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민통선 등 북한 접경지에서 1년여간 이어 온 대북 확성기 방송을 11일 전격 중단했다. 우리 군이 송출하던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자 북측도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인천 강화군 접경지역에서는 이날 오후부터 북의 대남 방송이 멈춘 것으로 확인됐지만 언제든 재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민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이재명 대통령 지침으로 대북 접경지역 모든 전선에서 확성기 방송을 전면 중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방송 재개 이후 11개월 만이자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일주일 만에 단행된 첫 군사 분야 조치다. 신용불량자가되면합참은 "이번 결정은 이 대통령이 내세운 '한반도 평화 구축'과 '남북 신뢰 회복' 기조를 실행에 옮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결정에는 북한이 지난해 11월 이후 오물풍선을 살포하지 않는 상황도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6월 9일 북한의 잇단 오물풍선 살포에 대응해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 하이캐피탈 (NSC)를 열고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했다. 하지만 남북의 확성기 공방은 고스란히 접경지역 주민 피해로 이어졌다. 특히 가장 큰 피해를 본 곳은 서해 최북단 접경지역인 강화군이다. 송해면 일대는 고출력 확성기 음향이 집중되는 지역으로, 주민들은 1년 가까이 일상생활은 물론 생계 기반까지 흔들렸다고 호소했다. 삼성생명 대출관광업계는 초토화됐다. 캠핑장과 야영장은 소음으로 예약 취소가 줄을 잇고 결국 폐업에 이른 곳이 적지 않다. 소음 피해로 환불을 요구하는 사례가 속출하는가 하면 연중 성수기도 의미 없게 됐다는 게 관광업계의 하소연이다. 부동산시장도 얼어붙었다. 매년 40건 이상 이뤄지던 전원주택 건축허가는 올해 3월까지 단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다 화의절차 . 송해면에 계획됐던 100가구 규모의 이주 공사도 민원이 빗발치며 착공이 보류됐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자는 "주택 부지를 보러 왔다가 확성기 소리를 듣고 발길을 돌리는 이들이 태반이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이 같은 지역경제 침체의 근본 원인으로 '정부의 확성기 대응'을 지목했다. 북한이 심리전 수위를 높이자 우리 군도 제2금융종류 대응에 나섰고, 이후 접경지역은 밤낮없이 확성기를 통한 양측의 대립으로 주민들은 소음 전쟁에 시달려야 했다. 방송 초기에 40~50㏈ 수준이던 소음은 점차 강도를 높여 최근에는 100㏈을 넘나들 정도로 악화됐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우리 군이 먼저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면서 그동안 시도 때도 없이 계속됐던 북측의 대남 방송은 이날 오후 6시 현재까지 재개되지 않아 주민들은 악몽 같은 소음피해에서 벗어날 수 있겠다는 기대를 나타냈다. 이경선 강화군 송해면 대북대남방송대책위원장은 "확성기 중단으로 피해가 일부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이미 1년 가까이 피해를 감내해 온 만큼 국회에 실질적인 보상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지웅 기자 yjy@kihoilb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