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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환경연대]
갱년기(이하 완경기)는 여성호르몬의 감소로 월경이 멈추는 등 신체적 변화가 찾아오는 시기로 증상은 3~5년 정도 지속되지만, 사람에 따라 약 1~10년 정도로 기간은 다양하다. 1980년대, 부정적인 인식을 타파하기 위해 폐경을 완경(完經)으로 부르자는 제안이 등장했으나, 완경과 완경기(갱년기)에 대한 묘사는 여전히 한정적이다. 여성환경연대는 신청시 세계 월경의 날을 맞이해, 다양한 완경 경험을 드러내고자 인터뷰를 진행했다.
"얘, 너도 나이 들어봐", 엄마의 말을 비로소 이해하게 되었다
"40년 동안 월경을 하다가, 최근 완전히 멈췄어요. 저는 평생을 굉장히 낙천적이고 느긋한 성격으로 살았어요. 근데 요즘 들어서 제가 경험하지 못했던 불안을 경험을 하고 있거든요. 현대스위스 저축은행 적금 "
인터뷰에 응한 심윤미씨는 완경기를 겪고 있는 자신의 변화를 이렇게 설명했다. 월경이 끝난 이후 찾아온 열감, 수면 장애, 생소한 통증, 그리고 불안을 겪으며 '내 몸이 다운그레이드 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어른들이 그런 말씀하시잖아요. '너도 나이 들어 봐!' 저는 그 말이 '몸의 변화와 나이 듦에서 오는 경 개인회생후기 험이 나한테 주는 게 반드시 있다'는 의미라는 생각이 들어요. 예전 같으면 엄마가 어디 아프다고 했을 때 코로 들었어요. '엄마, 약 있어? 약 먹어'라고 대꾸한다거나 그랬는데 지금은 엄마가 인간적으로 애잔하게 느껴져요.
저도 몇년 전에는 몸이 아플 때 병원에서 주사 맞고 이틀 지나면 완쾌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병원에 가도 완쾌되지 않고 개인신용조회회사 조금 줄일 수 있지만, 쭉 같이 가야하는 통증이라는 동반자가 생긴거예요. 그제서야 '내가 엄마가 얘기하는 통증에 대해서 너무 쉽게 생각했구나' 미안하더라고요. 이런 걸 겪으면서 조금 더 겸손해 지는 것 같아요. 겸손해지면서 주변 사람들을 더 많이 살피게 되고요."
완경기 이후, 신체는 느리게 회복되고 아픔은 쉽게 사 우리카드 홈페이지 라지지 않는다. 심윤미씨는 앞으로 함께 살아가야 하는 고통과의 만남을 통해 어머니가 예전부터 말해오던 통증이, 그저 투정이나 반복되는 호소가 아니라는 걸 온몸으로 이해하게 됐다. 심윤미씨에게 완경기, 몸의 불편함, 통증, 감정의 요동 같은 나이듦의 경험은 다른 이들의 고통에 조금 더 가까워지고, 공감하는 시간이다.
▲ ?산책하는 심윤미(좌)씨와 어머니(우) 모습
ⓒ 심윤미
이해받지 못한 완경, "이혼을 결정했다"
심윤미씨는 완경기를 맞이하고 결혼 생활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파트너가 완경기의 신체적·정서적 변화에 대한 이해와 소통이 부족했던 탓이다. 그는 "내가 (가족에게) 쏟는 에너지가 보상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혼 후 자신의 삶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제가 겪는 심리적인, 신체적인 불편감을 공감받지 못하는 게 너무 서운한 거예요. 심지어 코로나 때문에 부모님도 굉장히 아프시고 그것 때문에 저도 심리적인 충격을 겪으며 몸의 증상도 있었어요. (완경을) 실제로 겪으니 그 상실감이 굉장히 크게 다가왔어요. 그런데 이런 부분들을 공감 받지 못하고 (상대방이) 갈등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어떤 관계에 대해서는 심도 있는 고민을 하게 되는거죠. 저는 '앞으로도 영원히 공감받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심지어 이러한 감정들로 힘들어하는 걸 상대방은 피곤하다고 느끼는거에요. 그 순간, '이 관계는 이제 유효기간이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저는 이혼을 선택하게 됐어요."
이러한 경험은 개인에게만 국한되는 경우가 아니다. 완경기 여성이 겪는 정서적 변화인 불안, 우울감, 수면 장애, 자신감 저하, 신체 변화 수용으로 인한 어려움은 이른바 '관계의 균열'로 이어질 수 있다. 2021년, 영국의 조사에 따르면 이혼을 결정한 부부 중 68%가 아내가 먼저 이혼을 제안했으며 45~49세 연령대의 이혼율이 가장 높았다. 2024년 한국 이혼 통계에 따르면, 여성의 연령별 이혼 건수는 40대 초반, 40대 후반 순으로 높았으며 이혼 연령이 증가하는 추세로 드러났다. 통계에서 드러나듯, 영국의 조사와 아주 유사하지는 않지만, 생애주기 중 완경이 찾아오는 40대 후반 시기의 이혼율이 두번째로 높다는 점은 눈여겨 볼 만하다.
루이스 뉴슨 박사는 완경과 결혼 생활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완경기 여성의 정서적 어려움을 사회와 파트너가 이해할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완경기는 신체적, 정서적으로 많은 변화를 동반해 당사자 뿐 아니라, 가족 구성원과 가까운 친구, 지인 등의 인간 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에 완경은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며, 가족 구성원 모두가 그 변화에 대해 이해하고 준비가 필요하다.
돌보며 발견한 새로운 관계 "혼자가 아니었다"
심윤미씨는 완경을 겪으며 가족 관계의 또 다른 면모를 발견했다. 그 대상은 친오빠였다.
"전부터 '언니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이제 드디어 언니가 생겼구나!' 할 정도로 오빠와의 관계가 달라졌어요. 드라마 얘기를 같이 하기도 하고. '열감 때문에 잠을 못자겠다'고 하소연 했더니 가까운 분에게 칡즙을 추천 받아서 사오고. '이거 한 번 먹어봐라, 저거 한 번 먹어봐라, 이거 한 번 해봐라' 얘기를 해주는거에요. '내가 혼자 사니까 더 마음이 쓰이겠다'라는 생각이 들지만, 나이가 들면서 남자들이 여성화되는 것 같기도 하고. 저는 또 신체적인 변화로 수염이 나요."
심윤미씨는 오빠의 배려를 완경기로 인한 변화를 공감받고 연결되는 순간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생물학적 전환기에 들어선 남매는 서로 돌보며 이전과는 다른 관계를 쌓아가고 있다. 한편, 최근 심윤미씨는 서울을 떠나, 어머니와 함께 귀촌하여 새로운 장소에서 다른 삶의 속도를 경험하고 있다.
"저는 제일 싫었던 게 서울에서는 새벽에도 오토바이 소리, 배기음 시끄러운 자동차 소리, 뭔지 아시죠? 저는 집중할 때 그런 소음들이 내 공간을 뚫고 들어오는 게 너무 불편했었거든요. 근데 여기는 그런 게 없어요. 너무 좋아요. 정말 고요, 그 자체에요. 여기 나름대로 재미있어요. 시골에서는 제가 아기 취급 받거든요. '애기가 이사왔다' 이러면서 동네 어르신들이 다 궁금해하세요. 집에서 일을 하니까 '쟤 집에만 있다. 분명, 어디 아픈 애다' 이런 소문이 나서, 된장 싸들고 오셔서 걱정해 주시기도 하고 잘해주세요."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연결되는 경험은 완경 이후의 삶을 단절이 아닌, '다시 연결되는 시간'으로 겪어내게 했다. 또한 이 곳에서 심윤미씨는 새로운 가족을 맞이하기도 했다. 완경으로 잠 못 이루던 늦가을 밤, 강아지 울음소리에 이끌려 밖으로 나간 그는, 많은 비로 불어난 논수로에서 떠밀려 몸만 간신히 떠 있는 강아지를 발견하고 구조했다. 그렇게 '가을이'는 그의 가족이 되었다. 이처럼 새로운 환경에서 만난 이웃, 자연, 동물들과의 교류, 그 안에서 피어난 공감과 연대는 그의 일상에 따뜻한 온기를 더했다. 그 안에서 마음을 열고 서로를 향해 다가가며 맺어진 관계는 삶을 존중하고 응원하는 '환대'의 관계로 확장되어 갔다.
▲ ?새로운 공간에 우연히 찾아온 가을이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모습
ⓒ 심윤미
완경, 나와 마주하는 시간
자연과 가까이 살게 되면서 자연의 고요함은 심윤미씨에게 그 동안 해보지 않았던 고민들을 하게 되었다.
"요즘 '에너지가 외부보다는 내면으로 향한다'는 걸 강하게 느끼고 있어요. '나는 삶의 마지막을 어떻게 준비를 해야 될까? 나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이 돼야 될까?' 이런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요. 요즘은 내가 정말 행복하기 위해 나는 무엇을 원하는지 고민해요. 또,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좋아하고 잘 하는지."
많은 여성들이 완경기를 맞이하여 과거의 자신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시작하면서 그동안 외면했던 자신의 내면과 마주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여성들은 이 시기를 더 이상 외부의 기대나 사회적 역할에만 맞추어 살아가는 삶을 넘어서,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추구하려는 욕망을 품게 되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와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삶을 살고자 한다. 완경기는 과거의 삶에 대한 반성과 더 나아가 자신에게 진정으로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한 결단을 내리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는 내적인 성숙의 변화 과정이자, 진정한 자신을 찾는 여정이다.
종종 완경기의 여성들이 자기 계발에 대한 욕구를 미루지 않고, 새로운 취미를 시작하거나 직업적인 변화를 모색하기도 하는 것도 이와 연결된다. 가족 돌봄으로 부터 벗어나, 자신만의 시간을 갖고 자신에게 중요한 일을 시작하는 것이다. 이처럼 완경기는 지난 삶을 반추하며 앞으로 삶의 가치와 목표를 재정립하는 기회로 작용하기도 한다.
▲ ?자연- 나와 마주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심윤미씨의 모습
ⓒ 심윤미
'공감 네트워크'가 완경기를 넘는 힘 : 완경기 비혼여성의 고립과 연결의 필요성
심윤미씨는 심리적 불안과 우울로 인한 고립을 우려하며 네트워크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완경을 준비하는 여성들의 네트워크가 정말 절실해요. 몸이 주는 통증이 심리적인 에너지를 깎아 먹는 데미지가 크거든요. 나도 모르게 통증을 느끼면서 우울해질 수밖에 없어요. 그럴 때마다 '내가 혼자가 아니다'라는 감각만 있어도 이 심리적인 충격이 한 절반 정도는 완충이 되지 않을까요. 다른 사람들도 느끼는 것이란걸 깨달을 때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극복할 수 있어요. 서로 모여서 스트레칭도 하고 다른 활동도 하고 다른 데 집중할 수 있을 때 이걸 극복할 수 있죠. 이 네트워크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잖아요. 오랫동안 서로 친밀함을 투자해야 만들어지는 관계이기 때문에 저는 지금부터 3040 여성들이 네트워크 형성을 시작해야 된다고 추천해요."
최근 서울시는 급증하는 1인가구를 위해 '외롭지 않은 서울'을 만들기 위해 3개 분야 34개 사업 맞춤 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완경기 비혼 여성을 위한 프로그램은 부재하다. 비혼 여성, 독거 여성, 조기 완경 여성처럼 제도와 문화의 그늘에 놓인 이들을 위한 정보 플랫폼과 정서적 커뮤니티의 필수이나, 현재 완경기 여성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은 정책 공백 상태에 놓여있다.
완경기 변화, 사회적 이해가 없다면 고립될 수밖에 없다
심윤미씨는 "완경기에 대한 정보가 너무 없다"는 말을 반복하며, 자신의 경험을 공유했다. 병원에서 조차 호르몬 변화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고, 완경기 몸의 변화에 대해서는 스스로 찾아봐야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월경과 완경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그 교육이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임을 강조했다.
완경기를 맞이한 여성들이 겪는 신체적, 정신적 변화는 심리적인 상실감과 좌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만약 이 과정을 이론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면, 그 충격을 조금 더 온전히 받아들이고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가 월경과 완경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교육하는 문화가 마련되어야 한다.
▲ ?여성환경연대는 완경에 대한 정보 전달, 인식 개선, 완경 파티, 네트워크 형성을 위해 「완경, 나이듦과 만나는 시간」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 여성환경연대
교육을 통한 완경기 서로 돌봄을 꿈꾸며
당사자와 주변인이 완경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갖고, 주변인의 이해와 지지로부터 완경기 돌봄은 시작된다. 성별에 구분 없이 10대부터 월경과 완경에 대한 교육이 시작되어야 한다. 이 시기부터 자신의 몸의 변화에 대해 제대로 알고, 그 변화가 가져올 심리적, 사회적 영향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완경 교육을 십대에 하는 것이 이르게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10대 청소년은 완경기를 겪는 양육자 또는 주변인들과 함께 살아가며 서로 돌봄의 관계를 형성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완경기, 나이듦에 대한 혐오가 아닌 존중의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올바른 정보가 제공되는 교육이 필요하다.
이러한 교육은 단지 학교나 의료기관에서만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아니다. 월경과 완경에 대한 사회적 이해를 기반으로 열린 대화가 통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사회 전반에 걸쳐 월경과 완경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었을 때 여성들이 겪는 완경기 변화에 대해 존중하고 배려하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자리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완경기 여성들이 자신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진정한 자신의 욕망을 발견하며 제2의 인생을 준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갈 토대가 될 것이다.
※ '다, 다른 완경' 인터뷰는 한국여성재단의 2025 성평등조성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덧붙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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