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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해준송효
날짜 : 25-06-23
조회 :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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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객 골프채를 정리하는 이주영 분회장의 모습
ⓒ 전국여성노동조합
기후재난 상황에서 옥외노동자의 건강권도 크게 위협받고 있다. 지난 3월 영남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인근 골프장으로 퍼지는 상황에서도 골프경기보조원(캐디노동자)들은 근무를 하러 갈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많은 황금성사이트
사람의 공분을 샀다. 경기도 화성에서 일하는 캐디노동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번 인터뷰에는 전국여성노동조합 상록CC분회 이주영 분회장, 화성지회 김강아 부지회장 그리고 본조 김유리 조직국장이 함께했다. 세 명의 발언을 구분하지 않고 수록했다.
급여 없이 고객에게 '캐디피' 받아
- 산불에도 대에듀박스 주식
피하지 못하고 계속 일할 수밖에 없던 상황을 먼저 여쭈어야겠네요. 지난 4월 28일에도 "캐디도 노동자다. 작업중지권 보장하라"며 기자회견을 하셨잖아요.
그 골프장에 저희 여성노조 조합원은 없었는데, 어떤 상황인지는 뻔해요. 캐디는 특고(특수형태근로종사자)라서 회사가 출근하라고 하면 무조건 일하러 나가야 해요. 화재로 골프장을 휴장하지 않알라딘릴게임장
는 이상, 작업을 중지할 수 없어요. 며칠 전에도 이 골프장에서 불이 났어요. 크지는 않았지만 봄철이라 바람이 제법 불어서 위험했는데도, 제 임의대로 근무지를 이탈할 수는 없죠. 근무수칙에는 배치를 거부할 경우 해고 사유가 된다고 적혀 있어요. 해고할 때 구두 통지도 잘 안 해요. 물론 사유를 듣지도 못하고요. 이유라도 알면 양반이죠. 그냥 배치표에서 이름쓰리피시스템 주식
을 빼요. 그럼 해고된 거죠.
그렇지만 급여는 회사로부터 받지 않아요. 고객에게 '캐디피'를 받는 거죠. 저희는 근로계약서가 아니라 입직신고서라는 걸 작성해요. 고객 불만이 쌓이면 벌칙을 받아요. 무급으로 다른 캐디 일을 돕거나 배토(골프 치다가 패인 곳을 메우는 일)를 몇 회 더 하라고 지시받기도 해요. 심지어는 화장실 청소를 지시하기도수익률대회
해요. 상록CC는 노동조합이 생기고서 그나마 상황이 조금 나아졌어요.
- 캐디 노동자의 일과는 어떻게 흘러가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캐디는 전날 나오는 배치표로 자신의 근무시간을 확인해요. 여기 상록CC에는 캐디 130여 명이 일하는데 순번제로 돌아가요. 대충 짐작은 하지만, 출근시간은 매번 바뀌는 거예요. 만약 첫 경기가 6시면 최소 1시간 전인 5시에는 출근해야 하죠. 팀 배정을 확인하고, 손님이 도착하면 1번 홀로 안내해 라운딩(경기)을 시작하지요. 캐디 1명에 손님 4명이 카트 한 대로 같이 다니는 거예요. 중간에 9홀을 마치고 쉬기도 하지만, 상황에 따라 못 쉬는 때도 있어요. 18홀 라운드는 약 5시간 걸려요. 6시부터 시작하면 11시에 마치는 거죠. 직원식당에서 점심을 빠르게 해결하기도 하는데, 시간이 없으면 밥은커녕 바로 다음 팀에 배정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럼 다시 5시간 동안 경기 보조를 하고 퇴근하는 거예요. 여기는 2부제인데, 여름에 3부제까지 운영하는 곳도 있어요. 한여름에 더 오랜 시간을 야외에서 일하는 거죠.
경기를 보조하는 다섯 시간 동안에는 카트 운전과 코스 안내, 골프채 관리, 볼 찾기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해요. '나이스샷' 하고 박수 치는 그런 게 아니에요. 공이 어디로 갔는지, 목표까지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계속 확인해야 해요. 골프장은 대개 7분 단위로 운영돼요. 6시에 첫 팀이 출발하면, 6:07, 6:14, 6:21… 이렇게 나가는 거죠. 컨베이어벨트에 고객을 7분마다 올리는 거예요.
골프 안 치는 사람들은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공이 멀리 날아가면 그 위치로 가서 공을 치는 줄 알잖아요.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아요. 볼이 이리저리 빠지고, 그럼 그 볼 찾으러 가고 7분마다 갈 수가 없는 거예요. 앞팀이 안전거리 밖으로 빠져야 뒷팀이 가서 칠 수가 있어요. 그래서 캐디들끼리 무전기로 앞뒤로 계속 소통하면서 가거든요. 한 팀이 늦어지면 그 뒤로 계속 지연되는데 그 때문에 욕먹기도 하고요.
쯔쯔가무시병에 감전 위험까지
- 캐디 노동자는 건강권을 지키기 쉽지 않겠어요.
공이 예상하지 못한 곳으로 날아가는 경우가 많아요. 볼 찾으러 산에도 올라가야 해요. 발목을 삐거나 나뭇가지에 찔리기 일쑤고, 날아오는 골프공에 맞기도 하고요. 캐디는 매일 쪼그려 앉아 공의 위치를 확인해야 하니 무릎, 허리는 기본이에요. 무거운 골프채를 여러 개 들고 다녀야 하는데, 한쪽으로만 들게 되니 척추측만증도 잦고, '쯔쯔가무시병'이 유행할 때도 있어요. 아직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필드에 농약도 엄청 치는데 그 냄새 독한 걸 마시면 좋을 리가 없겠죠.
또 아무래도 골프장이 산에 있으니 낙뢰가 잦아요. 카트는 전기로 움직이니까 감전 위험이 있어요. 경기 진행 상황에 따라 캐디가 무선으로 카트를 움직일 때 유도선을 따라 가게 하거든요. 골프장 바닥에 전선이 쭉 깔려 있는 셈이죠. 비가 와서 낙뢰가 쳐도 회사가 휴장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캐디는 고객들과 함께 카트 안에서 대기해야 해요. 낙뢰가 칠 때 회사에서 제일 먼저 하는 조치는 유도선을 끄는 거예요. 회사도 위험하다는 걸 아는 거죠.
- 그래도 골프장은 잔디밭이니까 다른 옥외노동자보다 폭염의 위험은 덜 하지 않나요?
모르는 소리 마세요! 그늘 하나 없이 땡볕에서 계속 걸어 다녀야 해요. 한 경기만 돌아도 평균 13,000보 이상은 걷죠. 필드는 아스팔트 위랑 비슷한 것 같아요. 잔디라고 하지만 굉장히 짧게 잘라 롤러로 눌러놓아요. 공이 잘 굴러가야 하니까요. 또 스프링클러로 물을 엄청 뿌려대니 습도도 아주 높고요. 직업 특성상 몸을 숙여 잔디 가까이서 공을 봐야 하잖아요. 지열이 엄청나거든요. 얼굴, 특히 눈에 화상을 입는 일이 잦아요. 골프채와 카트도 다 금속이니까 장비에 의한 화상도 많고요. 폭염 속에서 실신하는 일도 잦아요. 잠깐 졸도했다가 일어나서 다시 일하는 거죠. 그러다 퇴근해서 죽는 일도 있었고... 회사가 주는 건 물과 식염포도당이 전부예요. 나머지는 캐디가 각자 준비해야 하죠. 어떻게든 더위 안 먹겠다고 모자, 선글라스에 양 겨드랑이엔 얼음팩을 끼고 다녀요.
- 노동자로서 캐디의 권리가 약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에서 성희롱, 성추행도 많다고 들었어요.
이상한 사람이 너무 많아요. 반말은 예사고, 욕설도 많이 듣고요. 고용은 불안하고 돈은 고객에게서 나와요. 이런 구조에서 작업중지권을 쓸 수도 없고요. 비가 오면 손님들과 카트에서 대기한다고 했잖아요. 손님 넷에 여성 캐디가 카트에 갇혀 있는 거죠. 무슨 일이 일어나겠어요? 고객 보호한답시고 블랙박스, 바디캠, CCTV 같은 것도 없어요. 4명이 아니라고 하면 끝이에요. 그래도 여기서는 노동조합이 단협으로 무전기에 녹음 기능을 넣었어요. 성희롱은 그냥 웃고 넘기는 수준으로 일상이에요. 신체 접촉이 있어도 피해 입증이 쉽지 않습니다. 고객의 불합리한 요구, 폭언, 무례함에도 웃으면서 참아야 하는 감정노동이 암묵적으로 강요되고, 우울, 불안과 같은 정신적 고통을 느끼는 캐디도 많아요.
작업중지권 보장해야
- 말씀해주신 문제가 캐디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으로 뭉친 이유이기도 할 텐데요. 캐디는 2008년 처음으로 산재보험 적용을 받은 특수고용 네 개 직종 가운데 하나가 되었죠.
그만큼 노동조합이 싸웠기 때문입니다. 여성노조에서 캐디를 처음 조직화한 88CC에서 최초로 산재 인정을 받았어요. 노동조합 활동을 인정하라 요구하면서 조금씩 현장을 바꿔왔고요. 그래도 근골격계 질환은 산업재해 인정이 제법 되는데요, 앞으로 눈 질환도 산재가 되어야 해요. 우리는 공을 놓치면 안 되니까 해가 떠 있어도 계속 지켜봐야 해요. 나이 들수록 눈이 너무 힘들어요. 그렇지만 산재보험이 들어왔어도 캐디는 산재 신청을 하는 순간 해고되는 게 현실이에요. 그래도 노동조합이 있는 사업장에서는 산재를 신청해요. 아이러니하게도 노동조합이 있는 사업장은 산재가 더 많은 '주의 사업장'이 되는 거예요. 노동조합 덕분에 산재 신청이 늘고 있지만, 업무상 질병에 대한 인정률은 아직 낮아서 계속 싸워나가야 해요. 정년이 지금은 60세인데, 연장되면 좋겠어요. 조합원들과 더 나아가려면 정년 연장을 목표로 해야겠지요.
캐디도 노동자로서 산업안전보건법상 작업중지권이 보장되면 좋겠어요. 기후위기에 위협받는 노동자 가운데 하나가 캐디라고 생각해요. 매년 더 더워진다고 하잖아요. 또 골프장이라는 게 기후위기를 만들어낸 주범이기도 하고요. 다른 산업에서처럼 일정 온도가 넘어가면 작업을 중단하는 규정이 있으면 좋겠어요. 모든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누릴 수 있어야 하잖아요.
덧붙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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