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포스트' 도서 이미지/사진제공=바이오스펙테이터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 15개 제약기업의 연구개발(R&D) 총괄자 개별 인터뷰를 담아낸 이 책엔 놀라울 정도로 반복해서 등장하는 문장이다. 서로 다른 기업에서, 다른 시기에, 다양한 분야의 신약을 개발해 온 이들의 이야기가 한 데 모이는 지점이 '어려움'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그들은 어려움과 한계를 인정하는 데서 동력을 얻는 사람들이었다.
첫 번째 인터뷰이인 김승호 보령 회장의 첫 마디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신약개발이라는 게 원래 어려운 거예요.
야마토게임예시 그거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나? 얼마나 어려웠는지 되새기는 게 의미가 있는 일인지 모르겠네"라며 "몰라서 헤매던 것들은 있지"라고 말한다. 보령은 고혈압 신약 '카나브'를 시장에 내놓은 이후에도 추가 임상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뒤이어 등장하는 14개 기업의 인터뷰이들도 비슷한 경험을 되짚는다. 노하우가 없어 버둥거리고, 어깨 너머로 배
릴게임신천지 우며 스스로 길을 찾던 순간들. 나만 모르는 게 아니란 걸 깨닫자 얻게 된 마음의 평화. 신약개발에 성공한 이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건 '무엇을 모르는지 아는 것'의 중요성이다. 이는 어쩌면 성공의 기쁨보다 더 오래 남는 앎의 기쁨이자 가장 근본적인 자산일지도 모른다.
부족한 임상시험 노하우, 감당하기 벅찬 비용과 시간, 파트너의 전략적
황금성오락실 이유로 인한 기술반환 가능성. 이들은 이러한 현실을 숨기지 않는다. 오히려 인정함으로써 더 나은 전략을 찾는다. 불확실성이 높은 신약개발에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며, 파트너십과 기술이전 전략을 더 정교하게 설계한다.
그렇다. 이들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현실 감각'이다. 모험하는 바이오벤처와 달리 제약회사는 이미 의
손오공릴게임예시 약품을 판매하며 체득한 것들이 있다. 그래서 신약의 종착지를 규제기관의 승인이 아니라 성공적인 시판으로 바라본다. 이러한 시각엔 애타게 신약을 기다리고 있는 환자와 힘들게 번 돈을 연구소로 보내주는 영업 파트 등 기업의 다른 구성원들에 대한 책임감도 깔려 있다.
"실패하더라도 적어도 다음 사람에게 알려줄 수는 있죠. '이쪽 연구는 내가 해
야마토게임장 봤는데 이쪽으로는 오지마!' 어떤 식으로든 신약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어서 좋습니다." 각자 다른 기업에 속해 있지만 전체 신약개발 생태계에 대해 갖고 있는 공동체 의식도 엿볼 수 있다. 한국의 신약개발은 느리지만 분명히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
기술적 측면뿐 아니라 태도와 신념 같은 무형적인 것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그 생각은 말미로 갈수록 더 선명해진다. "신약개발은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물론 운이 중요한데, 운은 포기하지 않고 기다리면 꼭 찾아옵니다"란 말은 단순한 낙관이 아니다. 수십 년간 버텨온 선배 연구자들이 후배들에게 건네는 바톤이며, 결국 한국도 글로벌 블록버스터라는 결승선을 넘을 수 있다는 믿음이다.
책을 덮고 나면 한 가지 확신이 생긴다. 신약개발은 끊임없이 알아가는 과정이고, 그것에 솔직해지는 순간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아웃포스트'는 그 여정을 기록으로 남겨뒀단 점에서 그 자체로 한국의 신약개발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게 하는 또 하나의 디딤돌처럼 느껴진다.
◇아웃포스트/김성민 지음/바이오스펙테이터/3만원
김선아 기자 seona@mt.co.kr 기자 admin@seastorygame.to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