할 만한 사례가 있는가?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은 수십 년에 걸쳐 남성 육아휴직을 장려하고, 남녀 모두의 노동·가정 참여를 자연스러운 사회 규범으로 만들어 왔다. 법과 제도만 바꿔서는 충분하지 않고, 기업문화와 사회 인식까지 함께 변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30여개국 30만명 ‘삶의 궤적’ 살펴봐■ GGP, 3년간격 세대·성별조사

‘세대와 성별 프로그램(GGP·Generations & Gender Programme)’은 가족·출산·성별 관계·세대 간 관계를 장기적으로 추적하는 국제 연구 인프라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위치한 네덜란드 학제간 인구연구소(NIDI)가 본부를 맡아 전 세계 연구기관과 함께 운영한다.
GGP의 핵심 조사인 ‘세대와 성별 조사(GGS·Generations & Gender Survey)’는 만 18∼79세를 대상으로, 3년 간격으로 같은 사람을 반복 추적한다.
GGS는 2000년대 초 유럽 19개국에서 1라운드를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30여 개국, 30만 명 이상을 조사한 대표적인 국제 패널 데이터로, 학계에서 1000편이 넘는 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앤 고티에 교수는 GGP와 GGS의 디렉터를 맡고 있다.
이번에 한국의 2기 ‘저출생·가족패널조사’가 GGP 국제조사에 편입되면서, 한국도 동일한 설문 틀을 활용해 데이터를 생산하게 된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지난 2007년부터 실시했던 여성가족패널조사를 저출생·가족 패널조사로 개편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가족 변화를 중심으로 한 일과 삶 변화의 종단적 과정을 생애 이력 속에서 추적 조사한다.
패널 조사는 GGS의 핵심 문항을 포함하면서 한국만의 현안을 반영한다. GGP 편입으로 한국 자료가 유럽 등 다른 나라 GGS 자료와 동일한 형식으로 축적·공개되면, 연구자들은 한국의 초저출생과 가족 변화를 국제 기준에서 비교·분석할 수 있게 된다.
고티에 교수는 “한국사회가 직면한 초저출생은 분명 해결하기 어려운 큰 문제지만, 동시에 다른 나라들과의 공통점과 차이를 더 정밀하게 이해한다면 한국만의 해법도 더 분명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린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