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버로스(1914~1997)는 급진적인 미국 소설가였다. 그의 대표작 '네이키드 런치'는 마약을 복용하고 쓴 성애 소설로 유명한데, 선정성 이면에서 문학사는 버로스를 20세기 거장으로 높이 평가했다. '위대한 예술을 위해선 어떤 글을 써야 하는가'란 전통적인 질문 대신, '위대한 예술이란 게 도대체 뭔가'를 근원적으로 묻는 작가였기 때문이다. 그의 언어 속에서 예술은 해체되고 예상 못한 답으로 재구성된다. 그게 버로스의 성취였다. 그런 버로스의 소설 '퀴어'가 한 세기를 건너 영화로 제작됐다. 이 영화를 연출한 감독은 오랜 버로스 추종자이자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으로 우 sc제일은행 리에게도 친숙한 이탈리아의 루카 과다니노. 탄탄한 마니아층을 확보한 과다니노가 버로스의 소설을 만나 두 번째 문제작을 만들어냈다. '퀴어' 주인공은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 역으로 친숙한 대니얼 크레이그다. 주인공 '리'는 멕시코시티에서 살아가는 마약 중독자이자 알코올 중독자다. 그는 마약 규제가 허술한 멕시코시티로 이민을 왔는데, 원금균등상환 허전함과 불안감은 낯선 도시의 어둠 속에서도 숨길 수가 없다. 리는 나이 어린 청년 알러튼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알러튼의 환심을 얻으려 자신을 노출한다. 둘은 뱀이 허물을 벗듯 자아를 벗어버린 뒤 사랑에 빠진다. 하나의 영혼이 된 두 구의 육체는 미지의 환각제인 '야헤(Yage)'를 찾아 정글로 여행을 떠난다. 야헤란 환각제는 묘한 물질 펀드란 로 비밀의 저편에 가려져 있었다. 그것은 쾌락을 위한 마약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대면하게 만드는 이상한 물질이기 때문이었다. 리와 알러튼이 야헤를 찾으려는 모습을 보며, 정글의 사람들은 고개를 젓는다. 이윽고 두 사람이 야헤를 찾아내 복용했을 때 그 이상한 물질은 두 사람을 자기 심연과 대면하게 만들었다. 두 사람은 약에서 깨어날 수 있을까. 외로움을 견디 우리새희망홀씨 기 위한 약물은 결국 더 큰 외로움을 주진 않았을까. 과다니노의 전작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영화 신마다 배치된 상징, 대사 속에서의 은유가 빛나는 걸작이었다. 이번 영화 '퀴어'도 감독의 전작과 결이 비슷하다. 미학적인 연출 속에서 인간의 감추지 못하는 욕망이 서늘하게 진열돼 있어서다. 크레이그가 007 시리즈에서 아주산업 선이 굵고 절제 가득한 영웅의 서사를 보여줬다면, 이번 영화 '퀴어'에서는 자아의 불안을 해소하려는, 그러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식은땀을 흘리고 있는 연기를 보여준다. [김유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