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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찾은 서울 서초구 내곡느티나무쉼터(노인복지관) 1층에 자리 잡은 ‘늘봄카페 2호점’.
점심을 막 해결하고 복지관을 찾은 어르신들 외에도 인근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몰려와 주문이 쏟아졌다. 편안한 분위기의 인테리어와 단돈 2500원에 불과한 아이스아메리카노 가격이 고객의 마음을 훔쳐간 듯 했다.
무엇보다 이곳이 특별한 것은 알바생들이 모두 60세 이상인 어르신이라는 점이다. 가장 나이가 많은 알바생은 ‘8학년 3반(83세)’이었다. 점심시간 쓰나미처럼 밀려드는 주문에 젊은 알바생바이오스마트 주식
들도 혀를 내두를 만하건만 이들은 신중한 손놀림으로 침착하게 에스프레소 기계를 다루며 음료를 뽑아냈다.
서초구립 느티나무쉼터를 담당하는 박하늘나라 관장은 “2019년 시작한 늘봄카페 2호점은 작년에 리모델링을 통해 올해 매출이 전년보다 월평균 30% 가량 올랐다”면서 “느티나무쉼터 이용자 뿐만 아니라 인근에 코트라, 현대기아차 등 직장인들KMH 주식
도 점심에 찾는 명소가 됐다”고 귀띔했다.
서초구의 어르신일자리사업 중 하나로 운영 중인 ‘늘봄카페’가 프랜차이즈 카페의 아성을 뛰어넘는 가성비와 맛을 무기로 지역 내 어르신 사랑방을 넘어 전국구 핫플레이스로 거듭나고 있다.
늘봄카페는 지난 5월 한국소비자평가(KCIA)가 주관한 2025 소비자 만족도 평가에서 카페·디저ELW
트 부문 최종 우수업체로 이름을 올리는 쾌거를 올렸다. 한국소비자평가(KCIA)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공신력 있는 소비자 평가 기관이다. 매년 제품 만족도·접근성·친절도·시설의 편의성·인테리어 및 분위기의 만족도·전반적 평가 총 6개를 항목으로 포털사이트 리뷰 수 등을 기반해 조사한다. 이를 통해 전국 카페·디저트 업체 중 상위 33%를 후보군으로 선발하고손오공게임
, 이들 가운데 전국 상위 0.19% 이내의 우수 업체를 최종 선정한다. 서울에서는 총 87곳의 우수업체가 선정됐는데, 3년 연속 선정된 논현동 베이커리 카페 ‘1209’, 구로디지털단지 커피맛집 ‘바롤로커피’ 등이 늘봄카페 2호점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민간 프랜차이즈나 개인 전문점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지자체가 운ELW시장
영하는 공공일자리 카페가 소비자의 선택을 받은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며 “앞으로도 서초구만의 특색 있는 어르신 정책들을 통해 ‘나이드는 것이 즐거운 도시’ 서초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현재 서초구내에는 늘봄카페가 총 6곳이 운영 중이며 약 150여명의 어르신이 쏠쏠한 용돈벌이와 자아실현을 동시에 이루고 있다. 이 가운데 늘봄카페 2호점은 가장 많은 어르신들이 일하면서도 자체 수익도 높아 성공사례로 꼽힌다.
현재 이곳에서 일하는 어르신은 카페 48명, 베이커리 49명 등 총 97명에 이른다. 베이커리는 쉼터 2층에 있으며, 기자가 방문한 시각에는 매니저 1명과 어르신 8분이 오후에 카페에 선보일 빵을 만들고 있었다. 빵맛이 좋아 카페가 아닌 베이커리에서 직접 사가는 고객도 최근들어 늘어나는 추세다.
늘봄카페는 지난해 커피전문점인 프리퍼커피를 통해 신메뉴 개발 등 컨설팅을 받아 커피와 베이커리 품질을 한단계 더 끌어올렸다. 카페인 섭취를 꺼리는 어르신들을 위해 쌍화차, 흑임자라떼, 허니진저라떼를 신메뉴로 선보였으며, 가격도 3800원으로 책정해 고객의 부담을 최대한 낮췄다. 아울러 원두가루를 고르게 눌러야 일관된 커피 맛이 나는 ‘탬퍼’ 과정이 힘에 부친 어르신들을 위해 전동 탬퍼를 구매했다.
박 관장은 “다른 어르신일자리 사업과는 비교가 안될만큼 수익이 상당히 발생하고 있고 어르신들의 동기부여와 성취감을 높이기 위해 일부 수익을 공유하고 있다”면서 “카페와 베이커리를 동시에 운영하면서 시너지 효과도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늘봄카페에서 일하는 어르신 알바생이 커피를 만들고 있다. 안병준 기자
“일하니까 힐링되고 더 하고 싶어요”
늘봄카페에서 근무중인 김화숙 ,박민선, 현경희씨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안병준 기자
“2~3일 더 나와서 일했으면 좋겠어요. 남편이 집보다 카페가 더 좋냐고 시샘하기도 하는데 일하면서 자연스레 힐링이 되더라고요”
이날 늘봄카페에서 만난 60대 후반 현경희씨는 횟수로 벌써 3년째 커피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 젊은 시절 대한항공에서 서비스 업무를 담당하던 그는 회사를 그만두고 난 다음에는 음식점과 카페를 운영하기도 했다. 이후 경제활동에서 벗어나 집에서 쉬는데 날이 갈수록 무료함만 스며들었다고 했다.
현 씨는 “처녀 때는 커피를 밥처럼 먹을 만큼 좋아했고 바리스타 자격증도 땄다”면서 “집에서 놀고 있으니까 ‘자격증 있는데 왜 노냐’면서 주위에서 일해보라고 권해 늘봄카페에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늘봄카페에 근무하는 어르신들은 커피와 제과·제빵 교육을 이수한 후 주 1회 6시간씩 일하게 된다. 또 오전·오후 각 조의 조장을 맡게 되면 8시간을 근무하게 되고 조원들과 소통하며 각 조의 원활한 운영을 이끌어간다.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조장을 맡은 박민선 씨는 “처음에는 하루에 8시간을 근무하는 게 힘들어 입술도 부르텄는데 다시 조원으로 돌아가 6시간 근무하니 더 근무하고 싶어졌다”면서 “바리스타 1급, 핸드드립 1급 자격증이 있고 향미분석 2급 자격증을 공부 중인데 배움에는 끝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늘봄카페에서 제빵에 몰두하고 있는 어르신들. 안병준 기자
실내파크골프도 즐기고 최신 IT기기도 경험하고
서울 서초구 내곡느티나무쉼터(노인복지관)에 설치된 실내파크골프연습장서 어르신들이 운동하고 있는 모습. 안병준 기자
어르신문화여가복합시설 ‘느티나무쉼터’에는 늘봄카페 외에도 또다른 명물이 하나 있다. 바로 최근 핫하게 떠오르고 있는 ‘스크린파크골프’ 시설이다. 민간에서 운영하는 고급 스크린골프 연습장을 방불케하는 쾌적한 환경과 실감 나는 시뮬레이터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 공간은 기존에 사우나로 사용하고 있었으나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이용률이 떨어지면서 용도전환이 필요했다. 그러던 중 구민들의 강력한 요청으로 지난해 12월 4개의 타석을 갖춘 스크린파크골프 연습장으로 탈바꿈했다.
부스당 기본 이용 요금은 2시간에 1만 2000원이며 전국 30여개 실제 필드와 유사하게 구현된 환경에서 파크골프를 즐길 수 있다. 서초구민은 1인당 3000원, 타 지역 주민은 1인당 6000원으로 계산해 기본 요금을 넘기면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
실내파크골프연습장 외에도 디지털 기기에 쉽게 접근하고 체험할 수 있는 IT체험존, 평생교육프로그램, 법률·세무 등 다양한 상담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심동연 서초구 어르신정책팀장은 “깨끗한 시설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외부음식은 반입이 안 되는데 늘봄카페 음료는 가능하다”면서 “서초구민이라면 5천원만 내고 따듯한 아메리카노 마시면서 파크골프를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