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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오전 방문한 롯데마트 서울역점의 신선식품 코너. 60대 주부 A씨는 계란 진열대 앞에서 장바구니를 한참 바라보다 결국 빈손으로 매대를 떠났다. 계란 한 판(30입) 소매가는 8490원. 평년 6000~7000원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약 20%가량 오른 가격이다. 15개 들이 무농약 고급란은 6890원에 달한다. A씨는 “예전에는 계란말이에 계란을 6개씩 넣었는데, 요즘은 일주일에 한 번만 먹는다”며 “계란이 사치가 된 세상이라니 마음이 좋지 않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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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서울역점 신선 식품 코너. 60대 주부 A씨가 계란 매대에서 가격표를 살피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가공식품 전반에서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 공백기를 틈탄 식품기업들의 연쇄적인 가격 조정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현금수령자대출
실제로 최근 6개월간 가격을 인상한 식품·외식업체는 60곳이 넘는다. 커피믹스부터 아이스크림, 스낵, 주류, 조미료, 라면, 유제품까지 안 오른게 없다는 표현이 과언이 아니다. 기업들은 원재료 가격 상승과 환율 부담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서민들의 체감 부담은 한층 커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통계개미성공신화
청의 4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가공식품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4.1% 상승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1%)을 크게 웃돌았다. 1월(2.7%)부터 3월(3.6%)까지도 매달 오름세가 이어졌다. 축산물 역시 예외는 아니다. 돼지고기와 계란 등은 가축 전염병, 국제 곡물가 상승, 사료비 인상 등의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계란은 뚜렷한 공급 차질 없TIGERIT 주식
이도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며 소비자 혼란을 키우고 있다.
후암동에서 거주하는 70대 주부 B씨는 빈 카트를 내보이며 “최근 고물가에 필요한 물건만 최소한으로 구입하고 있다”고 했다. (사진=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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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선 “이젠 먹는 것조차 줄이고 있다”는 반응이 심심찮게 들린다. 이날 마트 곳곳엔 ‘농산물 20% 할인’ 등 정부 지원 포스터가 붙어 있었지만, 소비자들의 손길은 뜸했다. 할인율이 적용돼도 기본 가격이 너무 올라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롯데마트 인근 후암동에 거주하는 70대 주부 B씨는 “채소는 할인을 받아야 평년 가격이 되는 수준”이라며 “정작 부담이 큰 건 가공식품인데, 거긴 손도 못 댄다”고 말했다.
무기력한 소비자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새 정부로 향하고 있다. 단순히 ‘물가를 잡아달라’는 요청을 넘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응을 요구하는 분위기다. 단기 할인이나 이벤트만으로는 체감 부담을 낮추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가격 인상 배경과 향후 관리 방안에 대한 설명을 바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보다 직접적이고 투명한 물가 대응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매일 자정 이마트와 롯데마트 앱(애플리케이션)을 비교하며 장바구니를 짠다는 주부 C씨는 “가격표를 보고 장을 포기한 게 하루 이틀이 아니다”며 “한때는 세일 행사에 혹했지만 요즘은 ‘세일해도 비싸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고 토로했다. 이어 “계란 가격이 치솟았는데 정부가 왜 올랐는지도 제대로 설명 못 하는 게 이해가 안 된다”며 “정책이 소비자와 동떨어져 있다는 느낌을 자주 받는다”고 덧붙였다.
전날 롯데마트 앱에서 용과 세일 정보를 접했다는 주부 C씨는 “최근 물가 정책이 소비자와 동떨어진 느낌이 든다”고 토로했다. (사진=한전진 기자)
유통 구조에 대한 개입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농가와 소비자 사이의 괴리가 유통 단계에서 발생한다는 주장이다. 채소 품질이 마음에 들지 않아 동네 슈퍼를 거쳐 마트까지 왔다는 주부 D씨는 “농민은 제값 못 받고, 우리는 너무 비싸게 사야 하니 구조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며 “유통 단계별 가격 흐름을 정부가 감시하고, 지나친 마진은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일부 가공식품 업체에 대해서도 “가격은 그대로인데 양을 슬쩍 줄이는 곳도 많다”며 “이런 건 강하게 규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새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물가 안정을 꼽는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서민이 가장 민감하게 체감하는 영역이 식품 물가”라며 “단순 공급 확대나 할인 정책보다 유통 구조와 가격 결정 방식 등 전반을 점검하고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가계가 체감하는 장바구니 물가를 실질적으로 낮추기 위해선 정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전진 (noreturn@edail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