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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 Images Bank
?◇상장사들 “자사주 의무소각 대비”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2년 29건에 불과했던 EB 발행 공시 건수가 지난해 49건으로 늘어난 데 이어 올 들어 이미 30건에 달하는 한솔PNS 주식
것으로 집계됐다. 6월에만 총 8건의 EB 발행 공시가 올라왔다.
EB는 발행사가 보유한 자사주를 기초자산으로 투자자가 일정 기간 내 해당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 사채다. 새 정부가 증시 부양 목적으로 상장사의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추진하자 서둘러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태광산업은 지난 27일 장 마감 온라인게임
직후 공시를 통해 “자사주 전량(27만1769주)을 기초로 EB를 발행해 약 3186억원을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 자사주는 발행 주식 수의 24.41%다. EB의 표면·만기 이자율은 0%다. 사모 방식으로 인수자를 공개하지 않았다. 태광산업은 자사주 비율이 높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대표 종목으로 꼽혀왔다. 태광산업 주가는 자사주 소각 등주식폐인
기대로 올해 4월 저점 대비 70% 넘게 급등한 상태다.
자사주 비중이 15%인 LS도 이달 초 대한항공을 대상으로 650억원어치(자사주 1.2%) EB를 발행했다. 5년 내 LS 주식으로 전환이 가능한 구조다. LS가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면 대한항공이 우호 주주로 나설 수 있다. 자사주를 우호 세력에 넘기는 사례도 나왔다. 롯데지주는 온라인신천지
자사주 5%(1450억원어치)를 롯데월드타워 소유사인 롯데물산에 최근 매각했다.
상장사들이 자사주 처분을 서두르는 것은 소각 의무화 땐 이런 전략을 구사하는 게 불가능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사주 의무 소각과 상법 개정이 이뤄지면 EB 발행 등을 통한 유동화가 어려워질 것”이라며 “자사주를 선제적으로 우호 세력에 넘기려비츠로테크 주식
는 움직임이 늘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자사주 비중·대주주 지분 따져야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측면에서 자사주 소각을 기대해온 투자자 입장에선 상장사들의 이런 움직임이 달갑지 않다. 자사주 비중이 높은 일부 종목 주가는 하락세로 전환하기도 했다. 최근 IMM크레딧솔루션을 대상으로 자사주 2.25%(총 3767억원) 규모의 EB를 발행한 SK이노베이션이 대표적이다. 관련 공시 후 주가가 4% 가까이 밀렸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사주 매각과 EB 발행은 정부가 추진하는 밸류업 흐름에 역행하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일부 상장사가 자사주를 활용해 상장폐지를 추진하고 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한화그룹 지주사인 한화의 1우선주 소수주주들은 주주권익 플랫폼 액트를 통해 낸 성명에서 “회사가 최근 유통주식 수를 20만 주 미만으로 줄여 스스로 상폐 요건을 충족했다”며 “단 967주만 더 보유해도 상장 유지가 가능한데 자사주를 되레 소각한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앞서 한화는 1우선주의 주식 수가 19만9033주로, 상반기까지 20만 주를 넘지 못하면 다음달부터 1우선주에 대한 상폐 절차가 시작된다고 공시했다.
여러 논란에도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자사주 비중이 높은 종목의 인기는 여전하다. 특히 최대주주 지분율이 30% 미만인 기업을 주목하고 있다. 자사주를 우호 지분으로 활용하지 못하게 되면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관측에서다.
자사주 비중이 30% 이상인 상장사 중 최대주주 측 지분율이 낮은 종목으로는 신영증권(지분율 20.58%), 인포바인(17.43%), 매커스(11.00%), 부국증권(29.99%), 영흥(25.21%), 전방(16.52%) 등이 있다. 박건영 KB증권 연구원은 “상법 개정 등을 앞두고 자사주 비중이 높은 기업들이 어떤 식으로든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최대주주 지분율까지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