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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위 메모리반도체 기업인 미국 마이크론이 인공지능(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앞세워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과 후광에 힘입어 엔비디아와 같은 핵심 고객사와의 거래 물량을 대폭 늘린 덕분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이대로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1, 2위를 지키며 30년 넘게 'K-반도체의 텃밭'으로 다져놓은 메모리반도체 D램 시장에서 마저 미국과 중국의 추격을 허락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시장조 서민전세자금대출방법 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올해 1분기 삼성전자와의 D램 시장 점유율 차이를 한 자릿수로 좁혔다. 미국 정부의 보조금에 힘입어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마이크론은 올 하반기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점유율 20% 이상 달성을 공언하고 있어, 삼성전자와의 점유율 차이가 더 좁혀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마이크론은 25일(현지시 투명인간 간) 2025 회계연도 3분기(3~5월) 실적 발표를 통해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37% 증가한 93억달러(약 12조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인 88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마이크론이 호실적을 기록한 주 원인으로 HBM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50% 이상 증가한 점이 꼽힌다.
마이크론은 올 하반기 HBM 시 주요기관 장 점유율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당초 마이크론은 HBM 점유율 20% 달성 시점을 '연말'로 잡았으나 이번 실적 발표에선 '하반기'로 정정했다. 이르면 이번 3분기(7∼9월) 중 목표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론의 질주는 D램 시장 경쟁 구도 재편으로 이어지고 있다. 옴디아에 따르면 마이크론의 D램 시장 점유 회생신청이란 율은 지난해 2분기 19.2%에 불과했으나 같은 해 3분기 21.8%, 4분기 22.0%, 올해 1분기 25.0%로 상승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2분기 43.4%에서 올 1분기 34.4%로 하락하며,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HBM3E 엔비디아 퀄 테스트에 고전하는 사이, 마이크론은 HBM3E 양산 체제를 본격화하며 추격에 무담보아파트론 속도를 낸 것이다.
트럼프 정부의 반도체 공급망 전략도 마이크론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미 정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보조금 집행은 유예·축소하면서도, 마이크론에 대해서는 세제·투자 인센티브에서 우호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
마이크론은 이달 중순 약 200억달러(약 27조원)를 투자해 아이다호 등 미국 내에 신규 반도체 공장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미 정부는 마이크론을 중심으로 현지 첨단 반도체 제조 능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에 비해 우리 정부는 차세대 기술 개발을 위해 주 52시간 근무제의 예외를 허용해 달라는 반도체 업계의 요청도 1년 넘게 검토만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마이크론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며 반도체 산업을 밀어주는 상황"이라며 "우리 정부도 주 52시간제 유연화 등 제도적 보완을 통해 국내 기업들의 대응력을 높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첨단 패키징과 후공정 기술 자립을 정부 차원에서 지원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제기된다. 업계에선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 확보가 차세대 HBM 경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내년 말 양산이 예상되는 HBM4E(7세대)부터 본격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고난도 패키징 기술이다. 이 기술의 확보 여부가 향후 HBM 시장 주도권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이재명 정부가 'AI 3대 강국'을 목표로 첨단 반도체 산업 육성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한 점은 기대할 만한 대목이다. 업계에선 우리 정부가 미국의 반도체 보조금처럼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주승환 인하대 제조혁신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하이브리드 본딩용 장비와 공정 기술개발을 선제적으로 지원해, 국내 장비 기업이 차세대 시장을 조기에 선점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며 "핵심 패키징 기술 개발을 민간 기업에만 맡겨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 역시 "결국 반도체 소부장 경쟁력이 탄탄하지 않으면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이겨내기 어렵다"며 "소부장 기업이 자생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의 여러 지원과 인력 양성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