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왼쪽)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이 11일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김지형 신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경총 제공.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손경식(사진)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은 11일 김지형 신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에게 “우리 노사관계가 국가경쟁력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면서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노·사·정의 입장을 조율하고 미래지향적 대안을 찾는 중심적 역할을 확고히 해나가길 기대한다”고 했다.

손 회장은 이날 김 위원장이 취임 인사차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법원과 사회 각계에서 갈등적 노사 현안을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온 만큼, 공정하고 합리적인 대화의 장이 마련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손 회장은 이어 최근 여당 주도로 개정된 노란봉투법( 노조법 개정안)을 언급하면서 “단체교섭 질서 등 우리 노사관계에 엄청난 혼란을 가져올 수 있는 중대한 변화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대화를 통한 노·사·정 간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된 것은 안타깝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정년 연장, 주 4.5일제 등 주요 노동정책 과제에 대해서도 “단순히 정년을 늘리거나 근로 시간을 줄이는 것에 그 치는 것이 아니라 임금체계, 고용 경직성 등 노동시장 전반과 연관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손 회장은 “사회적 대화를 통해 노·사 모두의 입장을 균형 있게 반영하고, 국민과 미래세대를 위한 해법이 제시될 수 있도록 힘써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손경식 한 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과 김지형 신임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11일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경총 제공.


그는 “산업 환경이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상황에서 유연성·안정성이 조화된 노동시장을 구축하고 합리적인 노사관계를 정착시키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과제”라면서 “노동환경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데 반해 우리 노동시장의 낡은 법 제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경제활력은 감소하고 좋은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 경제가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새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고 역량을 모아 미래지향적인 해법을 찾아가야 한다”면서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사회 문제를 슬기롭게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사회적 대화는 필수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1939년생인 손 회장은 재계의 큰 어른으로 통한다. 평소 재계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과도 가깝게 지내는 마당발이자, 상대방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세심한 부분까지 배려하는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노란봉투법 등 노사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법안들이 여당 주도로 통과하자 강하게 반발, 경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를 방문해 소통을 촉구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도 ‘사회적 대화 필요성’에 공감을 표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5일 취임 일성으로 민주노총의 경사노위 복귀를 통해 사회적 대화 테이블을 복원하는 것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언급하면서 “삼고초려나 그 이상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었다.
김 위원장은 “위원장으로서 가장 큰 과제는 침체해 있는 사회적 대화”라며 “워낙 잘 설명해 주셔서 고맙다. 저희가 풀어가야 할 문제가 많은데, 지혜를 모아서 여러 가지 방안을 가지고 함께 논의해 가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가 직면한 복합위기는 신뢰 회복을 토대로 한 진정성 있는 대화와 참여 주체들의 적극적인 역할로 극복할 수 있다”며 “경사노위가 신뢰의 촉진자가 되어 노사정의 목소리를 균형 있게 경청 및 조율하는 ‘숙의의 공론장’으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방문에 이어 취임 후 2번째 일정으로 경총을 방문했다. 김 위원장은 손 회장을 비롯한 임원진과 상견례 및 간담회를 하면서 사회적 대화 복원을 위한 협력을 요청했다.
임재섭 기자 yjs@dt.co.kr 기자 admin@slotmega.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