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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먹거리 산업'으로 거론되지만, 불확실성도 여전한 한국 바이오 산업. 바이오 분야 '1호 교수 창업자'이자, 지난 27년간 글로벌 수준의 과제에서 성패와 영욕을 경험한 김선영 교수가 우리 산업 생태계의 이슈와 문제점을 진단하고 세계 진출 방안을 모색한다.
AI 게임 체인저 시대의 서막
후발주자 전략으로 승부해야
데이터 통합, 성공보장 열쇠
ⓒ게티이미지뱅크
인공지능(AI)는 이제 산업과 생활 전반의 핵심 화두다. 활용양음양패턴
범위는 점점 넓어지고 전문성도 깊어지고 있다. 특히 바이오 분야에서는 단순한 자동화나 데이터 분석을 넘어, 신약 개발·진단·맞춤형 치료·농업 등으로 적용 영역을 빠르게 확장하며 혁신적 역할을 하고 있다.
생명체는 DNA라는 기본 운영 프로그램을 갖지만, 환경과 외부 자극에 따라 유전자 발현이 달라지고, 이는 개체와 집단의 다양성을 만든다주식대회
. 같은 종이라도 성질이 매우 다양해 예측이 쉽지 않은데, AI는 이러한 복잡한 변수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어 바이오 혁신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미 진단 분야에서는 AI 활용이 활발하다. DNA·RNA·단백질 등 오믹스 데이터와 영상·조직학 자료, 진료 기록을 통합하면서 정밀한 맞춤형 진단이 가능해지고 있다. AI 알고리즘은 바다이야기 릴게임 사이트 추천 및 안내
암의 조기 진단이나 특정 유전자 변이에 따른 치료 반응의 예측에도 사용된다. 농업 분야에서 AI는 품종 개선, 비료와 생장촉진제 개발, 생장 조건 최적화, 잡초 제거 기술 등에서 활용되며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신약 개발에서도 AI의 잠재력은 크다. 전통적 신약 개발은 장기간·고비용·고위험 과정으로,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시험과 주식유료회원
시판 허가에 이르기까지 평균 10~15년이 걸리고 10억 달러 이상이 소요된다. 그런데 AI와 머신러닝이 후보물질 설계, 타깃 선정, 약물 최적화, 임상 설계 등 전 과정을 가속화 시킬 수 있는 도구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인실리코메디신(Insilico Medicine)은 AI를 활용해 섬유증(Fibrosis)치료에주식종목검색
적합한 타깃을 탐색했고, 그 결과 TNIK 유전자를 최적 후보로 선정하였다. AI는 TNIK을 억제할 수 있는 후보물질의 구조까지 제시했고, 덕분에 불과 2년 반 만에 임상 1상에 진입했다. 통상 5~10년이 걸릴 프로젝트를 크게 단축한 것이다. 이 사례는 AI가 후보물질 발굴을 넘어 타깃 선정과 구조 최적화까지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일본 스미토모 제약과 영국 엑사이엔샤(Exscientia)가 협력한 DSP-1181 사례도 주목할 만하다. 강박장애 치료제 개발을 위해 세로토닌 수용체 5-HT1A 단백질을 타깃으로 결정한 것은 연구자였다. 하지만 그 다음에는 AI에게 이에 결합할 화합물을 디자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 과정을 통해 단 18개월 만에 임상 1상에 진입했다. 명확한 타깃 단백질을 지정해 줬더니 속도가 더 빨라진 것이다.
COVID-19 발생 직후인 2020년 2월, 미국 베네볼런트AI(BenevolentAI)는 AI를 활용해 기존에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쓰이던 바리시티닙(Baricitinib)이 COVID-19 치료제로 재활용될 수 있다는 힌트를 얻었다. 이후 신속 임상을 거쳐 2년 만에 사용 승인을 받았다. 이는 AI가 의약 재배치(drug repurposing)에서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재명 정부가 AI를 국가 전략 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을 발표했다. 후발 주자인 우리는 실천 가능하고 국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데이터다. 우리의 상황을 감안할 때, 바이오 분야에서 독자적으로 AI 모델 아키텍처나 학습 프레임워크를 새로 개발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대신 기존 플랫폼에 독자적 데이터를 결합하여 배타적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이 현실적이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다양한 데이터를 통합해야 비로소 가치가 생긴다. 생물학적·화학적 실험 결과, 영상 자료, 임상 기록, 공공 데이터 등이 모두 포함되어야 AI로부터 신뢰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온다. 이는 많은 비용과 전문 인력이 필요한 과정이다. 또한 무슨 목적으로 어떤 데이터를 수집·연계할지에 따라, 데이터 처리 및 응용 알고리즘의 개발이 필요할 것이다.
규제와 특허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AI가 제시한 후보물질은 반드시 실험실 및 동물모델에서 검증되어야 하며, 발명자의 권리와 지식재산권 문제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국가 전략을 기획할 때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포괄하고, 여러 이해관계자의 주장을 균형 있게 판단할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갖춘 리더십의 확보가 중요한 과제이다.
국내 제약사가 독자적으로 최고 수준의 AI를 개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오히려 공공 데이터와 기존 AI 플랫폼, 그리고 바이오 AI 전문 벤처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이에 자체 데이터를 결합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성공의 열쇠일 것이다.
AI는 이미 바이오의 다양한 영역에서 혁신을 만들어 내고 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독자적인 AI 플랫폼을 새로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존 AI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후발 주자라 하더라도 정확한 데이터와 명확한 활용·상업화 전략을 갖춘다면, AI를 통해 기존 한계를 뛰어넘고 바이오 혁신을 선도할 수 있다.
AI는 선택이 아닌, 미래 바이오 산업의 필수 도구다. 앞으로 AI는 신약 개발의 속도와 정확성을 높이고, 맞춤형 진단과 농업·환경 분야의 혁신을 동시에 가능하게 하며, 바이오 산업의 구조 자체를 변화시킬 것이다. 이제 승자는 단순히 기술을 보유한 자가 아니라, 데이터와 전략을 갖춘 준비된 후발 주자가 될 것이다.
김선영 서울대 생명과학부 명예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