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칠게 흐르는 포토맥강. 익사 위험이 너무 높아서 미국 내에서도 드문 절대 수영 금지 구역이다.


미국을 대표하는 국립공원 하면 어디를 말할 수 있을까.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간헐천이 흐르는 옐로스톤, 한국에서도 익히 알려진 암벽등반 성지 요세미티나 광대한 협곡의 그랜드 캐니언 같은 곳들이 먼저 거론될 것 같다. 그런데 이들보다 더 많은 인원이 방문하는 국립공원이 있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 인근에 있는 '체사피크&오하이오 운하' 국립공원Chesapeake and Ohio Canal National Park(이하 C&O공원)이다. 이 국립공원을 쿨사이다릴게임 매년 평균 5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방문한다. 도시와 인접해 있어 접근성이 좋고 미국 개척시대의 역사를 고스란히 갖고 있다는 점이 매력 포인트.
C&O공원은 포토맥 강변에 조성되어 있다. 포토맥강은 웨스트버지니아의 산골에서 시작된다. 애팔래치안산맥으로 떨어진 빗방울을 안은 강은 서북 방향으로 흐르다가 셰넌도어강과 합류, 수도 워싱턴을 바다이야기고래 지나 대서양과 만난다. C&O공원은 워싱턴의 조지타운에서 메릴랜드주의 쿰버랜드Cumberland까지 185마일(300km)로 기다랗게 이어진다.



그레이트 폴스 선술집 전경.


포토맥을 말할 때 운하 얘기를 빼놓을 수 바다이야기무료 없다. 이야기는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으로부터 출발한다. 그는 정치가이기 전에 대농장주이자 사업가였다. 특히 농산물을 서부 산악지대 사람들에게도 팔고 싶어 했다. 그렇지만 운송이 문제였다. 포토맥강에 수로를 건설해서 운송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서부 개척민들에게 좀더 좋은 가격으로 물건을 팔아 큰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얻고자 했다. 그러나 운하는 검증완료릴게임 건설되었지만 상용화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조지 워싱턴이 만든 운하는 지금은 흔적만 남아 있다.
조지 워싱턴의 실패가 있은 얼마 후 운하사업은 다시 시작되었다. 오대호의 '이리운하Erie Canal'가 성공적으로 개통돼 투자자들이 큰돈을 벌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자본가들은 포토맥 운하에 다시 한 번 관심을 갖게 되었다. 내륙에서 오리지널바다이야기 는 워싱턴 인근에서 생산되는 공산품이 필요했던 시기였다. 운송문제만 해결되면 활발한 무역거래를 기대할 수 있었다.



포토맥 운하를 오갔던 옛 바지선.


운하는 1828년 착공되었다. 제6대 대통령 '존 퀸시 애덤스'가 기공식에 직접 참석해 첫 삽을 뜨며 격려했다. 운하가 완공되면 대서양과 인접한 체사피크만에서 오하이오강까지 물길이 열리고 해안에서부터 서부까지 새로운 무역로가 개척되는 것이었다. 애팔래치안산맥에서 생산되는 석탄, 목재, 위스키, 철광석 등 원자재가 시내로 이동하고, 내륙으로는 직물, 총기 등의 공산품이 갈 수 있는 것이었다. 공사는 20여 년이 걸렸다. 1850년 운하가 완공되었다. 총 비용은 약 1,400만 달러, 지금의 가치로 환산하면 약 10억 달러에 해당되는 금액이다. 그리고 100년 동안 화려한 전성기를 누린다.
노새가 배를 끌고 다닌 포토맥 운하
C&O공원은 워싱턴을 감싸는 순환고속도로를 벗어나면 10분 거리 내에 있다. 공원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그레이트 폴스Great Falls라고 불리는 선술집Tavern이 눈에 들어온다. 흰색 벽돌 건물로 1820년대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운하가 건설되던 그해 지어진 건물이다. 운하의 수문과 수로를 통제하는 관리인의 숙소였다. 이후 숙소 건물은 운하 건설 노동자와 방문객들을 위해 확장되어 여관 겸 선술집으로 운영되기 시작했다.
운하를 통해 교역이 활발했던 시기, 수로에 위치한 갑문 하우스는 지역사회의 중심지였다고 한다. 보트에서 생활하는 선원들과 여행객들이 늘 넘쳐났다. 손님들은 음악에 맞춰 춤추며 술과 음식을 즐겼다.



운하가 작아서 옆의 예인로에서 노새가 배를 끌고 갈 수 있다.


C&O운하는 1924년 마지막 항해를 끝으로 물류의 중심 자리를 철도에 내어주게 되었다. 철도는 더 많은 물건을 더 빨리 운송할 수 있었다. 자연스럽게 운하의 역할은 줄어들었다. 이후 운하는 몇 십 년 동안 방치되었다. 1950년대 정부는 운하가 있었던 자리에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계획을 세웠다. 이렇게 운하는 흔적마저 영원히 사라질 운명에 놓였다. 그러자 시민들과 지식인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당시 대법관이었던 윌리엄 더글러스는 운하의 역사적 그리고 생태학적 가치를 강조했다. 그리고 언론인과 지도층 인사들을 초청해 운하를 따라 걷는 행사를 주최하기도 했다. 그는 시골길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는 여론을 이끌었다. 이러한 노력으로 1971년 운하가 있던 자리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그렇게 운하는 카누, 자전거, 하이킹을 즐기는 사람들과 방문자들의 쉼터로 재탄생하게 되었다.
선술집 앞에는 당시 운하를 오가던 바지선을 실물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지금도 언제든지 운행이 가능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또 재밌는 건 바지선의 동력이 바람이나 노, 엔진이 아니라 노새였다는 점이다. 공원이 주최하는 행사나 특별 이벤트가 있을 때 운하의 물길이 열리면 노새들이 배를 끄는 장면을 볼 수 있다.



그레이트폭포.


바지선은 운하를 오가기 적절한 크기로 만들어졌다. 운하 물을 가두어두는 수문의 최대 크기는 폭이 4m, 길이가 30m다. 배의 크기는 그보다 작아야 했다. 배를 움직이게 하는 노새는 4마리가 한 팀이다. 2마리씩 한 조가 되어 번갈아 가며 배를 끌었다. 노새를 끌고 돌보는 일은 아이들의 몫이었다.
바지선은 보통 가족경영 사업이었다. 일가족 모두가 배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생활했다. 운하가 얼어붙는 겨울 기간을 제외하고는 쉬는 날 없이 일해야만 했다. 아버지는 배의 선장으로 운송에 관한 모든 일을 담당했다. 엄마는 요리, 청소, 육아 등 주부의 역할 외에 선실을 책임지고 가끔씩은 배를 조정하는 조타수 역할도 했다. 아이들은 노새와 함께 예인로인 둑길Towpath을 걸어야 했다. 노새에게 먹이를 주는 것도 그들이 해야 할 일이었다. 아이들은 정규교육을 받을 수 없었고 친구는 물론 친척들과의 교류도 제한적이었다. 그들에게는 배에서 함께 생활하는 가족과 노새뿐이었다.
일은 힘들고 삶은 고되었다. 새벽 4시부터 일을 시작해 보통 하루 18시간 일했다. 배 안에 있는 1평 정도 크기의 선실이 집 역할을 했다. 선실에는 2층 침대, 석탄난로, 부엌용품 등이 갖추어져 있었다. 그 당시 선박을 운영했던 가족의 기록을 보면 부모는 독일 출생 이민자, 그리고 자녀는 메릴랜드에서 태어났다고 적혀 있다. 이민 1세대는 몸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택해야만 했고, 온 가족이 참여해야 했다. 아이들은 6세부터 일을 해야 했다고 하니 이민자의 삶이 고된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C&O국립공원에는 300여 개의 등반루트가 개척돼 있다.


자전거·하이킹·클라이밍·카약 모두 가능…단 수영은 절대금지
C&O공원의 주말은 분주하다. 환경의 소중함을 알고 이곳을 지켜준 사람들의 노력으로 후세들은 자연이 주는 혜택을 받는다. 자전거를 타는 여행자들은 지금도 흙길로 남아 있는 운하의 예인로를 달린다. 그들은 조지타운에서 펜실베이니아의 피츠버그까지 달린다. 약 5일 걸린다. 자전거의 앞뒤 바퀴 옆에 캠핑장비를 가득 매달고 질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카야커들은 포토맥강으로 들어가 거센 물살을 오르거나 폭포수 밑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공원 안에는 40여 개 넘는 트레일 코스가 있다. 그중 빌리 고트 트레일Billy Goat Tail이 가장 인기 있는 코스다. 트레일에 들어서면 포토맥강이 발 아래로 펼쳐진다. 길은 암반의 정상에 강 절벽을 따라 놓여 있다. 트레일 중간에 적당하게 큰 바위들이 길을 막고 있어 오르기도 하고 우회하기도 한다. 쉬운 리지 등반을 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이곳 바위지대는 6,400만 년 전에 형성된 것이다. 암반의 중간 지대가 깎인 곳이 지금의 포토맥 강줄기다. 주변이 암반이라 비가 오게 되면 모든 물은 강으로 몰린다. 마치 설악의 천불동 같은 형상이다.
암반으로 둘러싸인 강은 물을 보내지 못하고 품기만 한다. 강 하류의 매더 고지Mather Gorge는 강폭이 협소해지는 지역이다. 아래로 흐르던 물이 병목현상을 일으키기 때문에 이곳은 순식간에 강물의 수위가 10m 이상 불어나기도 한다. 매더 고지 인근은 클라이머들의 성지다. 강을 병풍처럼 감싸 안은 암벽에는 다양한 코스를 오르는 등반가들을 볼 수 있다. 총 300개에 달하는 등반루트가 개척되어 있다.



빌리고트 트레일을 걷던 중 만난 아담한 호수.


하이킹을 하다 보면 더위를 못 참는 이들이 있기 마련이다. 남들보다 모험심이 좀 더 있는 이들은 더위를 씻기 위해 강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하지만 이곳은 수영금지 구역이다. 그냥 금지도 아니고 '절대금지'다. 그럼에도 매년 2~3건씩 사망 사고가 있는 곳이다.
포토맥 강물은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지만 그 물속은 급류다. 겉으로 보이는 것과 물 속 안의 상황이 완전 다르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는 방문객들은 수영 실력만 믿고 물로 들어간다. 물 바닥에는 날카로운 바위들이 깔려 있다. 가슴 정도 깊이의 물에서도 발이 바위틈에 끼는 사고를 당할 가능성이 높다. 끼인 발을 빼는 노력을 하다가 다른 발이 미끄러져 앞으로 넘어지게 된다. 이곳의 바위는 매우 미끄럽다. 앞으로 고꾸라지게 되면 혼자서는 일어날 수 없다. 물 안에서 흐르는 급류가 몸을 감싸고 밑으로 끌어당기기 때문이다. 설령 주변의 도움을 받더라도 빠져나오기 힘들다. 수영하는 사람은 물론 전문 카야커들도 급류와 소용돌이 와류에 갇혀 사고를 당하기도 한다. 강에 떠 있던 배가 강바닥으로 빨려 들어가 전복되는 사고도 자주 난다. 이러한 사정을 잘 아는 공원관리소는 수영하기 좋을 만한 장소에 직원을 배치해 두었다. 레인저들은 수영을 못 하도록 감시하고 트레일을 벗어나면 독사에 물릴 수 있다고 경고해 준다. 이곳은 카퍼헤드Cooperhead란 독사가 가장 많이 서식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빌리고트 트레일은 반려동물과 함께 걸을 수 없다. 암릉이나 암반이 강아지들에게 힘들 수 있다. 또한 사고를 유발시킬 수도 있다. 그리고 이곳은 일방통행만 허락된다.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가파른 바위나 절벽길에서 서로 오가다가 부딪치는 것을 막기 위해 정해진 규칙일 것이다.
하이킹 거리는 8km, 4시간 정도 소요된다. 길이 짧지만 요즘처럼 푸른 하늘에 햇살이 가득한 날에는 찾는 이들이 많아 정체가 생긴다. 걷는 시간이 길어지고 늦어지면 서두르지 않고 강을 본다. 머리도 마음도 시원해진다.
월간산 11월호 기사입니다. 기자 admin@119sh.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