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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 한 대학교수 ㄱ씨는 동네 마트에서 연구에 필요한 재료비를 사는 것처럼 꾸민 뒤 실제로는 술을 포함한 생활물품을 샀다. 구매비는 모두 국가에서 주는 지원금이다. 이렇게 빼먹은 나랏돈이 1억원이 넘는다. 또 다른 대학의 ㄴ교수는 학내 입점 업체를 활용했다. 해당 업체에서 연구 물품을 산 것으로 거짓 결제한 뒤 실제로는 아이폰·무선청소기·발마사지기 등 개인용품을 4천만원 가까이 사들였다. 2020년 지역 인재 양성 등을 위해 시작된 지방대학 지원 국가 재정 사업인 알아이에스(RIS) 사업의 황당한 운영 실태가 드러났다. 전체 사업 규모(약 1조7천억원) 중 30% 정도기업분석 만 정부가 점검했는데도 부적정 집행 규모가 400억원을 웃돌았다. 적발된 사례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수 있다는 뜻이다. 새 정부가 이 사업 규모를 크게 불려놓은 점에서 예산 누수를 막기 위한 적극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무총리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과 교육부는 4일 이런 내용의 ‘알아이에스 사업 운영 실태 점검 결과’를 발엘엠에스 주식 표했다. 점검은 전국 9개 플랫폼 중 비교적 규모가 큰 울산·경남, 충북, 전북 등 3개 플랫폼만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 사업은 지역별로 지자체와 대학, 관계기관으로 구성된 플랫폼 단위로 운영된다. 점검 결과를 보면, 점검 대상 사업(사업비 기준 5244억원) 중 940건(408억원)에서 부적정 비용 집행이 있었다. 건수 기준으로 연구비 바다이야기 황금고래 분야에서 부정 사례가 421건으로 가장 많다. 기술 개발이나 연구 목적으로 재료비 구매에 쓴 것처럼 꾸민 뒤 개인 용품을 사들이는 유형이 대부분이다. 개인 국외 여행이면서도 학회 참석 출장으로 꾸며 왕복 항공권 등을 모두 연구비로 처리한 지역 기업 연구원도 있었다. 기자재 구매 사업이나 공사·용역을 따내는 과정에서도 짬짜미·수의계약 등의 게임테마 부정행위가 339건에 이르렀다. 금액 기준으로는 가장 많은 유형(381억원)이다. 한 예로 지역의 민간업체 세곳은 37건의 입찰에 뛰어들어 계약을 번갈아가며 따냈는데, 알고 보니 해당 기업 모두 가족이 함께 운영하고 있었다. 대학이 직접 정부 예산을 엉뚱한 데 쓰기도 했다. 학교 홍보비나 고가 기념품 구매, 도서관 리모델링 등에 해당 예산을 썼다는 뜻이다.다우CME
국무총리실은 이런 부정적 집행 건에 대해 지원금 일부를 환수하는 한편, 위법 가능성이 높은 경우에는 수사 의뢰했다. 이번 점검은 윤석열 정부 때인 지난해 하반기부터 새 정부 출범 전인 지난 5월까지 진행됐다. 알아이에스 사업은 지난해 또 다른 산학협력 사업과 합쳐져 라이즈(RISE) 사업으로 확대 개편된 뒤, 새 정부 들어선 ‘서울대 10개 만들기’ 공약 차원에서 재정 지원 규모가 대폭 늘었다. 2026년 정부 예산안에 약 2조원이 배정됐다. 해당 사업 주관 부처인 교육부 쪽은 “부정 집행 재발 방지를 위한 교육 강화와 제도 정비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